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라이벌?" 질문에 최용수 동문서답 "해가 바뀌었네요"
(대구=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 수 아래라고 여겨온 대구FC에 참패를 당한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취재진 질문에 '동문서답'에 가까운 답변을 하는 등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최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14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0-6으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부터 '신 라이벌'로 엮인 두 팀의 맞대결에서 나온 충격적인 결과다.
지난 시즌 5월 첫 맞대결에서 대구 수비수 정태욱의 코뼈 골절과 판정 논란이 겹치며 두 팀의 사이가 껄끄러워졌다.
시즌 막판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두고 두 팀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늘 자신감이 넘치는 최 감독은 명문을 자처하는 서울이 신흥 강호인 대구와 비교되는 것을 두고 기자회견장에서 "대구는 서울의 라이벌이 아니다"라며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적도 있다.
그러나 이날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나온 최 감독의 표정에서 자신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안색은 크게 어두웠고, 말을 할 때 좀처럼 문장을 매끄럽게 말하지 못했다.
최 감독은 특히 "여전히 대구가 서울의 라이벌이 아니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동문서답'에 가까운 답변을 했다.
그는 "해가 바뀌었으니까요"라고 말한 뒤 질문과 관계없는 말만 했다.
최 감독은 "상대는 선수 구성의 변화가 크게 없고 좋은 흐름을 타고 있고, 우리가 상당히 시즌 초반에 부상자나 체력적인 문제, 수비 조직력 문제를 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빨리 반전을 이룰 포인트를 찾아서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선발 명단 중 필드 플레이어의 절반인 5명을 22세 이하로 채우는 의외의 선택을 한 이유를 묻는 말에도 다소 엉뚱한 답변을 했다.
최 감독은 "양유민 선수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오늘의 실수와 실점은 본인들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젊은 친구들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감독은 "팬들에게 면목이 없다"면서 "상대의 역습 패턴에 대비하지 못했다. 참… 뭐…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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