[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한국전력과 현대건설, 두 팀의 끝없는 연패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진 11월 말. V-리그 수원남매, 남자부 한국전력과 여자부 현대건설은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차가운 시즌을 치르고 있다.
24일 한국전력과 현대건설은 같은 날 경기를 치렀다. 한국전력은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OK저축은행과, 현대건설은 홈에서 IBK기업은행을 만났다. 시즌 개막 후 아직 승리가 없는 두 팀. 간절히 첫 승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두 팀 모두 0-3 완패였다.
한국전력은 이 패배로 11연패에 빠졌다. 현대건설 역시 9연패로 두 팀은 각 부 최하위에서 패배 하나씩을 추가했다. 두 팀 패배를 합치면 20패. 그야말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시작 전부터 잡음이 많았던 한국전력은 바꾼 외인 아텀마저 복근 부상으로 전력 외 선수로 빠졌다. 지난 18일 삼성화재 전에서 이전에 다쳤던 부위에 또 다시 통증을 느꼈고 재검한 결과 전보다 더 큰 상처가 발견됐다. 최소 5주가 필요하다는 검진 결과다.
복근은 배구선수에게 굉장히 예민한 부위다. KB손해보험이 복근 부상을 앓던 알렉스를 떠나보낸 이유였다. 회복도 더디고 자칫하면 다시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 아텀의 경우도 다쳤던 곳에 또 문제가 생긴 상태다.
결국 한국전력은 외인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사태에 도달했다. 다행스럽게도 선수단을 이탈했던 김인혁이 돌아왔지만 여전히 상황은 어렵다. 24일 3연패로 힘들어하던 OK저축은행을 상대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외인 요스바니가 26점을 올릴 동안 한국전력은 서재덕 10점, 김인혁 8점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당분간은 계속 지금처럼 경기를 해야 하는 한국전력이다. 반전을 위해 노재욱과 최홍석을 트레이드하는 등 여러 변화를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제대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다음 경기도 전망이 밝지 않다.
힘든 건 현대건설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현대건설은 바꾼 외인 마야가 괜찮은 경기력을 선보였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24일 첫 선을 보인 마야는 25득점, 공격성공률 45.10%, 점유율 53.68%로 만 점짜리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이 턱없이 부족했다. 양효진 8점, 그 외 날개 공격수들은 5점 이하에 그쳤다.
가장 약점으로 꼽히는 리시브가 걸린다. 황민경이 국가대표 피로 누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않지만 마땅한 카드가 없다. 2년차 김주향, 신인 정지윤은 리시브 기복이 심하다. 교체 카드 고유민은 리시브가 좋지만 공격이 약하다.
이런 상황에 최근 세터 이다영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다영은 올 시즌 들어 눈에 띄는 범실이 유독 많아졌다. 주전세터에게 가장 필요한 경기 운영 능력도 크게 떨어진다. 24일 경기에서 패한 뒤 이도희 감독은 “이다영의 분배 문제가 드러났던 경기”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올 시즌 V-리그는 남자부와 여자부 모두 치열하게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상위권과 중위권으로 나눠진 가운데 삼성화재, 우리카드가 한창 추격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남자부. 1위와 5위 간 승점 차이가 단 5점으로 매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요동치고 있는 여자부. 그러나 수원남매에게 이는 남 이야기다. 위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싸움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다.
두 팀은 2라운드 각각 한 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한국전력은 27일 현대캐피탈과, 현대건설은 29일 KGC인삼공사와 경기한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까지 전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모면할 수 있을까. 두 팀 부진이 길어질수록 수원 배구팬들의 마음도 같이 식어가고 있다.
사진/ 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2018-11-24 이광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더스파이크.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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