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코리아'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 F조에서 대한민국이 상대할 스웨덴, 멕시코, 독일 대표팀의 최근 주요 소식을 종합한 연재물 [F조 컨피덴셜]을 앞으로 매주 최소 한 차례씩 독자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골닷컴] 한만성 기자 = 신태용호의 올여름 러시아 월드컵 본선 두 번째 경기 상대 멕시코가 핵심 자원으로 꼽을 만한 선수들이 잇따라 소속팀에서 입지가 좁아져 고심하고 있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은 지난 2015년 10월 부임 후 극단적인 로테이션 시스템과 전술 변화를 시도하며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하는 사령탑 중 선발로 나설 선수를 예측하기가 가장 어려운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몇몇 멕시코 선수는 오소리오 감독이 멕시코의 지휘봉을 잡은 후에도 꾸준하게 신임을 받으며 많은 경기에 출전했다. 가장 대표적인 선수가 멕시코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이하 치차리토)와 미겔 라윤이다.
치차리토는 멕시코가 일찌감치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러시아 월드컵 북중미 예선에서 출전한 11경에 출전해 3골을 기록했다. 최근 몇 년간 이르빙 로사노, 헤수스 코로나, 라울 히미네스 등이 멕시코 공격진에서 떠오르는 선수로 평가받았지만, 여전히 득점력으로는 치차리토에 견줄 만한 자원이 없다. 좌우 측면 수비수 자리를 두루 소화하는 라윤은 백스리, 백포 수비 전술을 번갈아가며 활용하는 오소리오 감독이 가장 신임하는 측면 수비수, 혹은 미드필더다. 수비보다는 공격 가담으로 각광받는 그는 부상 등의 변수가 없는 한 러시아에서도 멕시코의 주전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 치차리토, 소속팀 웨스트 햄에서 입지 좁아지자 공개적으로 불만 표출
치차리토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웨스트 햄으로 이적했다. 그는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4골을 기록하며 여전한 득점 감각을 과시했다. 그러나 치차리토는 자신을 영입한 슬라벤 빌리치 감독이 경질되고,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의 부임 즉시 팀 내 입지가 확 줄었다. 실제로 그는 모예스 감독이 부임한 11월부터 득점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1월 초에 부임한 모예스 감독은 컵대회를 제외하면 프리미어 리그에서 단 한 차례도 치차리토에게 선발 출전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그가 부임하며 치차리토의 득점포도 단 4골에 멈췄다.
이에 치차리토는 'ESPN 데포르테스'를 통해 "전 세계 어느 선수에게 물어봐도 벤치에 앉아 있는 걸 좋아할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경기에 뛰고 싶어한다. 지금 내가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잡을 자격이 있다는 점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치차리토는 "일단은 1분을 뛰어도 내 온 힘을 다하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멕시코 언론은 자국 대표팀의 간판 공격수 치차리토가 월드컵을 약 6개월 앞두고 실전 감각이 떨어질 위기에 놓은 데에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멕시코 스포츠 전문매체 '메디오티엠포'는 지난 1일(한국시각) 유럽에서 활약 중인 자국 선수의 근황을 전하며 지난여름 야심 찬 프리미어 리그 복귀를 선언하며 웨스트 햄으로 이적한 치차리토가 입지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 멕시코 대표팀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어느덧 처키(이르빙 로사노의 애칭)가 유럽에서 활약 중인 최고의 멕시코 선수가 됐다. 치차리토가 지금 웨스트 햄에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임대 이적 시도한 라윤, 소속팀 포르투의 반대로 알라베스행 불발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에서 활약 중인 라윤은 지난 시즌부터 소속팀 포르투의 주전 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지난 시즌에도 단 16경기(선발 12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올 시즌 포르투가 리그에서 치른 15경기 중 고작 4경기(선발 2경기)에 나선 게 전부다. 포르투 좌우 측면 수비수 알렉스 테예스와 히카르두 페레이라가 워낙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어 사실상 라윤에게 주어질 기회는 없어졌다. 이 때문에 라윤은 실전 감각을 올려 월드컵에 나서겠다는 목표로 스페인 프리메라 리가 구단 데포르티보 알라베스 임대 이적에 합의했고, 세르히오 콘세이상 포르투 감독도 이를 허락했다.
그러나 이달 초부터 알라베스에 합류해 최대한 빨리 몸상태를 끌어올리려 한 라윤의 계획은 뜻하지 않은 변수 탓에 완전히 틀어졌다. 콘세이상 감독까지 허락한 라윤의 임대 이적 요청을 구단이 나서 전면 거부했기 때문이다. 멕시코 언론에 따르면 일단 라윤의 알라베스 임대 이적은 불발된 상태다. 포르투갈 일간지 '오 조고'도 "포르투는 라윤을 겨울에 내보낼 계획이 전혀 없다"고 보도했다.
이에 멕시코 언론은 1군 전력에서 제외된 라윤을 굳이 잔류시키려고 하는 포르투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답답함을 내비치고 있다. 'FOX 스포츠' 멕시코 에디션의 루벤 로드리게스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라윤은 그저 멕시코를 위해 최적의 몸상태로 월드컵에 나설 수 있게 포르투 측에 임대 이적을 요청했을 뿐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포르투는 라윤의 이적을 막고 있다. 구단이 어차피 쓰지도 않을 선수를 임대로도 보내주지 않는 건 부당한 처사다. 라윤은 경기에 나설 때면 항상 포르투를 위해 온 힘을 다했고, 프로 선수로서 해야 할 역할을 충실히 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 치차리토의 백업 라울 히메네스, 월드컵 앞두고 이적 추진
사실 멕시코에는 치차리토 외에도 이미 국제 무대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최전방 공격수가 두 명이나 더 있다. 이는 바로 라울 히메네스(26)와 오리베 페랄타(33). 이 둘 중 북중미 예선에서 치차리토 다음으로 많은 경기에 나선 건 히메네스다. 또다른 포르투갈 명문 벤피카에서 활약 중인 히메네스는 올 시즌 프리메이라 리가에서 14경기에 출전하고도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 그는 지난 10월 마리티무 원정에서 단 한 차례 선발로 출전했을 뿐 나머지 13경기에서는 후반 늦은 시점에 투입돼 제대로 활약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가 올 시즌 한 경기에서 20분 이상 활약한 건 단 두 경기뿐이다.
위기감을 느낀 히메네스는 벤피카를 떠나 올 시즌 잃은 득점력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터키 명문 베식타스가 히메네스 영입에 관심을 드러낸 상태다. 그러나 벤피카는 그의 이적료로 2천8백만 유로(현재 환율 기준, 한화 약 358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 이는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가 지난 2009년 호드리구 타바타를 영입하는 데 8백만 유로인 베식타스에 터무니없이 높은 액수다.
# 'AS 로마 이적' 엑토르 모레노, 후반기에도 벤치 벗어나기 어렵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로마로 이적한 모레노는 4-3-3 포메이션을 골자로 하는 멕시코의 중앙 수비수로 한자리를 꿰찰 가능성이 가장 크다. 그러나 지난 시즌까지 2년간 PSV 에인트호벤에서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그는 올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에서 단 5경기(선발 2경기)에 나서고 있다. 로마는 그가 선발 출전한 두 경기에서 토리노, 크로토네를 상대로 나란히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에우제비오 디 프란체스코 로마 감독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모레노는 지난달 토리노와의 코파 이탈리아(컵대회) 경기에 선발 출전했으나 팀이 1-2로 패해 입지를 다지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