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이슈] ‘마운드 흔들’ 한화, 베테랑 투수들 어디서 뭐하나
| 권 혁, 심수창, 송창식. 지난해까지 한화 불펜을 책임졌던 노장 불펜 투수들이다. 한화 마운드가 흔들리는 지금, 이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는 8월 9일과 10일 청주 홈경기에서 연이틀 대패를 당했다.
9일 경기는 상대팀 넥센 히어로즈에게 난이도 ‘easy’ 모드의 스크린야구장 같았다. 25피안타 16실점으로 정신없이 얻어맞았다. 16점 중에 13점이 6회 이후 내준 점수였다. 10일에도 장단 17안타를 얻어맞고 9실점하며 패했다. 역시 9점 가운데 6점이 6회 이후 내준 점수다. 대부분의 실점이 불펜 쪽에서 나왔다.
7월까지만 해도 한화 불펜은 리그 최고 높이를 자랑했다. 불펜 평균자책 3.95로 리그 1위를 달렸던 한화다. 필승조와 추격조 할 것 없이 모두가 호투를 펼쳤다. 박주홍, 서균, 박상원 등 젊은 투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숱한 1점차 승리, 경기 후반 역전승도 불펜의 힘을 발판으로 나왔다.
하지만 무더위가 절정에 달한 8월 들어 불펜의 힘이 다소 떨어지는 듯한 모습이다. 8월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 6.14로 이 기간 7위에 그치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해까지 한화 필승조에서 활약했던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근황이 궁금해진다. 좌완 권 혁은 올 시즌 아직 한 경기도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5월까지 2군에서 복귀 준비를 하다 허벅지 부상으로 두 달을 쉬었고, 7월 26일에야 다시 2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베테랑 우완 심수창도 3월에 3경기 등판하고 말소된 뒤 한번도 1군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한화의 투혼을 상징하는 송창식도 7월 3일을 마지막으로 1군 등판이 없다.
이들은 1군 마운드가 아닌 서산 2군 야구장에서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하는 중이다. 8월 들어 등판 빈도가 잦아졌다. 8월 1일 경찰야구단 상대로 심수창이 등판해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일 화성 히어로즈 전에는 송창식이 1이닝 2실점, 심수창이 1.1이닝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5일 화성전도 송창식-심수창 콤비를 가동했다. 송창식이 2이닝 1실점으로 던진 뒤 심수창이 올라와 1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10일 SK전에선 권 혁이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송창식은 2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렸다. 노장들의 활약에 힘입은 한화 2군은 8월 5경기 4승 1패를 기록하며 남부리그 1위 상무를 1.5게임차로 추격했다.
비록 1군이 아닌 2군이지만 꾸준히 경기에 등판한다는 건 몸 상태에 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권 혁만 해도 2군 엔트리 등록 후 4경기에 등판했고, 최근 패스트볼 구속도 140km/h 중반까지 끌어올렸다. 심수창은 18세이브(1위)로 퓨처스리그에선 오승환급 마무리로 활약 중이다.
과연 한화가 베테랑 투수들을 언제쯤 마운드에 올릴지가 관심사다. 한화는 10일 경기를 앞두고 5명의 선수를 1군에 등록했지만 이날 올라온 투수는 서 균과 장민재였다. 8일에도 박주홍과 정재원을 1군에 올렸다가 이틀 만에 다시 2군으로 내렸다.
1군 콜업 기회가 한 살이라도 어린 선수들에게 먼저 돌아가고 있다. 박종훈 단장이 지난해부터 강력한 기조로 밀어붙이고 있는 세대교체 기조에 한용덕 감독도 호흡을 맞추는 중이다.
권 혁이야 여러 차례 부상을 겪은 만큼 조심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정재원이나 장민재에겐 돌아가는 기회가 심수창에겐 주어지지 않는다는 건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부분이다. 고연봉의 나이 많은 선수가 뒷 순위로 밀린다는 느낌마저 준다.
한용덕 감독은 베테랑 불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기존 불펜이 지쳤을 때 베테랑들이 빈 자리를 채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기존 불펜이 대량실점으로 흔들리는 지금이 어쩌면 그 시기일지 모른다. 30대 후반 노장들에게 2군에서 많은 경기를 던지고 기록을 쌓는 건 아무 의미가 없다. 과연 한화 베테랑 불펜들에게 올 시즌 안에 기회가 돌아갈 수 있을까.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