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이해인, 14살에 주니어 GP 연속우승…김연아의 길 걷는다
김연아도 만 14세 때 주니어 그랑프리 첫 우승…빠른 성장 닮은 꼴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겨퀸' 김연아(은퇴·29)와 닮았다.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로 쓰는 여자 싱글 이해인(14·한강중) 이야기다.
2005년 4월 16일생인 이해인은 만 14세의 나이로 2019-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와 6차 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했다.
김연아는 만 14세였던 2004-2005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데뷔 시즌에 금메달을 획득했는데, 이해인도 같은 나이에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올라섰다.
이해인은 김연아처럼 기술력보다 연기력에 신경 쓴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 기술 훈련에 전념하기보다 연기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세계 무대에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 등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는 여자 싱글 선수가 적지 않다.
얼마 전까지 여자 피겨 최고난도 기술로 꼽히던 트리플 악셀(3바퀴 반) 점프는 우승을 위해 장착해야 할 필수 연기 요소로 꼽힐 정도다.
그러나 이해인은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자신의 길을 밟고 있다.
그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모든 3회전 점프를 완성했지만, 고난도 점프 훈련보다는 연기력과 자신이 가진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이런 점은 이해인의 장점이 됐다. 그는 29일 주니어 그랑프리 6차 대회 프리스케이팅에서 모든 비 점프 요소를 최고 수준인 레벨 4로 처리했고, 점프 역시 올 클린으로 소화하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김연아는 현역 시절 트리플 악셀을 뛰지 않고 압도적인 연기력으로 세계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했다. 이해인은 이런 김연아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해인은 김연아의 현역 시절 연기 모습을 참고하기도 한다. 이해인은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우승 후 귀국길에서 "연아 언니의 경기 영상을 보며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며 "연아 언니의 뒤를 잇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훈련 환경도 김연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현재 이해인의 지도 코치는 김연아의 주니어 시절 은사였던 지현정 코치다.
이해인은 지난해 김연아로부터 직접 장학금을 받았고, 지난 3월엔 김연아가 있는 올댓스포츠와 매니지먼트 계약도 했다.
한편 한국 피겨 여자 싱글은 김연아 은퇴 이후 제2의 전성기를 맞는 분위기다.
한국은 올 시즌 6차례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서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해인 외에도 위서영(도장중)과 박연정(하계중)이 포듐에 올랐다.
다음 달 18일부터 열리는 시니어 그랑프리도 한국 선수들의 선전이 기대된다. 올 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는 유영(과천중)은 챌린저 시리즈에서 트리플 악셀을 구사하며 수준 높은 연기력을 펼쳤다.
임은수(신현고)와 김예림(수리고)도 챌린저 시리즈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예열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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