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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론의 딜레마' 허문회 롯데 감독, 9회 만루에서의 선택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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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1 (일) 20:45

                           


'결과론의 딜레마' 허문회 롯데 감독, 9회 만루에서의 선택



'결과론의 딜레마' 허문회 롯데 감독, 9회 만루에서의 선택

(수원=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결과론적으로 허문회 롯데 자이언츠 감독의 두 번의 선택이 승부를 갈랐다.

롯데는 2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벌어진 kt wiz와의 방문 경기에서 2-3으로 석패했다.

kt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8-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8-9로 역전패했을 때만큼은 아니지만 롯데에는 두고두고 아쉬운 경기였다.

kt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위력적인 구위에 0-2로 끌려가던 롯데는 3회 초 한동희, 김준태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1번 타자 정훈이 들어섰다. 하위타선이 만든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의 기로에서 허 감독은 보내기 번트 대신 강공을 택했다.

결과는 최악이었다.

정훈의 유격수 방면 병살타로 아웃 카운트 2개가 순식간에 올라간 롯데는 계속된 2사 3루에서 전준우가 내야 땅볼에 그쳐 모처럼의 기회에서 1점도 얻지 못했다.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 초 롯데는 kt 마무리 김재윤을 상대로 이대호, 딕슨 마차도, 안치홍의 3타자 연속 안타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엮어냈다.

큰 것 한 방이면 동점까지 노려볼 수 있지만 반대로 병살타가 나오면 그대로 경기가 종료되는 상황이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허 감독은 좌타자 김재유를 타석에 그대로 내보냈다.

대기 타석에서는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손아섭이 대타로 나서기 위해 배트를 휘두르며 몸을 풀었다.

확률상으로는 손아섭이 더 승산이 있는 타자였고, 그다음 타석이 이날 안타 1개와 볼넷 1개를 기록한 한동희였다는 점에서 교체 타이밍으로 보였지만 허 감독은 김재유를 고수했다.

지난 17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대타로 투입돼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날린 김재유에 대한 잔상이 남았을 수도 있고, 아니면 kt 마무리 김재윤이 우타자보다 좌타자에게 약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실제로 김재윤은 좌타자 피안타율이 0.348로 우타자(0.316)보다는 3푼 이상 높다.

하지만 허 감독의 핵심 선택이었던 김재유는 루킹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공교롭게도 이어 타석에 들어선 손아섭은 깨끗한 좌전 적시타로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2-3, 1점 차로 추격한 상황에서 김준태의 타구는 유격수 정면으로 향했다. 김재유의 루킹 삼진으로 아웃 카운트 2개가 이미 올라간 터라 다음 기회는 없었다.

결과적으로 허 감독의 선택이 경기의 희비를 갈랐다.

물론 허 감독의 결정이 틀렸다는 얘기는 아니다. 일반적인 사령탑과는 다른 선택을 했을 뿐이다.

그 상황에서 김재유가 지난 17일 경기에서처럼 또 한 번 짜릿한 적시타를 날렸다면 평가는 또 달랐을 것이다.

결과론은 사실 드러난 결과만을 놓고 평가하는 일이다. 한 경기를 책임지는 사령탑이 어떤 입체적인 사고 끝에 그러한 판단을 했는지는 결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쩌면 그 상황에서 대타로 교체됐다면 김재유는 거기에서 한계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이날의 선택이 장기적으로 김재유와 또 그를 바라보는 백업 선수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지도 한번 짚어봐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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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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