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택 "준PO 3차전에 가족 오기로…'4등택'으로 남을 수 없어
박용택 "준PO 3차전에 가족 오기로…'4등택'으로 남을 수 없어" 5일 준PO 2차전에서 두산에 패하면 현역 마지막 경기 "경기 승리하고, 히어로 인터뷰 때 다시 뵙겠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경기 끝나고 여기서 히어로 인터뷰하면 되는 거죠."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베테랑 타자 박용택(41)이 인터뷰실에 도착하자마자 건넨 한 마디다. 위트와 아직은 은퇴 경기를 치르고 싶지 않다는 의욕이 담겼다. 박용택은 5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의 2020년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실에서 취재진과 만났다. 경기 전, 경기 후 인터뷰가 열리는 장소다. 박용택이 이날 인터뷰실에 다시 올 방법은 팀이 이기는 것, 단 하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프로야구는 준PO를 3전 2승제로 단축했다. LG는 4일 1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0-4로 패했다. 박용택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아까 구장 내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후배들 표정이 굳어 있더라. 우리 후배들이 밝은 모습으로,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했으면 한다"고 운을 뗐다. 훈련 중에도 박용택은 후배들에게 가볍게 농담을 건넸다. 긴장을 풀게 하려는 의도였다. 특히 포스트시즌에 유독 고전하는 팀의 중심 타자 김현수를 향해 "현수야, 너 이제 장난 그만 치고 제대로 해"라고 말했다. 박용택은 그렇게 김현수가 잠시라도 웃게 하고 싶었다. 사실 올 시즌이 끝나면 은퇴하는 박용택에게도 '탈락 위기'를 편하게 받아들일 수 없다. 박용택은 "어제 잠들기 전에 아내에게 '내일 아침이 야구선수로 먹는 출근 전 마지막 식사일 수 있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내가 '아직 아니다'라고 하더라"라고 껄껄 웃으며 "나도 오늘이 내 현역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2002년 LG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박용택은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고 19년째 그라운드를 지켰다. 지난해부터는 대타 자리에 서면서 타석에 서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도 박용택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멋지게 '2년 뒤에 은퇴합니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내 실력이 은퇴를 예고한 시점에서는 '2년이 남은 것'이었다"라며 "대타 역할만 하면 조금 더 뛸 수는 있겠지만, 올 시즌까지만 뛰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제 박용택에게 남은 목표는 한 경기, 한 경기씩 더 치르며 한국시리즈(KS)에 진출하는 것이다. 박용택은 신인이던 2002년 KS를 치렀다. 당시 LG는 삼성 라이온즈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후 LG는 한 번도 KS에 오르지 못했다. 2020년, LG 선수들은 "박용택 선배를 위해 우승해야 한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LG의 심장' 박용택에게 우승 반지를 선물하는 게, 선수단 전원의 목표가 됐다. 박용택은 "LG에는 그런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나도 과거를 돌이켜보면 부끄러운 게 시즌을 시작할 때 '팬들이 유광점퍼를 입고 야구장에 오게 해드리겠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목표로 삼곤 했다"며 "프로라면 우승이 목표여야 하지 않는가. 내가 떠난 뒤에도 우리 후배들이 '올해 목표는 우승'이라고 당당히 말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렸으면 한다"고 바랐다. 물론 여전히 박용택과 LG 선수들의 목표는 KS 우승이다. 박용택은 "우리 가족은 토요일(7일) 준PO 3차전에 온다. 내 야구 인생 마지막 잠실 경기다"라고 밝혔다. 올해 KBO리그는 PO부터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른다. LG가 5일 패하면, 박용택의 가족은 7일 잠실구장에 올 수 없다. 박용택은 "내 마지막 별명이 '우승택'이었으면 좋겠다. '4등택'으로 남고 싶지 않다. 오늘 경기 이겨서 준PO 3차전을 치르고, KS 우승하는 날에 타석에 서는 걸 내 야구 인생 마지막 장면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박용택은 유쾌하고도, 강렬한 경기 전 인터뷰를 마치며 한 마디를 덧붙였다. "경기 뒤, 히어로 인터뷰 때 다시 뵙겠습니다." [email protected]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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