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현장] 서건창-김혜성의 무한경쟁, 넥센의 2루는 뜨겁다
| 선의의 경쟁은 언제나 서로를 성장하게 만든다. 부상에서 복귀한 넥센 히어로즈 주장 서건창과 그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워준 ‘신인왕 후보’ 김혜성이 주전 2루수 자리를 놓고 '건강한 경쟁'을 펼친다.
[엠스플뉴스]
'부동의 2루수' 서건창도 안심할 수 없다. 넥센 히어로즈의 '무한 경쟁'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이다.
넥센 주장 서건창의 자리를 위협하는 건 입단 2년 차 '새내기'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공·수·주에서 맹활약하며 부상으로 잠시 자릴 비웠던 서건창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다. 9월 5일 기준 113경기에 출전한 김혜성은 타율 0.284/ OPS(출루율+장타율) 0.732/ 5홈런/ 27도루/ 41타점/ 69득점을 기록 중이다.
서건창이 부상에서 복귀한 뒤 넥센 장정석 감독이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도 이 때문이다. 그라운드에 나서 제몫을 다하는 2루수가 두 명이나 있는 까닭이다.
서건창의 자신감 “2루수 수비 출전 문제없습니다.”
3월 3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서건창은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오른쪽 정강이를 맞았다. 부상은 크지 않아보였다. 하지만, 정밀 검진 결과는 반대였다. 서건창은 '뼈에 멍이 든 심각한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결국, 서건창은 초반 7경기를 끝으로 그라운드에서 자취를 감췄다.
긴 재활을 거친 서건창은 8월 11일 고척돔 LG 트윈스를 상대로 120일 만의 복귀전을 치렀다. 공격은 명성 그대로였다. 하지만, 넥센 장정석 감독은 서건창을 포지션 플레이어로 기용하는 데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장 감독은 “서건창이 서머리그 2경기에서 2루수 수비를 점검했다”며 서건창의 근황을 전했다. 장 감독은 "아직 서건창의 수비가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2루 수비는 좌·우 움직임이 많다. 서건창이 당장 2루 수비에 나서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서건창의 타격감은 좋다. 당분간 서건창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계획이다." 장 감독의 말이다.
신중한 장 감독과 달리 서건창의 의지는 활활 불타오른다. 서건창은 '2루 수비'에 열망을 표현했다.서건창은 “서머리그 때 경기당 2~3이닝 정도 2루 수비를 소화했다"며 "통증이 없었다. 곧 수비를 소화할 몸상태가 완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열심히 재활했어요. '열심히 재활했다'는 걸 좋은 수비로 증명하고 싶습니다. 남은 경기 수비 감각을 찾을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할 거에요." 서건창의 각오다.
그러나 서건창이 2루 자리를 되찾는 일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서운 신예' 김혜성 덕분이다.
김혜성의 포부 "도루왕에 도전하겠다"
9월 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선 넥센과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펼쳐졌다. 경기를 앞두고, 김혜성은 '깜짝' 놀랐다. 자신의 이름이 선발 라인업에 적혀있었기 때문.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아서, 선발로 나가지 못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제 이름이 '떡'하니 선발 라인업에 올라 있었어요.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동시에 '잘해야겠다'는 의지가 불타올랐습니다." 김혜성의 말이다.
김혜성이 "선발 라인업에 내 이름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한 이유는 따로 있다. '국가대표급 2루수' 서건창이 돌아온 까닭이다. 김혜성은 "아직 나는 서건창 선배의 경쟁 상대가 아니"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저는 서건창 선배가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잠시 2루수 역할을 대체할 뿐입니다. 올 시즌 1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유요? 단순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성은 서건창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했다.
하지만, 김혜성이 이룬 성과는 결코 '운'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9월 5일 기준 김혜성은 KIA 타이거즈 로저 버나디나와 함께 도루 부문 공동 선두(27도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루 이야기가 나오자, 김혜성의 표정이 변했다. '서건창과의 경쟁'에 대해선 한없이 겸손했던 김혜성 눈빛에 불꽃이 타올랐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도루왕' 타이틀 경쟁을 펼치는 것 자체가 영광입니다. 지금 도루 공동 1위에 올라있는데요. 기왕 이렇게 된 것. 도루왕에 한번 도전해보겠습니다.
'2루 수비 복귀'를 염원하는 서건창과 '도루 공동 1위' 김혜성의 주전 경쟁은 점입가경이 될 전망이다. 과연, 넥센의 '선순환 경쟁'이 시즌 막판 영웅 군단의 동력이 될지 주목된다.
박찬웅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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