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는 공용어"…北마라톤대회참가 유럽선수 2명의 방북기
IOC 제작 다큐멘터리 '북한에서 달리기' 공개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미소를 지으며 평양을 떠납니다. 스포츠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예요."
스위스의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미리암 예거는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8일 동안의 평양 체류를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채널이 27일(현지시간) 공개한 다큐멘터리 '북한의 달리기(북한에서 달리기)'는 올해 4월 미리암 예거와 영국 스노보드 선수 에이미 풀러가 스포츠를 매개로 북한을 돌아본 여행기다.
두 유럽인은 비행기를 타기 전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두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하기도 했지만 평양에 발을 내딛자 이내 흥미 가득한 눈으로 바뀌었다.
이들은 마라톤대회 전 엿새 동안 세계기록 보유자인 북한 역도의 간판스타 엄윤철과 2016 리우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리세광을 비롯해 탁구, 다이빙, 육상 등 여러 종목의 북한 선수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들었다.
북한 선수들이 어느 종목에서든 '조국과 민족'을 위해 땀을 흘리고, 세계적 성공을 거두면 '고급 살림집과 고급 승용차'를 보상으로 받는다는 점은 유럽에서 운동해온 두 사람에게는 낯설게 느껴지는 듯했다.
재능 있는 어린이를 선발해 세계대회 금메달을 목표로 일찍부터 육성하는 북한의 체육 시스템도 마찬가지였다.
"스포츠는 공용어임을 느낀다"며 북한 선수들과 시종 밝게 웃으며 대화를 나눈 풀러는 "선수로서는 교감할 수 있다"면서도 "이들의 신념이나 경쟁에서 이기고 엘리트로서 성공을 거머쥐려는 동기가 서양 사회와는 많이 다르다는 건 느낀다"고 말했다.
반면 예거는 여행을 마칠 무렵 "결국 무엇이 더 훌륭한 선수를 만드는가, 그건 모르겠다"며 "하지만 제 나름대로 경험해보니 그대로도 좋더라"는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북한의 달리기'의 그렉 그로겔 감독은 2017년 처음 이 다큐멘터리를 기획했지만 당시엔 촬영이 불가능했다며,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남북 단일팀 덕에 북한과 IOC의 협력의 문이 열려 지난해 10월 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7일 개최된 '만경대상' 대회는 북한이 주최하는 대표적 연례 국제스포츠 행사다. 올해 대회는 외국인 참가자가 지난해보다 크게 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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