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원주/김용호 기자] “(이상범)감독님이 선발이라고 말해주시는데, 심장이 정말 터질 것 같이 막 뛰었다.” 자신의 프로 첫 경기를 돌아본 신인 원종훈(22, 174.5cm)의 솔직한 한 마디다.
원주 DB는 20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와의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시즌부터 김성철 코치의 리드 하에 경기 전 젊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원포인트 레슨. 이날 이 훈련을 위해 원종훈이 코트에 나섰다. 지난 18일 창원 LG 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가진 원종훈이 연속으로 12인 엔트리에 포함되며 홈 데뷔전까지 앞두게 된 것이다.
경기에 앞서 만난 그는 데뷔전을 돌아보며 “와…”라고 긴 여운과 함께 입을 열었다. 이내 “형들이 경기를 너무 잘 풀어주셨다. 개인적으로는 턴오버가 없어서 나름 안정적이었던 것 같다. 앞에서 상대 선수를 귀찮게 하고, 힘들어 지칠 때까지 버티려고 했다. 내가 그렇게 힘들면 상대도 그만큼 힘들겠다는 생각이었다. 나름 체력이 좋다고 생각하는데, 오늘도 박찬희, 김낙현 형을 괴롭혀보겠다. 공격에서는 상대 수비가 날 버리지 않도록, 연습한대로 맞서겠다”며 전자랜드 전에 대한 각오까지 함께했다.
그의 데뷔전이 더욱 주목받았던 이유는 선발 출전이었기 때문이다. 선발 출전 통보를 받은 순간 그는 심장이 터질 듯 뛰었다고. “감독님이 경기 전에 라커룸 미팅 때가 돼서 BEST5를 알려주시더라. 선발로 나선다는 생각은 꿈으로만 꿔봤었다. 더욱이 팀이 연패 중이어서 모두가 집중하려는 분위기였는데, 감독님이 농담 아닌 농담으로 긴장을 풀어주셨다. 그러더니 제 신발을 보고 나를 ‘핑크’라고 부르셨다(웃음). 긴장하고 있어서 크게 ‘네!’라고 답했는데, 선발이라고 하셨다. 갑자기 시장이 터질 것 같이 막 뛰었다.” 원종훈의 말이다.
그러면서 “선발 소식을 듣고 워밍업에 나서니 미소가 절로 나왔다. 전광판에 내 이름이 뜨는데 관중들이 ‘쟤 뭐야’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긴장보다는 즐겁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당찬 모습을 보였다.
한편 그는 자신의 SNS에 데뷔전을 위한 거라며 핑크색 농구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원종훈은 “데뷔전을 위해 챙겨놨던 신발이다. 어쩌다보니 창원에서 그 신발을 신게 됐다. 핑크색은 처음 신어보는데, 나만의 이미지를 만들어보려 한다. 원종훈하면 핑크색 신발, 또 핑크색 신발을 보면 원종훈을 볼 수 있게 하려 한다”며 또 하나의 목표를 전했다.
그런 그가 스스로 데뷔전에 매긴 점수는 10점 만점에 6점. “턴오버가 없었던 걸 감안했다”며 입을 연 그는 “영상을 많이 돌려봤는데 슛 찬스에서 주저하는 모습이 많았다. 정말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그날 또 (이)광재형이 잘했는데, 대단한 슈터라고 생각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원주에서 농구를 보며 자랐기 때문에 슈터하면 광재형을 떠올린다. DB에 와서도 훈련이 끝난 직후나 야간훈련 때 슛을 많이 가르쳐주신다. 제가 그걸 잘 흡수해야 가르쳐주는 형도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팀의 연고지인 원주에서 농구인생을 시작한 원종훈. 지금은 치악체육관에서 원주종합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그에게는 많은 향수가 녹아있는 홈 코트다. 홈팬들 앞에 설 장면을 상상한 그는 “제가 또 원 씨인데 원주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웃음). 항상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이날 경기에 나섰다.
#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기자)
2018-12-20 김용호([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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