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대 가는 조나탄의 이적료로 원했던 영입에 나서는 수원
[골닷컴] 서호정 기자 = 수원 삼성의 반격이다. 최근 이적 시장에서 움츠린 모습을 보여 온 수원이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봉과 이적료 등 여러 조건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물러났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원하는 영입에 척척 나서는 모습이다.
조나탄의 이적료가 곧 수원의 자신감이다. 2017 K리그 클래식 득점왕인 조나탄은 중국 슈퍼리그의 텐진 테다로 이적한다. 12월부터 가시화된 이적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돼 현재는 발표를 남겨 둔 상태다. 조나탄도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들을 통해 수원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남겼다.
실력과 팬 서비스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조나탄을 잡지 못하는 것은 아쉬운 현실이다. 2014년을 기점으로 몸집 줄이기에 들어간 수원은 매 겨울 만남보다는 작별이 익숙한 상황을 맞았다. 두 시즌 연속 K리그 클래식에서의 뛰어난 활약으로 가치가 오른 조나탄을 잡기란 어려웠다. 텐진이 조나탄에게 제시한 연봉은 수원에서 받던 3배다.
수원이 조나탄을 보내며 받는 보상을 가치 있게 쓰는 게 관건이 됐다. 텐진이 지불할 이적료는 60억원이 넘는다. 지난 시즌 도중 조나탄을 완전 이적 시킨 수원은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그 돈이 이번 이적시장에 수원이 투자하는 씨드머니가 됐다.
J리그에서 뛰던 박형진과 브라질 국적의 측면 자원 크리스토밤 영입에 그쳤던 수원은 연말부터 이적시장의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다.
전북과 협상 중이던 포항의 미드필더 손준호를 수원이 하이재킹 한다는 보도가 시선을 모았다. 전북이 포항과 이적료에 대한 합의를 마친 상황이라 분쟁 조정 논란이 일었고 현재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수원이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하며 선수를 영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만방에 알렸다.
다음은 데얀 영입전에 끼어든 것이다. 태국 행을 알아보던 데얀의 영입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에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다. 4일 최종 협상을 벌이는 양자는 긍정적인 입장을 모은 상태다. 손준호 건과 달리 데얀은 서울과의 계약이 끝나 개인 협상만 마무리하면 이적에 아무 문제가 없다.
서울의 간판이자 예비 레전드였던 선수가 라이벌 팀으로 옮긴다는 소식에 축구 팬덤이 뒤집어졌다. 공식 발표가 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가능성만으로 핵폭탄급 뉴스였다. 3일 입국하는 데얀의 행보에 수원과 서울 양팀 팬들의 관심이 몰린 상황이다.
데얀은 K리그의 대표적인 고액 연봉자다. 지난 시즌 서울의 연봉 1위이자 K리그 전체 4위에 해당하는 13억 4500만원을 받았다. 올 겨울 태국 클럽과의 협상도 기본 연봉 80만 달러에서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이 데얀을 데려온다는 것은 그 이상의 연봉을 줄 자신이 있다는 얘기다.
수원은 모기업이 삼성전자에서 제일기획으로 이관된 뒤 선수 인건비를 줄이는 정책을 이어왔다. 팀 내 많은 스타들이 떠난 건 그 때문이었다. 주장 염기훈은 팀에 남기 위해 연봉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도 했다. 고액연봉자 데얀의 영입은 그 정책을 따르지 않아도 될 여유가 있어서다. 당연히 조나탄의 이적료 수익에서 비롯된 결과다.
데얀 영입과 별개로 수원은 부산의 간판인 임상협 이적에도 근접한 상태다. 수원과 부산은 협상에서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측면 공격수인 임상협은 지난해부터 수원의 서정원 감독이 간절히 원했던 선수다. 양 측면을 모두 소화하고 골 결정력이 좋은 임상협을 데려와 오른쪽 측면을 보강하길 원했다.
하지만 지난해 수원은 임상협 영입에 실패했다. 선수 트레이드를 1차적으로, 그 다음엔 선수+현금의 방식을 제안했지만 부산이 원하는 수준을 맞추지 못했다. 이번에는 소모전 없이 깔끔하게 정리했다. 부산이 원하는 이적료를 지불할 능력이 되기 때문이다.
수원은 예년의 선수 트레이드 방식이 아닌 이적료 지불로 핵심 보강을 꾀하는 중이다. 2일 K리그 챌린지의 부천에서 활약하던 바그닝요도 완전 이적으로 영입했다. 조나탄이 남기고 간 씨앗이 수원의 이적시장을 꽃 피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