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잠실]9월 4일 잠실구장 9회 말 두산 베어스의 공격. KIA 타이거즈의 8회 초 9득점 빅 이닝에 스코어는 10대 3까지 벌어졌다. 이미 승부는 결정 난 분위기였다. 하지만, 2사 3루에서 나온 한 타자는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스윙을 보여줬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두산 팬들의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했다. 그리고 8구 승부 끝 결과는 우월 2점 홈런이었다.그 주인공은 바로 최주환이었다. 언뜻 보면 5대 10으로 패한 경기 9회 말에서 나온 큰 의미가 없는 홈런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최주환의 개인 통산 첫 시즌 20홈런이 달성된 순간이었다. 이날 최주환은 시즌 20호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팀 패배로 기록 달성 소감을 제대로 말하지 못한 최주환은 5일 훈련이 끝난 뒤에야 제대로 된 20홈런 소감을 전했다. 최주환은 “홈런을 노린 것보단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자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운 좋게 상대 실투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팀이 패했기에 생각보단 덤덤했다. 솔직히 20홈런 자체를 상상도 못 했다”며 쑥스럽게 웃었다.지난해 생애 첫 시즌 100안타를 달성한 최주환은 올 시즌엔 장타력이 돋보이는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4일 기준 20홈런·86타점·2루타 30개·장타율 0.574는 모두 개인 커리어 하이 기록들이다.최주환은 “지난해부터 타석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정답을 찾아가는 분위기다. 그냥 툭 치는 것보단 삼진을 당하더라도 과감히 스윙하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뜬공 비율이랑 타구 속도가 높아졌다. 2루타도 많아졌기에 이런 방향성이 맞는 것 같다”며 고갤 끄덕였다.두산 김태형 감독도 이제 주전 타자로 확고히 자리 잡은 최주환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 감독은 “(최주환은) 기회가 왔을 때 제대로 잡은 거다. 예전부터 방망이 하나는 실력을 인정받은 타자다. 수비 실력도 괜찮은데 지금 몸이 완벽하지 않다. 몸 상태가 회복되면 2루수와 3루수로 출전하는 게 베스트”라고 말했다.생애 첫 시즌 100타점이 최주환에게 남은 개인 목표다. 하지만, 최주환은 100타점이라는 목표를 최대한 신경 쓰지 않기로 다짐했다. 지난해 100안타와 올 시즌 20홈런도 ‘아홉수’가 있었다. 최주환은 “기록 달성까지 한 개를 남기니까 사람이라 신경이 쓰이더라. 20홈런도 휴식기 전에 달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잘 안 풀렸다. 100타점 기록도 최대한 잊고 있는 게 좋을 것 같다. 우선 안타 하나하나를 쌓는 것에 집중하면서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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