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시즌까지 곧잘 비교 대상이 되곤 했던 추신수와 닉 마케이키스의 반등- 반등 비결은 삼십 대 중반에 시도한 타격폼의 변화- 올라올 타자는 올라온다. 단, 자격이 있을 때
[엠스플뉴스]2018시즌 우리가 알던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가 돌아왔다. 추신수는 26일(한국시간)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5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38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했다. 추신수의 6월 성적은 20경기 5홈런 12타점 타율 .338 OPS 1.092 wRC+ 194. 이를 바탕으로 어느새 2018시즌 성적 역시 77경기 14홈런 36타점 타율 .284 OPS .878 wRC+ 140이 됐다.추신수가 현재 기록 중인 wRC+(조정 득점창출력, 100이 평균) 140은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뛰었던 2013시즌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개인 통산 세 번째로 높은 수치다. 이에 국내뿐만 아니라 현지에서도 만으로 35세란 적지 않은 나이에 반등해, 전성기 못지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그런데 올 시즌 내셔널리그(NL)에도 아메리칸리그(AL)의 추신수 못지않게 늦은 나이에 반등에 성공한 외야수가 있다. 한때 '추신수의 닮은꼴'로 주목을 받았던 닉 마케이키스(34·애틀랜타 브레이브스)다. 올해로 만 34세인 마케이키스는 77경기에서 8홈런 49타점 타율 .330 OPS .885 wRC+ 138을 기록 중이다. 26일에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100안타 고지에 올랐다.2010시즌까지 추신수와 마케이키스는 곧잘 비교 대상이 되곤 했다. 둘은 20홈런-20도루를 기록할 수 있을 만큼 파워와 스피드, 그리고 강력한 어깨를 지닌 좌타자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두 선수가 가장 닮은 점은 뛰어난 선구안을 바탕으로 4할을 넘나드는 출루율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라는 데 있었다.그리고 두 선수에겐 한가지 더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새로운 팀과 장기계약을 맺은 2014, 2015시즌 전후로 급격한 몰락이 시작됐다는 점이다. 그런 둘이 동시에 반등에 성공했다는 점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닉 마케이키스의 반등 비결은?
필자는 지난 5월 28일 [이현우의 MLB+] '출루 머신'으로 돌아온 추신수란 칼럼을 통해 추신수의 반등 비결에 대해 다룬 바 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추신수는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LA 다저스 3루수 저스틴 터너의 은사로도 잘 알려진 덕 래타 개인 타격 인스트럭터에게 레슨을 받으면서 레그킥 장착에 나선 것이다. 레그킥을 활용해 타구에 더 힘을 싣기 위한 선택이었다.그러나 레그킥 장착은 시즌 초 추신수에게 독으로 작용했다. 커다란 동작으로 인해 공을 인식하고 스윙을 할 때까지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선구안이 흐트러졌기 때문이다. 이에 추신수는 텍사스 보조 타격 코치인 저스틴 마쇼어의 조언으로 타격 훈련 때마다 히팅포인트를 뒤로 가져가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해서 완성된 타격폼이 바로 '낮은 레그킥'이다.'낮은 레그킥'은 기존 장점(선구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약점(파워 감소)를 개선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레그킥을 간소화하면서 공에 싣는 힘은 소폭 감소했지만, 대신 공을 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추신수는 연속 경기 출루 행진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한편, 마케이키스 역시 올 시즌 들어 타격폼에 변화가 생겼다.
위 사진은 마케이키스의 지난해 타격폼(위)과 올 시즌 타격폼(아래)이다. 사진에서 무릎이 굽어진 각도에 주목해보자. 애틀랜타 이적 이후 지난해까지 마케이키스는 거의 무릎을 굽히지 않은 채 스윙을 시작했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서는 무릎을 상당히 굽힌 채로 스윙을 시작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릎을 굽힌 타격폼을 하면 타격 시 공을 퍼 올리기 수월해진다.또한, 무릎을 굽혔다가 다시 펴는 반탄력으로 인해 타구에 더 힘이 실린다. 실제로 지난해 48.6%에 달했던 마케이키스의 땅볼타구 비율은 43.7%까지 낮아졌다. 그렇게 낮아진 땅볼타구 비율의 대부분이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바뀌면서 안타가 될 확률이 높아졌다. 게다가 타구에 더 힘이 실리면서 강하게 맞은 타구(Hard%) 비율 역시 38.9%로 높아졌다.마케이키스의 타격 성적이 좋아진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올라올 타자는 올라온다? 단, 자격이 있을 때
마케이키스의 타격폼이 달라진 원인에 대해선 몇 가지로 추측해볼 수 있다. 첫째, 그의 장타력 하락은 볼티모어 시절 막판에 받은 목 디스크 수술의 여파일 확률이 높다. 애틀랜타 이적 후 첫 시즌이었던 2015년 마케이키스는 3홈런에 그쳤다. 2016년 13홈런을 치며 반등하는가 했지만, 지난해 다시 8홈런에 그쳤는데 이는 목 디스크 수술을 받은 선수들의 전형적인 증상이다.실제로 마케이키스의 수술 전 타격폼은 스탠스(수술 전: 오픈 스탠스, 현재: 스퀘어 스탠스)에서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무릎 높이는 현재와 매우 흡사했다. 따라서 수술 후 거의 무릎을 굽히지 않는 타격폼으로 바뀐 것은 목 디스크 수술 여파로 인해 웅크리는 자세를 취하기 힘들어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이 경우 수술 이후 시간이 흘러 원래의 몸상태로 돌아오면서 올해 들어 무릎 높이가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추정을 해볼 수 있다. 아니면 지금까진 현지 보도가 나온 바 없으나, 추신수에게 도움을 준 마쇼어 코치처럼 누군가가 마케이키스에게 조언을 해줬거나 스스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타격폼을 찾게 됐다는 추정도 해볼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점도 있다. 다방면으로 좋은 툴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선구안 등 기본기가 뛰어난 타자는, 부상과 그 여파로 인해 일시적으로 부진에 빠질 수 있을지언정 몸 상태가 건강하다면 삼십 대 중반의 나이에도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또 하나의 전제가 있다. 바로 베테랑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다.올 시즌 추신수와 마케이키스가 이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다.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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