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처럼'…울산, 19일 아시아 프로축구 무패우승 도전
이란 강호 페르세폴리스와 카타르서 ACL 결승 단판 승부
2012년 첫 우승 이후 8년 만에 대회 정상 탈환 도전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어게인(Again) 2012!'
프로축구 K리그1의 자존심을 양어깨에 짊어진 울산 현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무패 우승에 도전한다. 8년 전 그랬던 것처럼.
울산은 19일 오후 9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의 알자누브 스타디움에서 페르세폴리스(이란)와 2020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치른다.
페르세폴리스만 꺾으면 울산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2012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아시아 프로축구 정상에 선다.
올해 K리그1과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모두 전북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머무는 등 2017년 FA컵 우승 이후 계속된 '무관'(無冠)의 설움도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아울러 K리그 팀으로는 2016년 전북 이후 4년 만에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다.
분위기는 좋다.
울산은 이번 대회 9경기에서 21득점(1자책골 포함) 6실점을 기록하며 참가팀 중 유일하게 무패(8승 1무)로 결승에 안착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 여파로 중립지역 카타르에 모여 대회를 재개한 뒤 치른 8경기에서는 모두 2골 이상 터트리며 연승 행진을 벌여 대회 역사를 새로 썼다.
이번 대회에서 보인 울산의 행보는 2012년 대회 첫 우승 때를 떠올리게 한다.
8년 전 대회에서 울산은 12경기 무패(10승 2무)로 창단 이후 처음 아시아를 제패했다.
4승 2무로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뒤 가시와 레이솔(일본),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를 차례로 제압하고서 대망의 결승에서 알아흘리(사우디아라비아)를 3-0으로 완파했다.
당시 이근호는 총 4골을 몰아넣고 울산의 우승을 이끌면서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그해 AFC 올해의 선수로도 뽑히며 최고의 시즌을 보탰다.
이근호는 올해도 울산 유니폼을 입고 무패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대회에서 울산은 국가대표급 막강 스쿼드의 위용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공격수 주니오와 비욘존슨이 나란히 5골씩으로 득점 랭킹 공동 2위를 달리고 미드필더 윤빛가람(4골)을 비롯해 김인성(2골), 원두재, 이상헌, 김기희, 박정인(이상 1골)까지 두루 골 맛을 봤다.
사흘에 한 번꼴로 경기를 치러야 했지만, 교체선수가 5명까지인 대회 규정도 벤치 멤버마저 국가대표급인 울산에는 유리하게 작용했다.
울산이 카타르에서 8경기를 치르며 기록한 20골 중 절반이 교체 투입된 선수에게서 나왔다.
울산의 이번 대회 마지막 상대인 페르세폴리스는 최근 이란 정규리그 4연패를 달성한 강호다.
ACL에서는 2018년 결승에 올랐으나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에 패해 준우승을 거둔 게 역대 최고 성적이다.
올해는 조별리그에서 3승 1무 2패, 조 1위로 1강에 오른 뒤 알사드(카타르), 파흐타코르(우즈베키스탄),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서아시아 강자를 차례로 꺾었다.
카타르에서 대회를 재개한 뒤 조별리그 4경기와 토너먼트 3경기에서는 10득점 하는 동안 단 2실점에 그쳤을 만큼 수비 조직력이 좋은 팀이다.
하지만 이란 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페르세폴리스는 지난달 30일 정규리그 사흐르 코드로전 이후 한 번도 실전을 치르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대회 팀 내 최다 득점자(4골)인 스트라이커 이사 알레카시르가 인종차별적 행동을 해 AFC로부터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받고, 미드필더 바히드 아미리와 에흐산 팔레반은 경고 누적 등으로 결승전에 못 나오는 등 내부 사정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수비의 핵'인 쇼자 칼리자데는 최근 알라얀(카타르)으로 이적했다.
울산과 페르세폴리스는 결승 진출로 이미 준우승 상금 200만달러를 확보했다. 우승 상금은 400만달러다.
게다가 우승하면 더 큰 무대인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참가할 수 있다.
울산으로서는 '만년 2인자' 꼬리표를 떼고 명예 회복과 함께 주머니도 불릴 절호의 기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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