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결산] V7 현대모비스·챔프전 첫 진출 전자랜드…흥행 가능성 ↑
시즌 개막 앞두고 외국 선수들 키재기 '진풍경', 농구영신 매치 올해도 '히트'
PO 관중 4년 만에 10만 돌파하며 인기 회복 조짐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지난해 10월 개막한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가 21일 울산 현대모비스의 통산 7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6개월 대장정을 마친 프로농구는 5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리는 것을 시작으로 다시 10월 2019-2020시즌 개막을 향한 준비에 들어간다.
챔피언결정전에서만 통산 7회 우승을 차지,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던 최다 우승 기록을 하나 더 늘린 현대모비스가 시즌 처음부터 끝까지 리그를 평정한 시즌이었다.
개막 전부터 유재학 감독의 지도력에 양동근, 이대성, 함지훈, 문태종, 라건아 등의 라인업을 구축해 10개 구단 가운데 최강이라는 평을 들었던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에서 2위 인천 전자랜드에 무려 8경기나 앞선 1위를 차지했다.
플레이오프에서도 4강에서 전주 KCC, 챔피언결정전에서 전자랜드에 각각 1패씩 당했으나 한 차원 높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리그 정상을 되찾았다.
최근 13년간 현대모비스가 6번이나 챔피언결정전을 제패, 사실상 2년에 한 번꼴로 우승하며 최고 명문 팀의 자리를 굳혔다.
유재학 감독과 양동근은 나란히 6번째 챔피언 반지를 수집, 각각 감독과 선수 부문 최다 우승 1위를 질주했다.
전자랜드도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패했으나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에 오르지 못한 팀이었으나 올해는 정규리그 2위,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값진 성과를 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3, 4차전이 열린 전자랜드의 안방 인천에는 두 경기 모두 평일임에도 8천 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해 'PO 흥행'에 앞장섰다.
'오빠 부대' 출신 사령탑의 자존심을 세운 현주엽 감독이 이끈 창원 LG나 외국인 감독 최초로 플레이오프 진출 및 승리를 기록한 스테이시 오그먼 감독의 전주 KCC도 각각 3, 4위에 오르며 선전했다.
또 시즌 초반 10연패 늪에 빠졌던 고양 오리온, 최근 4년간 하위권을 맴돌았던 부산 kt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반면 최근 두 시즌 간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안양 KGC인삼공사-서울 삼성(2016-2017시즌), 서울 SK-원주 DB(2017-2018시즌) 4개 팀은 모두 '봄 농구'에 초대받지 못하며 재도약을 다짐해야 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이정현(KCC)이나 플레이오프 MVP가 된 이대성(현대모비스)은 나란히 슈팅 가드 포지션에서 맹활약하며 잊지 못할 시즌을 만들었다.
신인상을 받은 변준형(인삼공사) 외에 이렇다 할 '루키'들의 활약은 없었지만 양홍석(kt), 송교창(KCC), 강상재(전자랜드)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는 팬들의 흥미를 더욱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2018-2019시즌은 이정대 신임 KBL 총재가 취임해 치른 첫 시즌이기도 했다.
이전 집행부가 결정한 사안이기는 했지만 외국인 선수의 키를 200㎝ 미만으로 제한, 외국인 선수들이 KBL에서 신장을 측정하고 200㎝가 안 되는 결과에 기뻐하는 모습은 외국 언론에도 소개될 정도로 큰 화제가 됐다.
'키가 중요한 스포츠에서 키를 제한하는 것은 코미디'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반대로 '국내 장신 선수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고, 단신 외국인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로 인해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긍정적인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1월 한국 국적을 취득한 라건아(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선수 MVP를 받아 1990년대 활약하며 세 차례 외국 선수 MVP가 된 조니 맥도웰과 최다 수상 기록 동률을 이뤘다.
3년째를 맞이하며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히트 상품'이 된 '농구영신' 매치는 이번 시즌에는 사상 최초의 '1박 2일' 경기로 12월 31일 경남 창원에서 진행됐다.
올해도 7천 511명이 입장, 정규리그 최다 관중 기록을 세웠다.
정규리그 관중은 총 76만 3천890명, 경기당 2천829명을 기록, 2017-2018시즌 평균 관중 2천796명에 비해 1.2% 증가했다.
프로농구 두 번째 시즌이었던 1997-1998시즌 평균 2천 831명 이후 20년 만에 다시 2천 명대로 떨어진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2천 명대 관중에 그쳤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는 21경기에 총 10만 4천718명, 평균 4천987명이 입장해 2014-2015시즌 이후 4년 만에 플레이오프 총 관중 1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긍정적인 신호다.
올해는 8월 중국에서 농구 월드컵이 열리고 그에 앞서서는 리투아니아, 체코, 앙골라를 초청한 국제 대회도 국내에서 계획 중이기 때문에 모처럼 비시즌에도 '농구 열기'를 이어갈 좋은 기회다.
외국인 선수의 신장 및 자격 제한이 풀리거나 완화되는 2019-2020시즌에는 더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를 찾을 전망이고, 10개 구단의 전력도 올해보다 평준화될 것으로 예상돼 지난 시즌 바닥을 찍은 프로농구의 인기 역시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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