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편집부]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1위 팀은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가능하다. 이는 보통 때보다 더 큰 어드밴티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1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가운데, 3위의 저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과거 우리은행은 여유있게 1위를 결정짓고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해왔으나, 올 시즌은 장담할 수 없다.
따라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지 못한 채 플레이오프부터 치러야 하는 팀, 즉 1위가 아닌 2위가 되는 팀은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지어진다.
그렇다면 남은 5~7라운드에서 선두가 되기 위해 두 팀이 꼭 갖춰야 할 부분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그리고 이들의 플레이오프 파트너가 될 3위는 어느 팀이 가장 유리할까. 4라운드가 마무리된 현재, 두 가지 이슈를 놓고 박종천, 정은순, 김은혜 해설위원에게 조언을 구해보았다. <편집자 주>
Q. 우리은행이 1위(16승 4패)를 달리고 있습니다. 1위를 확정 짓기 위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일까?
김은혜 위원 : 우리은행은 점점 손발이 맞아가고 있다. 나탈리 어천와와 나머지 선수들이 같이 플레이를 만들어가는 것이 크다. 챔피언결정전까지 간다고 생각하면 데스티니 윌리엄즈가 빨리 올라와야 한다. 만약 정규리그 우승을 하지 못한다면 플레이오프부터 차곡차곡 올라가야 하는데, (지난 시즌 우승을 일찍이 결정했던 것과는 달리) KB스타즈와 끝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체력전으로 전개된다. 이렇게 되면 윌리엄즈의 역할이 커진다.
정은순 위원 : 개인적으로 올 시즌 박혜진과 임영희가 건재해 지금의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본다. 다만, 어천와와 윌리엄스가 다른 팀 외국선수들에 비해 약하다. 특히 어천와는 국내 센터가 없는 우리은행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본인도 흑인 선수들에게 신체적으로 밀리는 경향이 있다고 인정한 바 있다. 이 점을 국내선수들과 함께 보완할 수 있다면 우리은행의 6연패도 꿈은 아니다.
결정적인 건 김정은이다. 아직 KEB하나은행에서 했던 플레이를 벗어내지 못하고 있다. 혼자만의 경기를 하는 건 우리은행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 톱니바퀴가 정교하게 돌아가듯 이뤄지는 게 우리은행의 농구다. 김정은이 박혜진, 임영희와 함께 팀 중심을 잘 지켜내 준다면 우리은행을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은 나올 수 없다.
박종천 위원 : 상대방이 인사이드에 볼을 투입하지 못하도록 타이트하게 막아줘야 한다. 공격에는 박혜진, 임영희, 김정은이 있어 약점이 없다. 아이솔레이션 2대1, 2대2 플레이가 다 된다. 어천와를 중심으로 2대2를 하면 막기 힘들다. 속도도 빠르다. KB스타즈를 상대할 때 박지수, (다미리스)단타스에게 공을 주지 못하게 막는다면 유리할 수밖에 없다.
Q. 2위로 우리은행을 뒤쫓는 KB스타즈의 추격도 만만치 않습니다. 승차는 1.5경기인데요. KB스타즈의 보완점은 뭘까요?
정은순 위원 : KB스타즈는 박지수와 강아정, 그리고 외국선수들을 제외한 다른 자원들의 아쉬움이 많다. 심성영은 득점력이 좋아 공격에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지만, 포인트가드의 업무를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긴 힘들다. 김보미를 비롯해 김가은, 김민정, 김진영 등 서브 자원들의 활약이 다소 아쉽다. 우승팀이 되기 위해선 이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박지수도 팀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아직 포스트 플레이에서 미숙함이 나타나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다. 조금 더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플레이한다면 국내에서 막을 수 있는 선수가 없다. KB스타즈가 우승하기 위해선 박지수가 에이스로서의 책임감을 더욱 다져야 한다.
김은혜 위원 : 개인적으로는 부상 선수들이 나와 아쉬웠다. 특히 강아정이 빠진 부분이 컸다. 경기를 조율해 주는 사람이 없었고, 심성영의 기량이 올라왔다고 하지만 박혜진과 싸움을 놓고 본다면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부상이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큰 변수가 되기 때문에, 꼭 피해야 한다.
박종천 위원 : 단타스, 강아정이 부상을 안고 있다. 반환점을 돌고 나서 어려운 시기가 찾아왔다. 지난 라운드를 돌아봤을 때 두 명의 빅맨이 있기 때문에 수비가 타이트하지 않고, 공수전환이 느렸다. 시급하게 보완해야 할 점은 이 부분이다. 박지수가 뛸 때와 단타스와 같이 뛸 경우, 그리고 2대2 수비를 할 때 이 부분에서 보완이 필요하다. 너무 쉽게 득점을 주는 경향이 많다.
공격에서는 강아정의 자리에 김보미가 있는데, 하이-로우 포스트 공격이 좋아졌다. 신장이 큰 선수들을 잘 이용한다. 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 단타스와 김보미가 밖에서 겉돌고 있다. 박지수와 단타스가 상대 약점을 잘 이용해야 한다. 하지만 박지수 혼자 경기를 풀어나갈 수는 없는 법. 지난 10일 KEB하나은행전에서 모니크 커리와 박지수가 잘해줬는데, 두 선수의 2대2 플레이는 막기 어렵다. 스위치, 아이솔레이션 등을 잘 이용한다면 막기 힘들 것이다.
Q. 2, 3위 싸움은 삼성생명, 신한은행, KEB하나은행이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들 중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른 이는 누굴까? 또 플레이오프를 바라봤을 때 가장 위협이 될 수 있는 팀도 함께 말이다.
박종천 위원 : 신한은행, 삼성생명이다. 4라운드를 마치면서 부상 선수들이 많이 돌아왔다. 신한은행은 연패를 통해 경기력을 조금씩 되찾았다. 두 팀을 비교한다면 도긴개긴이다. 삼성생명이 우리은행, KB스타즈를 이기고 신한은행을 이겼다면 3위 싸움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신한은행에게 패하면서 약점이 드러났다. 문제는 기복이다. 박하나가 살아났지만, 김한별이 걱정이다. 김한별이 플레이오프의 키 플레이어다. 정상적으로 뛰면서 제 몫만 해준다면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에 갈 확률이 높다. 신한은행은 김단비가 잘해주고 있다. 르샨다 그레이도 골밑에서 궂은 일을 잘한다. 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이 좋아졌다.
정은순 위원 : 아무래도 삼성생명이 아닐까. 2,3라운드에 잠깐 위기가 있었지만, 4라운드에 잘 극복해냈다. 특히 약점으로 꼽힌 엘리사 토마스에 대한 의존을 오히려 밀어붙이며 좋은 성적을 냈다. 아이러니하지만, 다른 팀들도 분명 토마스를 파악하고 있을 텐데 막아내질 못한다. 삼성생명이 플레이오프에 가게 되면 토마스라는 존재가 우리은행과 KB스타즈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KEB하나은행은 안타깝다. 객관적으로 3위 싸움을 하는 삼성생명, 신한은행보다 좋은 전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선수들의 노련함이 부족해 이길 수 있는 경기에 패하곤 한다. 에이스 역할을 맡은 강이슬이 조금 더 노련해져야 한다. 본인이 해야 할 역할을 잘 파악하고 다른 선수들과 조화를 이룬다면 분명 단기전에서 큰일을 낼 팀이다.
신한은행은 플레이오프보다 지금에 집중해야 한다. 3라운드 전패는 우연히 일어난 게 아니다.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있었음에도 진다는 것은 분명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선수구성은 좋다. 3위 경쟁을 하는 팀들에게 밀리지 않는다. 다만, 승부처에서 집중력 싸움을 밀린다는 것은 분명 보완해야 한다.
김은혜 위원 : 삼성생명이랑 신한은행 싸움일 것 같다. KEB하나은행이 치고 갈 줄 알았는데, 경험이 없는 부분이 컸고, 잘하다가 지는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생명은 개인적으로 토마스가 잘하지만, 국내선수가 약한 부분이 있다. 박하나가 10득점 가량 기록하는데 김한별이 조율해 줄 때 팀이 잘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신한은행도 위기가 있었지만, 외국선수 두 명(카일라 쏜튼, 르샨다 그레이)이 꾸준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외곽만 터져주면 좋아질 것 같다. 김연주가 있는데,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공간이 넓혀지고, 수비도 분산된다. 유승희, 김아름이 던져주기는 하지만, 코트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다.
# 사진_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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