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 없는 첫 라리가 우승…'마에스트로' 지단이 해냈다
시즌 초 수비 불안 잠재운 위기관리 능력 빛나
코로나 사태 후 파죽의 10연승…주장 라모스 "감독님이 열쇠였다"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현역 선수 시절 최고의 미드필더로 추앙받은 지네딘 지단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마에스트로'였다.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물론이고 철저한 위기관리 능력까지 보여주며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에 3년 만의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우승컵을 안겼다.
레알 마드리드는 17일(한국시간) 2019-2020시즌 라리가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비야레알을 2-1로 제압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레알 마드리드의 우승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앞선 두 시즌 레알 마드리드는 FC바르셀로나에 거푸 정상을 내줬다. 2위 자리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 빼앗겨 '넘버 스리'로 전락했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유벤투스에 넘긴 '업보'라는 비난이 계속됐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 문제는 올 시즌 초에도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3-7로 참패하며 팬들을 불안하게 만들더니, 정규리그 개막 후 4경기에서 6실점하고, 2승 2무에 그쳤다.
하지만 지단 감독은 팀을 빠르게 추슬렀다. 레알 마드리드는 이후 15경기 중 10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단 감독의 위기관리 능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대형 악재에서 더욱 빛났다.
리그가 중단된 가운데 모든 팀이 몇 달씩 제대로 훈련도 못 하는 전례 없는 상황을 맞았다. 모두에게 똑같은 위기가 찾아왔으나 지단 감독은 위기를 기회로 바꿔냈다.
리그 재개 뒤 레알 마드리드는 파죽의 10전 전승을 벌이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코로나19에 리그가 중단된 시점 선두에 있던 바르셀로나는, 반면에 재개 후 6승 3무 1패로 휘청이며 레알 마드리드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지단 감독은 앞서 2015-2016시즌 후반기부터 2017-2018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를 이끌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를 포함해 10개의 크고 작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번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는 더욱더 값지다. 그가 2019년 3월 레알 마드리드로 복귀한 뒤 처음으로 일군 우승이면서, 지도자 커리어에서 가장 극적으로 따낸 우승이다.
또, 호날두 없이 이룬 첫 우승이기도 하다.
이제 아무도 그를 화려한 진용의 선수들로 우승한 '운 좋은 감독'이라고 평가절하할 수 없게 됐다.
레알 마드리드 주장인 세르히오 라모스는 "감독님이 우승의 열쇠였다"면서 "감독님이야말로 이 배의 진짜 '캡틴'"이라고 칭송했다.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마드리드 회장은 "지단 감독의 존재는 우리 구단에 하늘로부터의 축복"이라면서 "오래도록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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