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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인터뷰] 박정진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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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2 (목) 17:03

수정 1

수정일 2018.11.22 (목) 17:08

                           
-20년 동안 정든 이글스 유니폼 벗은 박정진


-"구단 은퇴 제안, 이대로 끝낼 순 없었다."


-"나를 원하는 구단이 있으면 현역 연장 의지 있다."


-"한화 팬들과의 이별이 가장 안타깝다."


 


[엠스플 인터뷰] 박정진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


 


[엠스플뉴스]


 


투수 박정진은 20세기 끝자락인 1999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했다. 그리고 20년 동안 오직 이글스에서만 뛰었다. 영원히 이글스와 함께할 듯싶던 박정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매우 어색한 상황과 마주쳤다. 구단의 은퇴 제의를 거절한 뒤 프로 데뷔 뒤 처음으로 이글스가 아닌 다른 유니폼을 입을 각오로 광야에 나선 것이다.


 


사실상 ‘합의 이혼’이었다. 박정진은 지난해 겨울 2년 총액 7억 5,000만 원에 생애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 시즌 어깨와 등 부상이 겹치면서 박정진은 1군은 물론 2군 퓨처스리그 마운드에도 올라가지 못했다. 구단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박정진에게 은퇴를 제안했다. 이에 박정진은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몸 상태가 안 된다면 은퇴를 하겠단 의견을 전했다.


 


결국,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더 주겠단 구단 기조가 굳건해지자 박정진은 방출로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걸 택했다. 야구 인생 처음으로 대전과 이글스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해 떠나야 할 박정진의 행선지는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한화 팬들과의 이별이 가장 안타깝다는 박정진의 마음을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


 


이대로 끝낼 수 없는 박정진, 구단의 은퇴 제의를 거절하다


 


[엠스플 인터뷰] 박정진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


 


정든 한화를 떠난 지 벌써 일주일이 다 돼갑니다.


 


오랜만에 푹 쉬고 있습니다(웃음). 처음엔 갑갑하고 혼란스러웠는데 이제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구단으로부터 은퇴 제의를 받은 거로 압니다.


 


올 시즌 재활로 시즌 내내 서산에만 있었어요. 8월 말 구단과 면담을 했는데 은퇴와 함께 은퇴식 제안을 받았어요. 솔직히 은퇴하기에 이른 나이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지금 은퇴한다는 게 좀 아쉽더라고요.


 


결국, 구단과 합의로 뜻밖의 이별 선언이 발표됐습니다.


 


제가 FA 계약을 두 번 했지만, 다른 팀으로 가는 건 솔직히 확률이 낮아요. 물론 구단이 그렇게 제안한 건 이해가 갑니다. 내년 시즌 전까지 몸이 안 만들어지면 은퇴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구단이 가고자 하는 방향은 달랐으니까요. 그래도 지금 이렇게 은퇴하는 건 아닌 듯싶어서 결정을 내렸습니다.


 


올 시즌 무엇이 가장 아쉬웠습니까.


 


당연히 부상이죠. 주위에선 나이가 많고, 공도 많이 던졌으니까 후유증이 올 수밖에 없다고 얘기하더라고요. 확실히 생각보다 회복이 느리더군요. 재활이 점점 길어지다가 이렇게 한 시즌이 다 간 게 정말 아쉬워요.


 


그래도 올 시즌 한화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잘 버텼습니다.


 


시간이 계속 지나고 밖에서 한화를 지켜보니까 젊은 선수들이 잘 성장하고 있더라고요. 팀이 잘하니까 기분은 좋았습니다. 저 스스로에 대한 아쉬움이 컸을 뿐이죠.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엠스플 인터뷰] 박정진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


 


한화에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습니다. 더불어 긴 암흑기를 모두 생생히 지켜봤습니다. 11년 만의 ‘가을야구’라는 감격스러운 순간에 베테랑 박정진이 함께 있지 못한 게 정말 안타까웠다는 한화팬이 많더군요.


 


한화 유니폼을 벗기 전에 꼭 가을야구를 경험하고 싶었어요. 암흑기 동안 성적이 나오지 않아서 책임감이 컸죠. 비록 제가 그 자리엔 같이 못 있었지만, 가을야구의 한(恨)을 푸는 걸 지켜보면서 기분이 정말 좋았습니다. 선수단, 프런트 모두 올 시즌 동안 정말 고생하셨어요.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이글스가 아닌 박정진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내년에 어떤 팀이라도 무조건 가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저를 정말 원하는 팀이 나와야 갈 수 있는 거니까. 만약 현역 생활을 하루라도 연장할 수 있다면 몸을 만들 준비는 돼 있습니다.


 


국외 무대 진출도 고려하고 있습니까.


 


생각 안 해봤습니다. 만약 이대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해야 한다면 다른 길로 가야겠죠. 야구 공부를 더하고 싶고요. 고민을 더 해봐야 할 듯싶습니다.


 


한화 팬들은 여전히 이글스 박정진을 그리워합니다.


 


한화 팬들께서 서산까지 찾아와주셔서 빨리 복귀하라고 응원해주셨던 게 기억나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가장 안타까운 게 한화 팬들과의 이별입니다. 한화가 올 시즌 11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잖아요. 앞으로도 계속 야구장에 많이 찾아가 주시고, 우리 한화 선수들을 더 열성적으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간 한화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요.


 


‘영원히’가 아닌 ‘잠시’ 한화를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언젠가 한화 팬들과 다시 만날 날이 올 겁니다. 이건 꼭 약속드리겠습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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