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지만, 그래도 ‘만약’을 해보고 싶은 게 사람 심리다. 만약 24세 이하 선수들로 AG 대표팀을 꾸렸다면 어떤 선수단이 탄생했을지, 엠스플뉴스가 한번 따져봤다.
[엠스플뉴스]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이 험난한 여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했다. 논란도 많고 비난도 컸지만 한편으론 ‘젊은 피’의 가능성을 발견하는 수확도 있었다.이정후, 김하성, 최원태, 박치국, 함덕주, 최충연 등 20대 초반 젊은 선수들이 투타에서 일제히 맹활약해 대표팀의 금메달 획득에 큰 공을 세웠다. 베테랑 선배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 존재감을 보여준 신예 선수들이다.이들 외에도 KBO리그에는 재능과 경쟁력을 갖춘 젊은 선수들이 적지 않다. 만약 최근 여론을 따라, 이런 젊은 선수들로만 대표팀을 구성하면 어떤 라인업이 탄생할까. 1994년 이후 태어난 24세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선정해봤다.유격수 김하성, 우익수 이정후 등 1군 주전급 선수 ‘풍성’
포수는 자원이 풍부한 편이다. 비록 ‘양의지급’ 절대 능력을 갖춘 포수는 없지만, 1군 주전급으로 활약 중인 포수들이 여럿 있다. 한화 포수 지성준과 넥센 주효상, 롯데 안중열과 KIA 한승택이 모두 1994년 이후 태어난 젊은 안방마님이다.지성준은 일방장타력을 포함한 공격력이 강점이고, 주효상은 영리한 투수 리드가 장점으로 꼽힌다. 안중열과 한승택은 기민하고 안정적인 포수 수비가 장점이다. AG 대회 레벨에선 충분히 안방을 지킬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다.1루수는 전업 1루수로 1군 무대에서 충분히 검증된 선수는 없다. 전업 1루수로는 LG 윤대영 정도가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공격력을 발휘하며(0.294 8홈런 장타율 0.500)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윤대영은 올해 1군에서도 득점권에서 5타수 3안타로 찬스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1루수를 겸하는 선수 쪽으로 눈을 돌리면 후보가 다양해진다. 넥센 송성문과 SK 최 항은 수준급의 공격력을 갖춘 내야수로 2루, 3루와 함께 1루 수비까지 소화한다. 경찰야구단 간판타자로 올해 퓨처스 타율 0.379에 22홈런 77타점을 올린 임지열(넥센)과 상무 소속으로 타율 0.318에 13홈런 63타점을 기록한 황대인(KIA)은 3루가 주포지션이지만 1루 수비도 가능한 선수다.2루는 수비력과 공격력을 겸비한 자원이 많다. 리그 도루부문 공동 1위(27개) 넥센 김혜성은 타격능력과 주루능력에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을 겸비했다. 한화 정은원도 수비 하나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선수다. 최 항과 송성문은 공격력이 강점이고, SK로 이적한 강승호도 2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다.한편 3루엔 앞서 언급한 임지열과 황대인, 송성문, 최 항 외에도 롯데 유망주 한동희가 버티고 있다. 한동희는 아직 1군 무대에선 타율 0.224에 3홈런으로 적응기를 거치는 중이지만, 퓨처스에선 타율 0.438에 15홈런 43타점으로 적토마와 합체한 여포급 성적을 내는 중이다.
유격수는 24세 이하 팀에서 가장 걱정없는 포지션이다. AG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타율 0.303에 17홈런 68타점을 기록 중인 김하성은 이번 자카르타에서도 공수 맹활약으로 금메달까지 가는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준수한 공격 재능과 수비력을 갖춘 두산 류지혁도 백업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멀티포지션을 소화하는 내야 백업 요원도 풍부하다. 올 시즌 투수와 포수 외엔 거의 전 포지션을 오가며 활약 중인 KIA 최원준은 24인 엔트리를 마치 27인 엔트리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요긴한 선수다. 2루, 3루, 유격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KT 심우준과 정 현도 백업 내야수로 유용하다.외야는 자리별로 확실한 주전감이 하나씩 있다. 좌익수 자리엔 KT 강백호가, 중견수로는 수비력과 장타력이 좋은 넥센 임병욱이, 우익수엔 대표팀 톱타자로 맹활약한 넥센 이정후가 있다. 여기에 NC 이우성, 두산 김인태, LG 안익훈 등이 1군 경험 있는 외야수로 뒤를 받친다. 상무 소속으로 올해 퓨처스에서 타율 0.344에 29도루를 기록한 KT 김민혁과 수비력이 뛰어난 경찰 외야수 배정대(KT)도 있다.최원태, 함덕주, 최충연, 박치국 등 AG 주력 투수 즐비
이번에는 마운드 쪽이다. 투수쪽에선 지난해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과 이번 AG에서 활약한 선수들이 주축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넥센 최원태는 선발 에이스로, 함덕주와 박치국, 최충연은 불펜 필승조에서 활약이 기대된다.최원태 뒤를 받칠 선발로는 소속팀에서도 선발로 뛰고 있는 삼성 양창섭, 한화 김민우, 한화 김범수, 두산 이영하, LG 김대현, NC 구창모 등이 후보가 될 수 있다. 올 시즌 부진하긴 하지만 지난해 에이스급 활약을 펼쳤던 롯데 박세웅, NC 장현식도 언젠가는 대표팀을 이끌어갈 투수들이다.불펜진에선 좌완으로 KT 심재민과 정성곤, 넥센 이승호와 김성민, NC 최성영, 한화 박주홍 등이 힘을 보탤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다. 이들 모두 1군 무대에서 주력 좌완투수로 좋은 구위와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오른손 쪽도 자원이 결코 부족하지 않다. 한화 박상원, KIA 유승철, NC 배재환, KT 류희운과 이종혁, LG 배재준과 고우석, SK 이승진, 두산 곽 빈 등 싱싱한 구위를 자랑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안정감 면에서 다소 떨어진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볼 스피드나 위력만 놓고 보면 AG 대회에 출전하는 어느 팀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여기서 생기는 궁금증. 만약 위에 나열한 선수들로 구성한 대표팀이 이번 AG에 출전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전력 약화로 타이완과 일본에게 맥없이 패하고, 홍콩과 인도네시아 상대로도 힘든 경기를 펼쳤을까. 아니면 젊은 피의 패기를 앞세워 승승장구하며 금메달을 차지했을까. 가보지 않은 길이라 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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