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인터뷰] ‘선발 원위치’ 팻딘 “지난해 반전 재현할 자신 있다.”
ㅣ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팻딘은 9월부터 선발진으로 다시 합류한다. 지난해와 같은 깜짝 반전을 얼마 남지 않은 등판 기회에서 보여주겠단 팻딘의 각오다. 팀의 가을야구 진출과 개인의 생존 문제까지 걸린 절박한 상황이다.
[엠스플뉴스]
외국인 투수에게 ‘불펜 전환’은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다. 올 시즌 KIA 타이거즈 투수 팻딘도 외국인 선수 교체 마감일인 8월 15일까지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후반기부터 불펜 보직으로 전환을 받아들인 까닭이었다. 그래도 팻딘은 묵묵히 자신이 맡은 임무에만 충실했다.
사실 전반적인 성적 자체가 안 좋았다. 올 시즌 팻딘은 24경기(108이닝)에 등판해 4승 6패 1홀드 평균자책 5.83 7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52를 기록 중이다. 외국인 선발 투수를 향한 기대치를 생각하면 분명히 아쉬움이 남는 숫자다.
구단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대체 외국인 리스트를 작성했다. 현장의 결단이 있었다면 지금과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 있었다. 하지만, KIA 김기태 감독의 선택은 팻딘과의 ‘동행’이었다. 이제 벤치의 믿음에 팻딘이 보답할 일만 남았다. 선발 로테이션으로 원위치한 팻딘은 지난해와 같은 반전을 재현하고자 한다. 물론 기회가 많진 않다. 팀의 포스트 시즌 진출과 더불어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라도 팻딘은 9월부터 달라진 공을 보여줘야 한다.
몸쪽 높은 속구와 더 느린 체인지업, 팻딘의 9월 반전 키워드
2주간의 휴식기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나.
푹 쉬었다. 비도 자주 와서 연습경기 등판이 적었다. 오히려 체력을 보충할 기회가 됐다.
올 시즌 성적만 보면 분명히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다.
(고갤 숙이며) 먼저 팀 승리에 이바지하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 정말 아쉽다. 그래도 남은 시즌 중요한 경기가 남았다. 거기서 팀 승리에 힘을 보탤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든 포스트 시즌 진출을 돕고 싶다.
시즌 전 스프링 캠프에서부터 하체를 더 홈플레이트로 끌고 오는 투구 자세로 변화를 줬다. 그게 영향이 있었을까.
더 좋은 투수로 발전하고 싶고, 더 좋은 공을 던지고 싶은 마음에서 추구한 변화였다. 물론 결과가 좋지 않았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시도한 방향 자체는 틀렸다고 생각 안 한다. 남은 경기 동안 더 연구해서 좋은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기존에 속구와 슬라이더의 ‘투 피치’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종 변화도 필요했다.
스플리터도 있지만, 체인지업 구사를 높이려고 고민했다. 지난해까지 던졌던 체인지업이 효과적이지 않았다. 우타자를 상대로 더 느린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던지고 싶었다. 최근 불펜 투구에선 체인지업이 괜찮다고 느꼈다. 체인지업이 어떻게 통하는가에 남은 시즌 결과가 달린 것 같다.
사실 팻딘 하면 몸쪽을 찌르는 강력한 속구가 위협적이란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올 시즌엔 속구 구종 가치(4.0)가 지난해 수치(9.8)보다 확연히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과감한 몸쪽 속구가 잘 통했기에 결과가 좋았다. 올 시즌엔 속구 승부가 좋지 않은 결과로 자주 나왔다. 나는 몸쪽 높은 스트라이크 존을 속구로 공략하고 싶었다. 그런데 공이 낮게 들어가거나 오히려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남은 시즌엔 꼭 보완해야 할 문제다.
팻딘 “간절함보단 자신감이 더 필요하다.”
모든 게 안 풀리는 상황에서 후반기부터 불펜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다.
우선 내가 선발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했단 걸 인정해야 했다. 또 팀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이해했다. 불펜 전환에 큰 불만은 없었다. 오히려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는 기회였다. 정신적으로 휴식을 취할 시간도 있었다.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다른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선발진 재합류가 결정됐다.(팻딘은 9월 5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이날 두산 선발 투수는 유희관이다)
최근 불펜 경험은 나에게도 그렇고 팀에게도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선발로서 긴 이닝을 소화해야 한단 부담보단 내 눈앞에 있는 타자만 잡는다는 생각으로 던졌는데 어느 정도 잘 풀렸다. 이제 선발 로테이션에 복귀하게 되면 불펜에서 얻은 경험이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 같다.
끝까지 팻딘을 믿어준 코치진에게도 보답해야 할 것 같다.
코치진의 믿음을 잘 안다. 정말 감사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더 보여줄 부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한다. 포스트 시즌 진출의 희망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목표에 내가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답하고 싶다.
지난해에도 퇴출 위기에서 후반기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올 시즌에도 비슷한 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지난해와 같은 반전이 나오길 원한다. (목소릴 높이며) 또 그 반전을 재현할 자신감도 있다. 우리 팀은 5위 이상을 할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 타자들의 득점 능력을 충분하니까 나만 공을 잘 던지면 된다. 시즌 마지막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겠다. 이제 결과만 잘 나오면 된다.
분위기상 간절함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제 남은 경기가 많지 않다.
(고갤 갸웃거리며) 개인적으로 간절함보단 자신감을 더 느끼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너무 절박한 심정으로 공을 던지면 스스로 너무 큰 부담감을 느끼더라. 공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자신 있게 던지는 게 꼭 필요하다.
여전히 팻딘의 반전을 기대하는 KIA 팬들도 많다.
KIA 팬들의 응원이 정말 인상적이다. 솔직히 올 시즌 팀 순위나 상황이 팬들의 기대에 못 치는 분위기다. 그런데도 많은 팬이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남은 시즌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나 자신과 팀에 모두 반전의 불씨를 만들고 싶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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