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손흥민 "내 점수는 50점, 부족한 점 많았다"
[골닷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이성모 기자 = "2017년 내 점수는 50점. 부족한 점 많았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햄튼과의 홈 경기에서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2017년 공식 경기를 마감한 손흥민이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이날 해리 케인의 2017년 최다골 기록 달성을 완성하는 골을 어시스트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전에 직접 골을 기록하기도 하며 1골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난 그는 평소보다 길게 가진 2017년의 마지막 인터뷰에서 진지하고 차분한 모습으로 소감을 밝혔다.
-1골, 2도움으로 승리를 견인했는데.
"중요한 경기였고, 케인 선수가 또 중요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해서 팀원으로 뿌듯합니다. 케인이 골 신기록을 세우는데 도움 줄 수 있어서 홀가분한 마음인 것 같습니다."
- 케인이 해트트릭 골을 기록한 후에 축구화 닦는 세리머니를 했는데, 미리 계획했던 것이었는지
"아니요. 계획한 것은 아니었고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특별히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저도 케인에게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에 한 명의 레전드로서 대우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런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다는 것도 영광이고 감사한 것 같습니다."
- 케인의 두번째골(손흥민의 첫 어시스트) 상황에서 일부러 케인을 돕기 위해 어시스트를 노렸는지
"그런 것은 아니었고, 케인의 위치가 더 좋았기 때문에 패스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욕심을 부릴 때도 있지만 좋은 위치에 있는 선수에게 패스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또 아직 스코어가 1-0이었기 때문에 더 달아나야했습니다."
- 지난 경기에서 일대일 찬스 놓친 후 이번 경기에서는 일대일 상황에서 골을 넣었는데
"이번 경기에서 꼭 골을 넣자는 생각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이 컸습니다. 지난 경기 끝나고 생각이 많았고 찬스 놓치고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경기를 보면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한골이 모든 결과를 바꾸는 것은 아닙니다. 더 발전하라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 2017년은 본인에게 어떤 한 해였는지
"2017년, 정말 시간이 훅 갔다라고 생각하고 프리미어리그에 오고 나서는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많이 슬픈 것 같기도 합니다. 아직은 축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지만,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시간이 줄어드는 느낌도 들고 계속 축구를 하고 싶고 그러다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스무살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2017년에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났고 안 좋은 일도 많았지만 너무나도 고마웠던 2017년이었습니다. 팀 동료들, 부모님, 모든 분들께 감사한 2017년이었습니다."
- 100점 만점 점수로 매겨본다면?
"반 정도, 50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너무 겸손한 평가가 아닌지
"겸손한 것이 아니라 정말로 부족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습니다. 팔이 부러진 후에 몸을 끌어올리는데도 시간이 걸렸고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습니다. 50점도 저한테는 후한 점수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50점보다 더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2018년은 본인에게 두번째 월드컵도 있는데 어떤 마음으로 준비할 것인지.
"2018년은 계속해서 웃는 한 해였으면 좋겠습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공 찰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 하루하루가 행운이라고 즐겁다고 생각을 하고 경기장에 나가고 훈련장에 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이 배운다는 느낌으로 운동장에 나가서,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웃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좋겠고 월드컵에 나가서도 목표만큼만 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습니다."
- 팬들에게 한 마디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말씀을 제일 먼저 드리고 싶고요. 2017년 축구대표팀, 토트넘, 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 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제가 잘한다는 생각보다는 많은 팬분들 국민들이 응원해주신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8년에는 대한민국 팬분들이 경기 시간을 기다릴 수 있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