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인터뷰] 김상수 “삼성맨으로 다시 정상에 서고 싶다.”
-‘FA 재수’ 김상수 “삼성에 계속 남고 싶다.”
-김상수의 발목을 잡은 부상 “죄송한 마음뿐이다.”
-“삼성에서 FA 신청은 큰 영광, 앞으로도 ‘삼성맨’이고 싶다.”
-“왕조 재건과 우승으로 삼성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
[엠스플뉴스]
1년 전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다. 그리고 1년 뒤 김상수는 잠시 미뤘던 FA 신청서를 제출했다. 비록 자신이 원했던 만족스러운 성적은 얻지 못했지만, 김상수는 복잡했던 마음을 조심스럽게 내려놨다. 이제 삼성 잔류만을 바라보는 김상수다.
올 시즌 김상수는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3/ 119안타/ 10홈런/ 50타점/ 12도루/ 63득점을 기록했다. 장기 부상으로 42경기 출전에 그쳤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꾸준한 경기 출전으로 팀에 힘을 보탠 김상수였다.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 달성도 한 가지 성과였다.
김상수는 과거 ‘삼성 왕조’의 당당한 주축 멤버였다. 2009년 고졸 신인으로서 곧바로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한 김상수는 입단 첫해부터 97경기 출전으로 프로 무대 경험을 알차게 쌓았다. 이후 김상수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7년 연속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을 소화하면서 팀의 유격수 자리를 든든하게 지켰다. 류중일 감독 재임 시절 수많은 우승컵과 더불어 기량이 만개한 김상수였다.
하지만, 신인 시절부터 팀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김상수도 결국 ‘인간’이었다. 김상수는 지난해 고질적인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면서 FA 신청을 포기했다. 올 시즌 중반에도 김상수는 손가락과 발목 부상으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김상수는 팬들의 쓴소리도 달게 들어야 한다며 고갤 끄덕였다. 그래도 좌절할 필요까진 없다. 1990년생인 김상수의 나이는 아직 젊다. ‘삼성맨’으로 오랫동안 남아 과거 영광의 순간을 재현하고 싶은 게 FA 협상을 앞둔 김상수의 진심이다.
‘FA 재수’ 김상수 “삼성에 남고 싶은 마음뿐이다.”
대구 날씨도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어요. 그래도 내년 시즌을 위해 빨리 준비해야 합니다. 최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보강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거취가 확정되면 기술 훈련도 함께 해야죠.
올 시즌은 팀과 개인 모두 아쉬움이 가득했습니다.
먼저 팀이 가을야구에 아쉽게 진출하지 못한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에도 부상이 계속 찾아온 게 아쉬워요. 타격감이 좋아질 때쯤 또 다쳤죠. 그렇게 다치지 않았다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더 많은 경기를 뛰었을 텐데요.
최근 몇 년간 무언가 계속 꼬이는 느낌이에요.
3년 전부터 뭘 해도 잘 안 풀리는 느낌이 있습니다. ‘올 시즌은 그래도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어야 하는데. (짧은 한숨 뒤) 최근엔 항상 아쉬운 결과로 삼성 팬들을 실망하게 했습니다. 정말 죄송한 마음뿐입니다.
그래도 올 시즌 생애 첫 시즌 두 자릿수 홈런 달성은 소기의 성과입니다.
올 시즌 중간에도 타격 자세를 계속 교정했어요. 시즌 내내 전체적인 타격감은 나쁘진 않았습니다. 최대한 방망이 중심에 공을 맞히면서 밀어치려고 의식했습니다. 그게 장타로 연결되는 경우가 꽤 있었어요.
유격수 수비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왔습니다. 발목 부상 여파가 분명히 있었을 듯합니다.
예전보다 수비 움직임이 아쉬운 건 사실입니다. 사실 발목이 안 좋아진 영향이 있었죠. 그래도 지난해보단 발목 상태가 괜찮아졌어요. 평소 발목 보강 운동에 집중하면서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앞으로는 더 나은 수비를 보여드리겠습니다.
1년 전 포기했던 FA를 이제야 신청했어요.
손해를 감수하고 내렸던 1년 전 결정이었죠. 프로 선수라면 FA를 하고 싶은 마음이 당연하잖아요. 솔직히 이번에 성적은 개의치 않았어요. 올 시즌 결과가 어떻든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마음은 복잡했지만, FA 신청을 했죠. 아직은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프로 데뷔부터 삼성 유니폼을 쭉 입고 신청한 FA기에 더 의미가 있는 듯싶습니다.
의미가 정말 남다르죠. 한 팀에서 프랜차이즈 선수로 오랫동안 뛰어서 FA 자격을 얻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삼성’이라는 명문 팀에서 FA를 신청하는 건 정말 큰 영광입니다.
그래도 계약 조건에 신경을 안 쓸 수가 없겠습니다.
전 그저 삼성에 남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저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안겨준 팀이잖아요. 오랫동안 ‘삼성맨’으로서 활약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그것만 생각하고 결정하겠습니다.
우승을 다시 꿈꾸는 김상수 “삼성 팬들의 마음을 되돌리겠다.”
이젠 ‘삼성’과 ‘김상수’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는 느낌이에요.
어렸을 때부터 삼성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어요. 그게 꿈처럼 이뤄졌죠. 또 어린 나이에 많은 우승을 맛봤습니다. 국제대회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생애 첫 FA도 삼성에서 해냈어요. 저에겐 영광스러운 순간만 계속 있었습니다.
만약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는다면 왕조 재건에 더 힘을 보태야 합니다.
다시 팀을 일으켜 세워야죠. 지난해보다 올 시즌 팀 성적이 더 좋았잖아요. 앞으로 성적이 더 좋아질 거로 믿습니다. 예전 좋았던 시절을 다시 보여드리고 싶어요. 팀 동료들과 함께 영광을 되찾겠습니다.
‘우승’이 아닌 ‘가을야구’가 삼성의 목표라는 걸 들으니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삼성이 밥 먹듯 1등을 하는 건 이제 옛날얘기입니다. 가을야구는 당연히 나가는 거로 생각했을 때잖아요. 최근엔 ‘가을야구가 이렇게 어려운 거구나’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내년엔 꼭 가을야구를 맛보겠습니다.
국외파 선수로 입단하는 친구 이학주와 함께하는 순간도 기대해야겠습니다.
제가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이)학주는 정말 좋은 친구입니다. 선의의 경쟁을 원해요. 학주도 예전부터 저와 같이 야구하고 싶다는 얘길 많이 했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는데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같은 유니폼을 입고 꼭 같이 뛰어보고 싶어요.
사실 삼성 팬들에겐 ‘애증의 존재’기도 합니다. 쓴소리도 다 애정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쓴소리도 다 귀담아들어야 합니다. 팬들이 저에게 큰 기대를 하신 만큼 꾸지람도 크게 하시는 거죠. 야구가 안 풀리면 저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팬들도 그만큼 큰 스트레스를 받으셨을 겁니다. 그런 삼성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려야 해요. 야구장에서 팀과 함께 반등을 꼭 보여드리겠습니다.
얘길 들으니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되면 할 일이 참 많겠습니다.
아직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못 보여드렸어요. 내년에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습니다. 이젠 저도 어린 나이가 아니잖아요. ‘김상수는 여기까지가 아니다’는 걸 꼭 증명해야 해요. 무엇보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다시 정상에 꼭 서길 원합니다. 그게 삼성 팬들에게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일 겁니다.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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