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 21R 레스터전에서 이번 시즌 첫 역전승에 이어 22R 번리전에 로테이션 대거 가동하고도 시즌 첫 인저리 타임 극적 결승골로 승리. 리버풀, 최근 3연승 포함 공식 대회 16경기 무패(11승 5무)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리버풀이 레스터 시티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첫 역전승을 거둔 데 이어 번리 원정에서 로테이션을 대거 가동하고도 인저리 타임 극적 결승골로 승리하며 고질적인 뒷심 부족 문제를 일정 부분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
리버풀이 터프 무어에서 열린 2017/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고전 끝에 인저리 타임 결승골로 2-1 극장승을 거두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지난 레스터전에 부상을 당한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와 필리페 쿠티뉴를 포함해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제임스 밀너, 앤드류 로버트슨, 조엘 마팁, 그리고 로리스 카리우스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신 장기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아담 랄라나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선발 출전했고, 그 외 도미닉 솔란케와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조르지니오 바이날둠,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라그나르 클라반, 그리고 시몽 미뇰레가 선발 출전했다. 빡빡한 일정에 대비해 대대적인 로테이션을 가동한 클롭 감독이었다.
주축 선수들이 다수 빠진 리버풀은 번리의 단단한 수비에 막혀 공격 전개에 있어 문제를 드러냈다. 솔란케는 겉돌았고, 마네는 다소 조급하게 공격을 단행했으며, 찬과 바이날둠의 허리 라인은 전진에 있어 문제를 드러냈다. 그나마 랄라나와 체임벌린, 그리고 아놀드 정도 만이 제몫을 할 뿐이었다.
실제 리버풀은 전반전 슈팅 숫자에서 7대6으로 1회 더 많았을 뿐이었다. 심지어 유효 슈팅과 코너킥은 1대1로 동률이었다. 점유율에서만 63대37로 우위를 점한 리버풀이었다.
그래도 리버풀은 후반전부터 체력을 우세로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다. 리버풀은 이틀 전에 열린 레스터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 중 7명을 교체한 데 반해 번리는 허더스필드전에 선발 출전한 선수들이 고스란히 리버풀전에도 나섰다. 12월 23일부터 1월 1일까지 9일 사이에 무려 4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선발 라인업 교체가 거의 없었던 번리였다. 게다가 번리는 이 기간에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허더스필드, 리버풀로 이어지는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선수들의 체력이 정상일 리 없었다.
결국 리버풀은 후반 15분경 선제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아놀드의 크로스가 수비 맞고 굴절된 걸 리버풀 공격 4인방 중 유일하게 번리전에 선발 출전한 사디오 마네가 환상적인 터닝 슈팅으로 골을 기록한 것.
하지만 번리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션 다이크 번리 감독은 후반 26분경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제프 헨드릭을 빼고 장신 공격수 샘 보크스를 교체 투입하며 공격 강화에 나섰다. 이는 주효했다. 정규 시간 종료 3분을 남기고 왼쪽 측면 수비수 찰리 테일러의 크로스를 보크스가 헤딩으로 떨구어주었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요한 베르그 구드무드손이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이 때만 하더라도 리버풀의 뒷심 부족 문제가 또 다시 발목을 잡는 듯싶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공식 대회에서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무려 6실점을 허용한 대표적으로 뒷심이 약한 팀이다.
리버풀은 왓포드와의 개막전에서부터 인저리 타임(90+3)에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은 승리를 놓친 바 있다(1-1 무). 13라운드 첼시전에선 85분경에 윌리안에게 동점골을 내주었다(1-1 무). 세비야와의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별 리그 5차전에선 전반에만 3-0으로 앞섰으나 후반 3실점(그 중 동점골은 또 인저리 타임에 나왔다)을 허용하며 3-3 무승부에 그쳤고, 아스널과의 19라운드 경기에서도 먼저 2골을 넣고 3-3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던 리버풀이다. 당연히 동점골을 허용하자 리버풀 팬들은 낙담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경기 종료 직전 마지막 공격 찬스에서 체임벌린의 간접 프리킥이 수비수 데얀 로프렌이 헤딩으로 떨구어주었고, 이를 골문으로 쇄도해 들어오던 또다른 수비수 클라반이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이는 이번 시즌 리버풀이 인저리 타임에 넣은 공식 대회 첫 골이자 경기 종료 10분을 남기고 넣은 결승골이었다.
이미 리버풀은 지난 레스터전에서 경기 시작 3분 만에 제이미 바디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후반전 살라의 멀티 골 활약에 힘입어 시즌 첫 공식 대회 역전승(2-1 승)을 거둔 바 있다. 게다가 이번엔 시즌 첫 인저리 타임 골로 승리했다.
우승을 위해선 질 경기를 비기고 비길 경기를 이길 필요가 있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대표적인 팀이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역시 마찬가지다. 에버턴과의 2라운드 경기에서 82분경에 터져나온 라힘 스털링의 동점골로 패할 경기를 비긴(1-1 무) 맨시티는 13라운드부터 15라운드(허더스필드-사우샘프턴-웨스트 햄)까지 3경기 연속 막판 극장골로 2-1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다. 이것이 맨시티가 이번 시즌 EPL 1위를 독주하고 있는 원동력 중 하나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이번 시즌 내내 역전 및 뒷심과는 거리가 멀었던 리버풀이 최근 2경기에서 시즌 첫 역전승에 이어 시즌 첫 극장골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지 두 경기만 가지고 리버풀의 뒷심이 살아났다고 평가하기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기엔 이보다 더 좋은 승리도 없다. 무엇보다도 주축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면서 거둔 승리였기에 한층 더 의미가 있다.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