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인천/손대범 기자] 르브라이언 내쉬-천대현-양홍석-김기윤-웬델 맥키네스. 불과 30일 전만 해도 이 라인업이 부산 KT의 2쿼터를 채울 것이라 예상했던 이는 없었을 것이다.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부상, 외국선수 교체 많은 변화를 겪으며 KT는 개막 이전의 모습과는 달라져 있었다. 그러나 이런 변화에도 불구, 달라지지 않은 것은 단 하나. 낮은 승률과 수비 조직력이었다.
원정 백투백으로 인한 체력열세, 그리고 준비되지 않은 라인업에서 나오는 불안한 조직력은 이번에도 KT의 발목을 잡았다.
반대로 인천 전자랜드는 백투백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24일 고양 오리온 전에서 연패를 끊었던 전자랜드는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KCC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87-73으로 완승하며 2연승을 기록했다. KT는 7연패를 기록했다.
브랜든 브라운(24점)과 조쉬 셀비(19점) 콤비가 맹활약한 가운데, 전날 16점 4리바운드로 활약했던 정효근(14득점)도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정효근은 이날 전반에만 11점을 기록했다. KT는 허훈과 맥키네스가 18점씩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을 잃었다.
팽팽했던 분위기는 2쿼터부터 전자랜드 쪽으로 기울어졌다. 전자랜드는 1쿼터 김낙현 투입으로 허훈을 견제하는 듯 했지만, 오히려 안정을 찾은 건 쿼터 중반 박찬희 투입 이후였다. 반대로 KT는 잦은 라인업 교체가 독이 된 듯 공, 수에서 연속성을 가져가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1쿼터 막판, 브라운이 박철호의 슛을 블록한 뒤 속공 점수까지 마무리하며 7점차(23-16)로 분위기를 잡았다.
KT는 르브라이언 내쉬의 드라이브인과 허훈의 뱅크슛으로 맞불을 놓았으나 불안한 수비 조직력이 한 번 더 발목을 잡았다. 전자랜드는 정효근에 셀비, 브라운이 내리 득점을 올리면서 점수를 벌렸다. 2쿼터 중반 셀비가 속공에서 얻은 U파울로 자유투 2개를 모두 넣고, 정효근까지 가세하면서 35-25로 달아났다.
전자랜드는 그 뒤 흐름을 KT에게 내주지 않았다. 전반을 51-37로 마친 전자랜드는 3쿼터에도 달아날 때마다 셀비-브라운이 기세를 올려주었다. 브라운의 시원한 덩크와 셀비의 3점슛이 차례로 터지며 14점차(61-47)로 앞서갔다.
KT는 47.4초전 내쉬의 3점슛으로 61-69까지 따라 붙었으나 이어진 속공 찬스에서 이정제에게 실점을 허용(골텐딩), 10점차로 밀린 채 3쿼터를 마쳤다.
4쿼터 들어 KT에게도 점수차를 좁힐 기회가 여러 차례 찾아왔다.
10점차 리드에도 불구, 지속적으로 높아졌던 유도훈 감독의 목소리는 전자랜드의 경기력이 그리 좋지 않았음을 의미했다. 그러나 달아나지 못하는 전자랜드만큼이나 KT도 주춤했다. 24초 공격제한시간에 걸리는 등 공격에서 활로를 찾지 못했다.
결국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전자랜드였다. 브라운의 연속 득점에 종료 4분 46초전에 터진 김상규의 3점슛으로 분위기를 끌어왔다. 종료 3분 16초전 완성된 브라운의 3점 플레이는 사실상의 쐐기포였다. 브라운의 추가 자유투로 전자랜드는 84-67로 달아나며 승리를 굳혔다.
한편 지난 7월 라스베이거스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시원한 득점력과 독특한 이름으로 눈길을 끌었던 내쉬(14득점)는 공, 수에서 쉽사리 녹아들지 못했다. 틈날 때마다 웬델 맥키네스로부터 조언을 듣는 듯 의욕은 돋보였지만, 외국선수가 둘 뛸 수 있는 2~3쿼터에는 수비에서 체력과 집중력 모두 따라가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전자랜드는 28일 인천에서 전주 KCC를 상대로 3연승에 도전한다. 연패를 못 끊은 KT는 30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SK를 만난다.
# 사진=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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