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빛줄기 된 홍건희 "호투 비결? 심리적 요인 덕분"
"큰 잠실구장과 수비력 좋은 동료들…과감하게 공 던져"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 7일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가 트레이드를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두산은 홍건희(28)를 영입하면서 주요 내야수 류지혁(26)을 KIA로 보냈는데, 두산이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여론이 거셌다.
홍건희는 지난 시즌 7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정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였고, 올 시즌에도 평균자책점 6.00으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 후에도 한동안 이런 여론은 계속됐다.
류지혁은 KIA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잡고 펄펄 날았지만, 홍건희는 좀처럼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큰 변화를 겪은 만큼, 마음을 추스르고 편안한 상황에서 공을 던지라는 두산 김태형 감독의 생각이었다.
홍건희는 이 기간 김태형 감독의 생각처럼 자신을 돌아보며 심기일전했다.
그리고 10일 두산이 9-1 대승을 거둔 NC 다이노스전에서 이적 후 첫 등판 했다.
그는 24일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적 후 독기가 생겼다"며 "트레이드까지 됐는데, 이곳에서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선수 인생이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홍건희는 마운드에서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공을 던졌다.
KIA 소속 시절과 다른 선수 같았다. 그는 이적 후 6경기에서 9⅔이닝 2자책점을 기록하며 빼어난 활약을 이어갔다.
19일 LG 트윈스와 경기에선 계투로 나와 승리를 기록했고, 21일 LG전에선 3-1로 앞선 9회에 마무리 투수로 등판해 무실점 호투하며 세이브를 올렸다.
홍건희는 호투 비결을 묻는 말에 "잠실구장은 다른 구장보다 외야까지 거리가 멀어 홈런 부담이 적다"며 심리적인 요인을 꼽은 뒤 "수비력이 좋은 동료들을 믿고 과감하게 공을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달 (친정팀) KIA와 경기가 있는데, 더 열심히 던질 것"이라며 살짝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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