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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우의 MLB+] 건강한 신더가드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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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20 (화) 15:00

                           
[이현우의 MLB+] 건강한 신더가드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엠스플뉴스]
 
5년 전, 노아 신더가드(25, 뉴욕 메츠)가 토르로 분장했을 때 그것은 뉴욕 메츠 팬들 사이에서 하나의 유쾌한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았다. 
 
당시 그에게 토르란 별명이 붙은 이유는 사실상 북유럽 계통임을 드러내는 이름과 건장한 체격, 기다란 금발이 전부였다. 하지만 데뷔한 뒤 얼마지 않아 팬들이 장난삼아 붙인 별명이 그야말로 신의 한 수였음이 드러났다. 
 
신더가드는 지난 2년간 100마일(161km/h)이 넘는 공을 192구 던졌다. 이는 같은 기간 선발투수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100마일을 기록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45구)에 비해 4배 이상 많은 수치다. 심지어 신더가드의 총 투구수는 3398구로 마르티네스의 약 1/2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 그에게 '천둥의 신' 토르 이상으로 잘 어울리는 별명이 또 있을까 싶다.
 
하지만 데뷔 이후 2년간 승승장구하던 신더가드는 지난해 프로 진출 이후 처음으로 커다란 고비를 맞이했다. 5월 1일 등판에서 1.1이닝 동안 5실점을 허용한 그는 광배근 파열 부상으로 5개월간 재활 끝에 9월 막판에야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면서 그의 '비인간적인 구속'에 대한 경외심은 부상 우려로 변질됐다.
 
겨우내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은 신더가드가 부상을 피하기 위해 완급조절 및 '맞춰잡기'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지난달 27일(한국시간) 우리는 그에 대한 신더가드의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아직 찾아오지 않은 신더가드의 전성기
 
 
 
신더가드는 시범경기 첫 등판이었던 이날 100마일이 넘는 공을 11개나 던졌다. 시범경기 초반 일반적인 투수들의 평균구속이 정규시즌보다 2~4마일 낮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놀라운 속도가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 19일 신더가드는 자신의 시범경기 다섯 번째 등판 경기에서 무려 7이닝을 소화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분명하다.
 
그는 어느 때보다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경기력으로 증명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신더가드는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내 투구수를 알지 못한다. 누군가가 나에게 그만두라고 말하기 전까지 투구할 것"이라 말했다(이날 신더가드는 총 85구를 던졌다). 이어 "이번 봄은 정말 좋았다. 나는 플로리다에서 뉴욕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어있다"고 말했다.
 
이쯤 해서 거의 모든 메이저리그 팬들이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 있다. 과연 건강한 신더가드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이현우의 MLB+] 건강한 신더가드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물론 이에 대해선 "그럼 2016시즌에는 건강하지 않았냐"는 반론이 가능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한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신더가드가 2016시즌에 남긴 14승 9패 183.2이닝 평균자책 2.60 fWAR(대체선수 대비 기여승수) 6.4승이란 기록도, 불운에 시달리며 거둔 성적이라는 점이다. 이해 그의 BABIP(인플레이된 공이 안타가 되는 비율)은 무려 .334에 달했다.
 
그런데 신더가드가 허용한 타구속도는 평균 86.7마일로, 400구 이상 타구를 허용한 105명의 투수 가운데 18번째로 낮았다. 이를 고려한다면 BABIP가 평균(.300)보다 .034나 높았던 것은 불운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그리고 BABIP가 정상적이었다면, 2016년 신더가드의 평균자책점은 그가 기록한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 2.29와 비슷한 값을 기록했을 것이다.
 
이는 곧 우리가 아직까지 신더가드의 최고치를 본 적이 없다는 말이 된다.
 
이미 지난해부터 시작된 신더가드의 진화
 
[이현우의 MLB+] 건강한 신더가드는 어떤 성적을 거두게 될까?

 
하지만 건강한 신더가드의 성적이 궁금한 이유는 그가 2016시즌에 유독 불운했기 때문만이 아니다. 진짜 이유는 사실은 그가 이미 2017시즌부터 '사람들이 그에게 원하는대로' 완급조절 및 맞춰잡기를 시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드러나지 않은 원인은 단지 그의 구속이 너무 빠르고, 너무나 빠르게 그가 부상을 입은 데 있었다.
 
위 표는 통계사이트 <베이스볼서번트>를 통해 신더가드의 2016시즌 볼배합과 2017시즌 볼배합을 비교한 자료다. 신더가드가 2017년 들어 포심 패스트볼 비율을 십 퍼센트대로 줄이고, 싱킹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비율을 대폭 늘린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싱킹 패스트볼 구사율이 늘어나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땅볼 비율과 피홈런 비율의 변화다.
 
신더가드의 땅볼 비율은 데뷔시즌 46.5%에서 싱킹패스트볼을 던지기 시작한 2016년 51.2%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는 57.6%로 다시 한번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9이닝당 피홈런은 2015년 1.14개에서 2016년 0.54개로, 2017년 0.00개로 줄어들었다. 그리고 두 가지 지표의 연관성은 어렵지 않게 추측해볼 수 있다. 
 
신더가드의 땅볼 비율 및 9이닝당 피홈런 변화
2015년 땅볼 46.5%(뜬공 33.6%) 홈런/9 1.14개
2016년 땅볼 51.2%(뜬공 27.2%) 홈런/9 0.54개
2017년 땅볼 57.6%(뜬공 23.5%) 홈런/9 0.00개
 
공인구의 변화로 인해 평균 비거리가 증가하면서 메이저리그 타자들은 점차 공을 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에는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이 나왔다. 이를 투수의 입장에서 바꿔 말하면 뜬공 허용 비율이 높을수록 피홈런(피장타) 비율이 높아진다는 뜻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신더가드의 땅볼 비율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여기에 체인지업 비율을 십 퍼센트 가까이 늘리면서 완급조절을 추가해가는 것은 덤이다. 단순히 빠른 공만 던지는 투수인 것 같아 보여도 신더가드는 대(大) 홈런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부상이 없다면 2018시즌 풀시즌을 소화하게 될 신더가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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