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제주/강현지 기자] 오현중학교의 농구 코트장에 여자농구 선수들이 떴다.
WKBL(한국여자농구연맹)이 박혜진, 이선영, 최은실, 유현이(이상 우리은행), 유승희, 한엄지, 김연희(이상 신한은행)와 제주에 있는 오현중학교를 찾았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한 WKBL은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위시코트 캠페인을 실시했다. 이름하여 ‘스포츠토토와 함께하는 W위시코트 캠페인.’
사연 신청은 고수현 교장선생님(59)이 나섰다. 고수현 교장선생님은 “그간 학생들이 맨땅에서 농구하는 모습을 보니 안타까워 신청을 하게 됐는데, 훌륭한 코트를 기증받게 돼 기쁘다”며 WKBL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WKBL이 사연을 채택하게 된 건 열악한 상황에서 전국대회에 참가해 3등이라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 고 선생님은 학생들이 선수들과 즐기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행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흐뭇한데, 앞으로 이런 행사를 더 적극적으로 개최하려고 한다”며 기뻐했다.
메인 행사는 오현중 학생들과 선수들과의 친선게임. 1쿼터 8분, 4대4로 진행된 이번 경기에서 이선영이 첫 골을 터뜨렸지만, 오현중 선수들에게 리바운드를 빼앗기며 크게 달아나지 못했다. 눈에 띄었던 건 고명선 군(16). 선수들을 상대로 포스트에서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골 못 넣으면 못 나와!” 박혜진의 외침에 유승희는 1쿼터 종료 시점에 3점슛에 성공, 박혜진을 가리키는 세리모니를 보이기도 했다. 쇼맨십에 학생들까지 살뜰히 챙겨 오현중의 스타가 된 유승희.
행사가 끝나자 학생들에게 가장 많은 사인 요청을 받기도 했다. 김선재 군(16)은 “유승희 선수가 실물이 훨씬 예쁜 것 같다”고 외치기도 했다. “선수들과 같이 농구를 해서 좋았다”는 김선재 군은 “그동안 아스팔트 바닥에서 농구를 해 대회에 나가면 (코트에서 하기 때문에)적응이 안 됐던 부분이 있었는데, 코트가 생겨서 너무 좋다”며 행사를 즐겼다.
쿼터별 휴식 타임에 3점슛, 자유투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학생들을 대신해 박혜진이 3점슛을 시도해 성공, 학생들에게 선물을 나눠줬다. 행사를 마친 박혜진은 “학생들이 이렇게 농구를 좋아할지 몰랐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다”로 소감을 전했다.
유승희는 “사인도 많이 해줬는데, 오늘 인터뷰 요청도 많다”라고 웃은 뒤 “내가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제주도에 일도초등학교 학생들이 잘했다. 남자팀이었는데, 개인기도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섬이다 보니 대회를 나가더라도 비행기나 배를 타고 왔다 갔다 했다. 지역 특성상 농구가 불모지가 됐는데, 이렇게 (오현중에)코트를 기증하게 돼 좋다”고 말했다.
학생들 또한 선수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지역 특산물인 제주 감귤을 준비한 것. 행사에 참여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선물을 전달했다. 사진 촬영과 사인회로 행사는 마무리됐지만, 학생들은 끝까지 농구공을 튕기며 코트를 떠나지 않았다. 처음 만난 선수들 이야기, 또 코트가 생겨 기쁜 마음을 이야기하느라 바빴다.
오는 22일에는 KEB하나은행(김이슬, 강이슬, 김미연, 이하은)과 KDB생명(노현지, 구슬, 진안, 김소담)이 경남 보건고를 방문한다. 이날을 끝으로 WKBL은 위시코트 캠페인을 모두 마무리한다.
# 사진_WKBL 제공
2018-06-02 강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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