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졌지만 잘 싸운' 전자랜드, 내년엔 잘 싸우고 이깁시다
최강 현대모비스 상대로 챔피언전 5차전까지 선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10개 구단 중 가장 늦게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오른 인천 전자랜드가 올해도 '졌지만 잘 싸운' 여운을 팬들에게 남기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전자랜드는 21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울산 현대모비스와 경기에서 84-92로 졌다.
울산에서 열린 원정 1, 2차전을 1승 1패로 끝내 이번 시즌 '절대 1강'으로 꼽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대이변을 일으키는 듯했으나 이후 세 경기를 내리 패하면서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2차전 4쿼터 초반에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가 어깨를 다쳐 그 이후로는 경기에 뛰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빼고 치른 3차전에서 20점 차 이상으로 크게 패해 상승세가 꺾였고, 이후 4차전부터 긴급히 수혈한 투 할로웨이가 분전했으나 경기 종료 2분 전까지 6점을 앞서던 리드를 날려버린 4차전이 두고두고 아쉽게 됐다.
그러나 전자랜드로서는 2018-2019시즌은 큰 의미를 남긴 해가 됐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을 경험하지도 못한 구단이었지만 올해는 정규리그 2위로 4강에 직행했고,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3위 팀 창원 LG를 3연파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숙원을 풀었다.
시즌 개막에 앞서 전자랜드를 상위권 후보로 꼽는 전문가는 드물었지만 유도훈 감독 특유의 끈끈한 조직력을 앞세운 '전자랜드 농구'는 올해도 어김없이 팬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박찬희와 정영삼 등 고참급 선수들에 정효근, 강상재, 김상규, 이대헌 등 장신 국내 포워드들이 포진한 전자랜드는 외곽에서는 차바위와 김낙현 등이 지원 사격을 맡았다.
확실한 '리그 올스타급' 선수는 딱히 없지만 2009년부터 이 팀을 지휘한 유도훈 감독이 만들어내는 탄탄한 팀워크가 전자랜드의 '팀 컬러'다.
또 외국인 선수로 호흡을 맞춘 찰스 로드와 팟츠 역시 팀에 잘 녹아들어 전자랜드는 시즌 개막 전의 기대치보다 좋은 결과를 받아들었다.
우승을 차지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도중 "지금까지 챔피언결정전을 여러 번 했지만 올해 전자랜드가 최강"이라며 "이 팀은 최근 몇 년째 국내 선수로는 우승권 전력이었지만 그동안 외국인 선수가 팀에 보탬이 안 됐던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졌지만 잘 싸웠다'의 줄임말인 '졌잘싸'는 최근 몇 시즌 전자랜드와 늘 함께했던 신조어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 6위를 하고도 6강에서 3위 서울 SK를 3-0으로 잡았고, 4강에서 2위 원주 동부와 5차전 혈투 끝에 2-3으로 분패했다.
또 지난 두 시즌에는 연달아 정규리그 6위로 6강에 올라 3위 팀들을 2승 3패로 괴롭히는 등 거의 해마다 '졌잘싸' 브랜드를 달고 다녔다.
올해 4강은 가볍게 통과했고,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원정 1승 1패로 잘 싸웠지만 팟츠의 부상 변수 등으로 인해 끝내 '졌지만'이라는 수식어까지 떨쳐내지는 못했다.
유도훈 감독은 이날 시즌을 마친 뒤 "6차전까지 가겠다고 한 약속을 못 지켜서 사랑해주신 팬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려고 했다"고 인사했다.
유 감독은 "마지막 고비를 넘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저나 선수들 모두 느낄 것이고 조금 더 강팀이 되기 위해 다시 준비하겠다"며 "현대모비스 우승을 축하하고 다시 언덕을 어떻게 넘어야 할지 공부를 더 하겠다"고 2019-2020시즌으로 시선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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