넣어본 사람이 골맛을 알지!…K리그1 득점랭킹 휩쓰는 '형님들'
'베테랑 공격수' 이동국·고무열·양동현 '토종 득점랭킹 1~3위'
20대 토종 스트라이커 부족은 '아쉬움'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너희가 골맛을 알아?'
프로축구 K리그 무대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형님 골잡이'들의 발끝이 뜨겁다.
41살의 백전노장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올해 K리그1 1호골의 주인공으로 우뚝 선 가운데 30세 공격수 고무열(강원)은 4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여기에 올해 K리그1으로 복귀한 양동현(34·성남)도 2경기 연속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애초 계획보다 3개월 늦게 출발한 올해 K리그1 무대에서 유달리 '고참급 골잡이'들의 활약이 매섭다.
14일 현재 K리그1 득점 랭킹 '톱5'를 보면 주니오(울산·7골), 일류첸코(포항·5골), 이동국, 고무열, 팔로세비치(포항·이상 4골) 등이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들이 5명 가운데 3명이 포진한 가운데 토종 공격수는 41세의 이동국과 30세의 고무열 2명이다.
토종 공격수들로만 따져보면 이동국과 고무열이 4골로 선두권을 지키고 있고, 양동현(성남·3골), 오세훈(상주), 이정협(부산), 문선민, 이청용(울산), 김호남(인천), 강상우(상주)·김인성(울산·이상 2골) 등이 멀티골로 뒤를 잇는다.
6라운드까지 멀티골을 기록한 토종 선수 가운데 이정협(29), 문선민(28), 강상우(27), 오세훈(21)이 20대고 나머지 6명은 30대 이상이다. 그나마 이정협과 문선민은 20대 후반에 속한다.
최고령 선수인 이동국은 올해 K리그1 개막 축포와 더불어 4경기에서 멀티골 1차례를 포함해 4골을 터트렸고, K리그에서 10시즌째인 고무열은 최근 4경기 연속골의 불붙은 결정력을 선보였다.
3년 만에 K리그1으로 복귀한 양동현도 3골로 '고참 골잡이'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20대 골잡이로 2골 이상 넣은 선수는 오세훈이 유일하다.
21세의 오세훈은 시즌 개막에 앞서 교통사고로 5라운드까지 출전하지 못하다 13일 포항과 6라운드에 이번 시즌 처음 출전해 2골을 넣었다. K리그 3년 차를 맞는 오세훈의 '1부리그 데뷔골'이었다.
지난해 K리그1에서도 득점랭킹 10위 중에서 토종 공격수는 박용지(28·대전)와 윤일록(28·몽펠리에) 2명뿐이었고, 모두 20대 후반이었다.
K리그2에서도 올해 득점 선두를 경쟁하는 안병준(수원FC·6골)과 주민규(제주·4골)도 30살 동갑내기다.
'20대 초반 골잡이'들이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그 나이대에 팀에서 주전 경쟁을 이겨내고 선발로 나서는 자원이 부족해서다.
외국인 선수가 없는 상주 상무만 유일하게 U-22 자원으로 공격수를 쓰지만 대부분 K리그 팀들은 'U-22 선수 의무 출전 규정'을 맞추기 위해 어린 선수들을 구색 맞추기로 활용하는 경향이 크다.
특히 측면 공격자원과 달리 최전방에서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활약하는 20대 초반 선수는 K리그1에서 조규성(22·전북)과 오세훈 정도다. 그나마 조규성도 최근에는 측면 공격자원으로 변신하는 모양새다.
이에 대해 박문성 축구해설위원은 "대부분 팀이 최전방 자원으로 외국인 공격수와 함께 경험이 있는 공격수를 배치하려고 한다"라며 "상주를 빼면 사실상 어린 공격수들이 최전방에 선발 자원으로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더불어 그런 선수들도 줄어드는 형국"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젊은 공격수들은 스피드를 살린 측면 자원으로 많이 뛰고 있지만 득점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라며 "오세훈과 같은 20대 초반의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을 찾아보기 어려운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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