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희-조동기 감독, 휠체어농구팀 지도…프로 사령탑 출신 최초
트래블링 규정 등 일반 농구와 달라 "가르치며 배웁니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휠체어 농구에도 트래블링이 있죠. 휠체어 바퀴를 드리블 없이 세 번 밀면 안 되거든요."
현역 시절 국가대표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 출전하고 여자프로농구 부천 KEB하나은행 사령탑을 역임한 조동기(49) 감독이 휠체어 농구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다.
조동기 감독은 지난해 11월부터 춘천시 장애인체육회 직장운동경기부 휠체어농구단 지휘봉을 잡고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국내 남녀 프로농구 감독 출신이 휠체어 농구팀을 맡은 것은 조 감독이 처음이다.
2014년까지 하나은행에서 여자 프로 선수들을 가르친 조 감독은 이후 한국유소년농구연맹 총재를 맡아 농구 저변 확대에 힘썼고 이번에는 장애인농구로 그 영역을 넓힌 셈이다.
특히 조 감독의 중앙대와 실업 기아자동차 선배인 강동희(54) 전 프로농구 원주 동부(현 원주 DB) 감독이 춘천시 휠체어농구단 고문을 맡아 힘을 보태기로 했다.
강동희 전 감독은 29일 강원도 춘천을 찾아 직접 휠체어를 타고 선수들을 지도하며 굵은 땀방울을 쏟아냈다.
조동기 감독은 "국내 휠체어 농구 1부 리그에 6개 팀이 있다"며 "우리 팀에도 올해 도쿄 패럴림픽에 출전할 선수가 세 명(이치원·김상열·이병재)이나 포진했다"고 소개했다.
농구로 국가대표를 지내고 올림픽까지 뛴 조 감독이지만 휠체어 농구는 생소한 분야이기도 하다.
그는 "휠체어 농구에도 트래블링이 있어서 바퀴를 두 번 밀고 드리블을 해야 한다"며 "또 공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라인을 밟아서는 안 된다"고 일반 농구와 다른 규정을 설명했다.
또 장애 등급에 따라 포인트가 부여되는데 뛰는 선수 5명의 합계가 14포인트를 넘어가면 안 되는 점도 휠체어 농구 규정이다.
조 감독은 "비장애인 농구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며 "휠체어를 다루는 기술도 있어야 하고, 아무래도 휠체어가 차지하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수비가 바짝 붙으면 피해서 들어가기 쉽지 않다"고 소개했다.
"농구를 평생 해왔고 가르쳐도 왔지만 지금은 휠체어 농구와 접목하는 과정"이라고 소개한 그는 "이게 될까, 안 될까 고민도 크고 양훈모 코치와도 의논을 많이 한다"고 덧붙였다.
조 감독은 "휠체어 농구를 오래 해온 선수들이 보기에는 '이거 안 되는데 왜 시키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전에서 쓰지 못하더라도 이런 길이 있다는 것을 배우면 다른 농구의 눈이 뜨일 수도 있다"며 "저도 무조건 된다고 하지 않고, 선수들도 무조건 안 된다고 하지 않으면서 서로 가르치며 배우는 중"이라고 웃어 보였다.
팀의 고문을 맡기로 한 강동희 전 감독 역시 "직접 휠체어에 앉아서 해보니 비장애인 농구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며 "앞으로 기회가 되는대로 와서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조 감독은 "4월부터 국내 대회가 열리는데 다른 팀들이 다 잘하지만 저희도 도전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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