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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스플 이슈] 선수 등장곡 사용 중단? '문제는 저작권 아닌 저작인격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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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목) 20:44

                           


 
[엠스플뉴스]
 
프로야구 경기장이 조용해졌다.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웅장하게 울려 퍼지던 선수 등장곡이 야구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10개 구단과 KBO가 선수 등장곡 사용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생긴 일이다. 
 
KBO는 지난 4월 30일 "일부 원작자들이 야구단에 제기한 응원가 저작인격권 관련 소송에 KBO와 10개 구단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선수 등장곡 사용을 5월 1일부터 전 구단이 잠정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대로 5월 1일부터 전국 5개 구장에서는 일제히 선수 등장곡 사용을 중단했다. 대신 저작권 문제가 없는 '경음악'을 짧게 틀고 응원가로 넘어갔다. 이와 관련, 일부 야구팬이 '작가들의 저작권 욕심으로 야구장에서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됐다'며 작곡가들에게 SNS를 통해 거세게 항의하는 일도 생겼다.
 
작곡가들은 억울하단 입장이다. 엠스플뉴스 취재에 응한 작곡가 A씨는 "작가들이 문제삼은 건 무단으로 가사를 개작해 사용한 응원가이지, 원곡의 하이라이트를 사용하는 선수 등장곡이 아니"라며 "구단들은 마치 작가들이 저작권 욕심으로 야구장의 모든 음악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고 야구팬들을 선동해선 안 된다"고 항변했다.
 
실제 10개 구단이 사용을 중단한 선수 등장곡은 작곡가들이 문제삼은 저작인격권과는 별 관계가 없다. 선수 등장곡은 원곡을 개사하거나 편곡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정당한 저작권료만 지급하면 야구장에서 몇 번을 틀어도 아무 문제가 없다. 10개 구단과 KBO는 해마다 수천만원의 저작권료를 KBOP를 통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지급하고 있다.
 
문제는 저작권이 아닌 저작인격권이다. 저작인격권은 창작물에 대한 원저작자의 정신적·인격적 권리를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저작인격권은 공표권·성명표시권·동일성유지권의 세 가지 권리로 나뉜다. 이 중 야구장 응원가 관련 논란이 되는 부분은 동일성유지권이다. 
 
동일성유지권은 저작자의 의사에 반해 저작물 내용이 변경되지 않도록 하는 권리다. 가령 원곡을 선거로고송이나 광고 음악, 응원가로 번역·편곡·개작할 경우 이 동일성유지권을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사전에 저작권자의 동의를 구하고 적절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저작권료와 별개로 저작인격권의 동일성유지권에 대한 사용료 지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작곡가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KBO와 10개 구단은 저작인격권 관련 공동 대응을 천명하면서, 정작 저작인격권과는 상관없는 선수 등장곡의 사용을 중단했다. 이는 야구팬들을 대상으로 작곡가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만들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작곡가 A씨는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수십년간 구단들은 응원가를 무단으로 사용해왔다. 음악인의 인격이 담긴 원곡을 개사할 때는 작가의 동의가 있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구단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건 구단들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A씨는 "작가들이 돈 욕심이 나서 소송을 제기한 것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송을 제기한 작가들은 음악인들의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해 대신 총대를 메고 앞장선 것이다. 그런 사람을 마치 돈에 욕심이 나서 소를 제기한 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A씨의 주장이다.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한 작곡가 중에 하나인 B씨도 "(이 문제는) 작품을 너무나 오랜 시간 동안 원작자 허락 없이 써왔기에 시작된 논의다. 이미 꽤 오래 전부터 구단 측과 공청회를 거쳤지만 기본적인 생각의 격차가 큰 관계로 의견 조율이 어려웠다. 조율의 과정이라 생각해 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B씨는 "권리에 대한 투쟁은 기본적으로 돈 때문만이 결코 아니다. 개인 잇속 때문이라고 생각하진 말아주셨으면 한다.그런 표현은 너무 속상하다"며 이번 논란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프로야구 응원가 이슈와 관련해 저작권(저작재산권)을 신탁 관리하고 있는 (사)한국음악저작권협회의 대응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작곡가는 "저작인격권은 협회의 신탁관리 대상은 아니지만, 음악사용의 용례가 비슷한 선거 로고송의 경우 원 저작자의 승인서(개사, 편곡 등)를 우선 송부받은 후에 사용 승인을 하고 있다"며 "야구장 응원가는 왜 그런 절차를 밟지 않고 사용 승인을 했는지 협회의 업무 처리가 아쉽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같은 응원가 사태가 불거지기 전에 협회가 나서서 중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당한 권리 찾기'를 외치는 작곡가들과 '과도한 요구'라는 주장이 맞선 가운데, 정작 피해는 야구장을 찾아 선수들을 응원하는 야구팬들에게 돌아가는 모양새다. 창원에 거주하는 야구팬 이중현씨는 "음악인들의 권리가 존중받아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되어 야구장에서 마음껏 응원가를 부를 수 있었으면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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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중위 색지보스텰

돈벼락맞자

2018.05.03 22:48:38

하스미쿠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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