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엠스플 현장] 유승안의 한숨, 경찰청 “올해 야구단 선발공고 없다.”

일병 news1

조회 441

추천 0

2018.09.06 (목) 11:00

                           
‘퓨처스리그 명문’ 경찰야구단이 존폐 갈림길에 섰다. 정부의 ‘의무경찰 인원 감축 정책’에 따라 경찰야구단의 미래엔 짙은 안개가 끼었다.
 
[엠스플 현장] 유승안의 한숨, 경찰청 “올해 야구단 선발공고 없다.”

 
[엠스플뉴스]
 
경찰야구단이 ‘2018 KBO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경찰야구단은 ‘8년 연속 우승’이란 금자탑을 완성했다.
 
하지만, 경찰야구단 분위기는 우승팀과는 거리가 멀다. 야구단이 ‘존폐 갈림길’에 선 까닭이다. 당장 10월로 예정된 신입선수 선발부터 불투명하다. 경찰야구단 유승안 감독의 한숨이 점점 깊어지는 이유다. 유 감독은 우승의 기쁨도 느끼지 못한 채 초조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승안 감독 “경찰야구단 창단 이후 ‘병역 비리’ 줄고, ‘신데렐라’ 늘었는데...정부 정책을 어기면서까지 야구단 존속을 바랄 순 없는 상황”
 
[엠스플 현장] 유승안의 한숨, 경찰청 “올해 야구단 선발공고 없다.”

 
경찰야구단 미래가 불투명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아직 경찰청으로부터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내용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묵묵히 기다리는 것뿐입니다. 그저 마음으로만 ‘경찰야구단 존속’을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2009년부터 10년째 경찰야구단 선수들과 동고동락한 유승안 감독의 목소리는 담담했다. 그렇다고 현 상황을 넋 놓고 지켜보는 것만은 아니었다. 경찰야구단의 존속 필요성을 역설할 때 유 감독의 목소리는 열정적으로 변했다.
 
성적과 별개로 경찰야구단은 한국 야구 발전에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 구단입니다. 경찰야구단이 생긴 뒤 야구계에서 ‘병역 비리’가 사라졌어요. 되레 많은 선수가 경찰야구단에 입단해 ‘인생 역전’을 끌어내기도 했습니다. 제게 가장 큰 자부심은 8년 연속 퓨처스리그 우승이 아니라 바로 군에 다녀와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경찰야구단 출신 선수들의 인생 역전입니다. 유 감독의 말이다.
 
유 감독 말처럼 경찰야구단은 야구 선수들에게 기회의 땅이었다. 경찰야구단은 창단 이후 수많은 ‘신데렐라’를 배출했다. 최형우(KIA 타이거즈), 손승락(넥센 히어로즈), 양의지(두산 베어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선수가 경찰야구단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량을 만개했다.
 
경찰야구단이 야구선수 병역 비리의 악순환을 끊는데 큰 역할을 담당한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군팀이 국군체육부대(상무) 하나뿐이던 시절, 야구선수의 병역 비리는 크나큰 사회적 문제가 됐다. 하지만, 2005년 경찰야구단 창단 이후 야구판에서 ‘병역 비리’는 자취를 감췄다. 2006년을 기점으로 한국야구가 급격한 성장한 데도 경찰야구단의 존재를 빼놓을 수 없다.
 
“정부와 경찰은 어떻게든 경찰야구단을 도와주려 하는데 야구계는...”
 
[엠스플 현장] 유승안의 한숨, 경찰청 “올해 야구단 선발공고 없다.”

 
하지만, 이제 경찰야구단의 미래는 고양이의 발걸음처럼 불확실하다. 정부가 ‘2023년 의경 폐지계획’을 계획한 까닭이다.  
 
경찰야구단을 위탁운영하는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9월 5일 엠스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마다 의무경찰 인원을 20% 감축할 예정이다. 의경 인원 감축으로 경찰야구단도 내년부터 폐단 수순을 밟을 예정이라 이에 따라 올해 경찰야구단 선수 선발공고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승안 감독은 “폐단 수순을 밟는 걸 돌이킬 수 없다면 경찰야구단이 경찰 이미지 개선과 프로야구의 건전한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만큼 야구단 폐단까지 유예기간이라도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정부 정책에 반하면서까지 경찰야구단이 존속할 순 없어요. 경찰청과 행정안전부 모두 경찰야구단을 위해 많은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왔습니다. 마지막 바람이 있다면 경찰야구단을 잘 정리하고, 새로운 군팀이 나올 여지가 보일 때까지 유예기간을 줬으면 하는 겁니다.유 감독의 말이다.
 
'유예기간'이라는 바람과 함께 유 감독은 아쉬움도 토해냈다.
 
경찰야구단에 가장 필요한 건 야구계의 관심과 도움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야구계는 '아쉽다.' '안타깝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에요. 경찰야구단이 사라졌을 때의 후폭풍이 얼마나 클지 야구계 전체가 고민했으면 합니다. 
 
바람 앞의 촛불 신세가 된 경찰야구단. 과연 경찰야구단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무명 선수들의 인생 역전'이라는 기적을 경찰야구단이 끌어냈다면 지금은 야구계가 나서 '경찰야구단 기사회생'이라는 기적을 연출할 차례다. 
 
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

신고를 접수하시겠습니까?

이전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