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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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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3 (화) 08:45

                           


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조계현 단장 "단장·코치들과 자연스러운 대화에 합리적인 느낌"



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사령탑 맷 윌리엄스(55) 감독이 요즘 조계현(56) 단장을 만나면 "빨리 때 밀러 가자"는 말을 자주 한다.

지난해 10월 입국했을 때 조 단장은 윌리엄스 감독을 사우나로 데려가 때를 미는 한국의 목욕 문화를 접하도록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피부가 벗겨져 젊어지는 것 같아 너무 좋다"고 반색했다고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기 전까지 조 단장과 윌리엄스 감독은 쉬는 날이면 함께 목욕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사람 간 거리 두기를 해야 하는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에선 함께 욕탕에 갈 수 없지만, 윌리엄스 감독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 조 단장과 같이 때를 미는 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린다.

지금껏 한국 땅에 온 프로야구 외국인 감독·코치를 통틀어 윌리엄스 감독만큼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화려한 이력을 쌓은 이는 없다.

조만간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하는 내야수 애디슨 러셀도 윌리엄스 감독을 따라가려면 멀었다.

메이저리그에서 17년간 통산 타율 0.268에 홈런 378개, 타점 1천218개, 안타 1천878개를 남긴 윌리엄스 감독은 현역 때 5차례 올스타에 뽑히고 골드글러브와 실버슬러거를 각각 4차례 수상했다.

또 2014∼2015년 워싱턴 내셔널스 구단을 지휘하기도 했다.



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KBO리그 최고 명문 구단 KIA 타이거즈의 사상 첫 외국인 감독인 윌리엄스 감독은 22일 현재 23승 18패를 거둬 선두보다 5.5경기 뒤진 5위로 팀을 이끌며 한국프로야구에 연착륙했다.

좀처럼 표정 변화 없는 진중한 모습으로 더그아웃을 지키며 호랑이 군단에 메이저리그식 선진 야구를 조금씩 이식 중이다.

조계현 단장은 23일 "(전력의) 2%가 부족한 것 같은데, 윌리엄스 감독이 선수단을 잘 끌어줘 지금까진 순항 중"이라고 평가했다.

조 단장이 옆에서 지켜본 윌리엄스 감독은 소통의 달인이다.

1군 코치진, 2군 지도자 가리지 않고 늘 물어본다. 단장의 야구를 펼치는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이답게 조 단장과는 시시콜콜한 얘기를 거리낌없이 나눈다.



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윌리엄스 감독과 매일 통화한다는 조 단장은 "구단은 성적과 육성이 동시에 이뤄지길 바라는데,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를 골고루 라인업에 기용한다"며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스스로 준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평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선수단을 구성하니 윌리엄스 감독과 1군 코치, 2군 지도자들의 신뢰 관계가 돈독해지는 게 보인다고 조 단장은 덧붙였다.

조 단장이 가장 인상적으로 꼽은 부분은 윌리엄스 감독이 단장과 야구 얘기하는 걸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낀다는 사실이다.

그간 프로야구에선 현장(감독)과 프런트(단장)의 경직되고 어색한 관계가 팀 불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던 적도 적지 않았다.

조 단장은 "팀 구성과 관련해 윌리엄스 감독이 내 개인 의견을 물어보니 당황스럽다는 느낌도 드는데, 구단과 감독이 스스럼없이 얘기한다는 측면에서 느끼는 게 많다"고 운을 뗐다.

이어 "내가 너무 세밀하게 얘기하면 실례가 될 수도 있으니 지나치면 얘기해달라는데도 윌리엄스 감독은 단장에게서 많은 얘기를 듣고 싶다고 한다"며 "선수 기용은 내가 하지만, 육성 등 구단의 운영 방향을 감독도 알아야 한다고 말했을 때 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KBO리그에 연착륙한 KIA 윌리엄스 감독의 '소통 리더십'



윌리엄스 감독의 알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고자 조 단장은 일정을 더욱 촘촘히 짠다.

조 단장은 "광주에서 퓨처스(2군)리그 경기와 1군 경기가 차례로 열리면, 2경기를 보면서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폭넓은 보고서도 읽어야 윌리엄스 감독과 대화할 수 있다"며 "선수단에 눈을 뗄 수가 없는데 단장으로서 나도 공부를 많이 할 기회"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 미국에서 치른 스프링캠프에 선수만 54명을 데려가 20차례 연습 경기를 치르고 이들의 기량을 확인했다.

조 단장은 "우리 선수단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기본에서 다시 시작하자는 취지에서 선수 54명을 데리고 국외로 갔다"며 "윌리엄스 감독이 2군에서도 성실하게 기록을 쌓으면 어제든 1군에서 뛸 기회를 주겠다는 믿음을 주고 균등한 기회를 주겠다는 약속을 선수들에게 한 덕분에 지금껏 잘 헤쳐온 것 같다"고 진단했다.

제리 로이스터 전 롯데 자이언츠 감독, 트레이 힐만 전 SK 와이번스 감독은 선수들에게 의지하면서 서로 신뢰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 자신을 따라오도록 팀 분위기를 만들고 외국인 감독 성공 신화를 썼다.

윌리엄스 감독도 전임 이방인 사령탑의 길을 그대로 걷고 KIA에 새로운 확신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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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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