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민준구 기자] 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대표팀이 윌리엄존스컵 일정을 모두 마쳤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약 2주를 남긴 현 상황에서 존스컵 결과는 숙제를 넘어 걱정을 안길 정도였다.
여자농구 대표팀은 29일 대만 뉴타이베이 신장체육관에서 열린 2018 윌리엄존스컵 최종전 대만 A와의 맞대결에서 60-76으로 패했다. 이날을 끝으로 대표팀은 2승 3패로, 4위라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5경기 동안 대표팀이 보여준 경기력은 실망 그 자체였다. 김단비(신한은행)를 비롯해 강아정(KB스타즈)과 김정은(우리은행), 박지수(라스베이거스)가 합류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남아 있는 선수들 중 최정예로 선발한 현 대표팀의 성적은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대회를 통해 드러난 문제점은 많았다. 치명적인 부분은 바로 리바운드. 박지수의 부재로 인한 높이의 약세는 대표팀의 공수 밸런스를 무너지게 했다. 최은실의 분전이 눈부셨지만, 곽주영의 몸 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 속에서 대표팀의 골밑을 든든히 지켜줄 선수는 없었다. 뉴질랜드와 일본, 그리고 대만 A에 패한 건 1차적으로 높이 싸움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둘째로는 확실한 해결사의 부재다. 박혜진과 임영희가 매 경기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두 선수에게 화끈한 득점력을 기대하기는 힘들다. 박혜진과 임영희는 이미 대표팀의 공격과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격에만 전념하며 득점을 올려줄 해결사가 필요하다. 강이슬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지만, 승리로 이끄는 데 있어 2% 부족했다. 박하나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물론, 얻은 것이 없는 대회는 아니었다. 제대로 된 연습경기조차 못한 대표팀의 사정상, 존스컵은 실전경험을 쌓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또 국제대회만 나가면 작아졌던 박혜진이 제 역할을 다 해냈다는 점에서 많은 의미부여를 할 수 있다. 박혜진은 5경기 평균 13.0득점 4.8리바운드 6.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고교생 국가대표 박지현도 언니들 틈에서 5.0득점 3.2리바운드를 올리며 짧은 시간 동안 많은 효율을 냈다. 경기당 8.8득점 5.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지켜낸 최은실의 발견도 수확이었다.
한편, 대표팀은 이제 북측 선수 3명(로숙영, 장미경, 김혜연)과 8월 1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합동훈련을 펼쳐야 한다. 로숙영은 대표팀의 낮은 높이를 채워줄 수 있고 장미경과 김혜연은 앞 선에서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다. 그러나 득실을 따졌을 때, 실이 더 크다.
아시안게임을 얼마 남지 않은 현 상황에서 이제껏 단 한 번도 손발을 맞춰본 적 없는 북측 선수들과 함께 한다는 건 여러 문제점이 있다. 먼저, 조직적인 부분에서 전혀 맞지 않아 손발을 맞추는 데 남은 시간을 쓸 수밖에 없다. 또 남북 선수들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부분은 남북통일농구대회를 다녀온 모든 선수들이 지적한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능력에서 대표팀 선수들보다 나을 수 있겠지만, 단체 스포츠인 농구에서 얼마나 큰 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 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북측 선수 3명을 포함한 12인의 최종명단이 곧 제출되어야 하며 아시안게임 정상을 향한 도전은 곧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 대표팀은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 존스컵에선 대만까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뽐냈다. 단기간에 그들을 꺾을 비책이 필요하다.
# 사진_점프볼 DB(유용우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2018-07-29 민준구([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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