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핸드 투수'는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의 가장 큰 무기 가운데 하나다. 김병현, 정대현 등 잠수함 투수들은 세계적인 타자들을 당황케 하는 ‘돌연변이’였다. 이제 김병현-정대현의 '잠수함 투수 계보'를 잇는 건 ‘연안부두 잠수함’ 박종훈의 몫이다.
[엠스플뉴스]‘연안부두 잠수함’이 태극마크를 달았다.SK 와이번스 언더핸드 투수 박종훈은 ‘2018 자카르다-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대표팀에 승선했다. 지난해 생애 첫 두 자리 승수(12승)를 올린 박종훈은 올 시즌에도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7월 4일 기준 박종훈은 15경기에 선발 등판해 80.1이닝을 소화하며, 8승 4패 평균자책 4.59를 기록 중이다.박종훈은 꾸준한 활약으로 태극마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제 박종훈의 시선은 국제무대로 향한다. 이제 야구 팬들은 ‘세계 유례없는 독특한 폼’으로 국외 타자들을 당황하게 할 박종훈의 투구를 기대한다.아시아경기대회에 참가하는 ‘신형 국가대표 잠수함’ 박종훈의 이야기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전반기 10승 노리는 박종훈 "5이닝은 누구보다 꾸준히 버텨낼 수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 야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뒤 신바람이 난 듯합니다. 정말 좋은 활약 펼치고 있어요.열심히 해야죠(웃음). 이제 아시아경기대회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요.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 벌써 8승을 올리며, SK 선발진 주축 멤버 입지를 굳히고 있습니다. ‘승리 요정’이란 별명까지 생겼는데요.승리를 거두는 건 제 능력 밖의 일입니다.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내준 덕분에 '승리 요정'이란 별명을 얻을 수 있었어요. 싫지만은 않은 별명입니다. 승리에 대한 욕심은 언제나 충만해요. 전반기에 두 차례 더 등판할 예정입니다.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내고 싶어요.그렇다면, 전반기에만 10승을 올리게 됩니다.‘10승’에 큰 의미를 두는 게 아니에요. 제가 전반기 남은 두 경기에서 상대할 팀들은 ‘꼭 이겨야 하는 상대’입니다.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죠. 치열한 2위 경쟁을 치르는 팀에 ‘승리’로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승리 요정’ 말고도, 별명이 하나 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아. 저도 알고 있어요. 바로 ‘5급 공무원’입니다. ‘경기마다 딱 5이닝씩만 소화한다’는 의미로 붙은 별명이에요(웃음).지나가던 손 혁 투수코치 왈 “5회까지 투구 수 100개 꽉 채운 다음 내려오면, ‘불펜투수는 죽으라’는 얘기지?”(당당한 어투로)아닙니다 코치님. ‘5이닝은 누구보다 꾸준히 버텨낸다’는 의미 아닐까요?(웃음).손 혁 코치 “말은 이렇게 했지만, 박종훈은 정말 좋은 투수예요. 박종훈 공은 노려도 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런 투수를 가르치게 돼 제가 영광입니다(웃음).”팀 내에서도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솔솔 흘러 나옵니다(웃음).아직은 시기상조에요. 하지만, KBO리그에서 더 좋은 투수로 진화한 뒤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마이너리그라도 상관없어요(웃음). 제 꿈은 좋은 ‘야구 지도자’가 되는 겁니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미국 야구를 직접 경험하고 싶은 이유에요. 큰 무대에서 견문을 넓혀 보고 싶어요.국가대표 잠수함 박종훈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도록 혼신의 힘 다할 것"
이제 아시아경기대회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연안부두 잠수함’이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국가대표 잠수함’이 됐어요.계속 진화를 거듭하고 있어 뿌듯합니다(웃음). 정말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한편으론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이 실감이 나지 않아요. 아직 유니폼을 받지 않았거든요.장롱에 국가대표 유니폼이 있지 않습니까.있습니다. 2011년 야구월드컵에서 입었던 국가대표 유니폼이 있어요. 당시 팀 동료인 (문)승원이 형, (한)동민이 형과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습니다. 아! 얼마 전 안 사실인데, 같은 대회 캐나다 대표팀에 익숙한 친구가 있었더라고요.누군가요?제이미 로맥이에요(웃음). 월드컵 하이라이트를 보면서, 로맥에게 장난으로 “파나마에 가봤느냐”고 말했어요. 그런데 “가봤다”고 대답하더라고요. 파나마에 있었던 시기도 똑같았습니다. 2011년이었어요. 서로 기억의 조각을 맞춰보니, 같은 대회에 출전했던 사실을 알아냈습니다(웃음)굉장한 인연입니다(웃음).저도 정말 신기했어요.‘2011 야구 월드컵’과 비교하면, 이번 태극마크의 무게가 훨씬 무거운 듯보입니다. ‘정예 국가대표’로 선발됐기 때문인데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궁금합니다.금메달을 따야죠.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기고 싶습니다.국가대표팀에서 맡을 보직을 귀띔 받았습니까.아직 아무 이야기도 듣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어떤 보직이든 시켜만 주신다면, 잘할 자신이 있습니다. ‘나라의 명예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태극마크가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거예요."김병현, 정대현은 전설. 전설을 향한 도전 이어가겠다."
국제대회에서 언더핸드가 가지는 장점은 리그에서의 기록으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타자들이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하는 데 어려움을 호소하는데요. 외국인 타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언더핸드 투수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박종훈입니다.그렇습니다. 저는 ‘외국인 타자’에게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요. 아무리 좋은 외국인 타자라도, 똑같은 타자로 느껴집니다. 이런 점이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자신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태극마크를 단 ‘연안부두 잠수함’에 대한 기대감이 큰 이유입니다. ‘김병현-정대현으로 이어지는 국가대표 언더핸드 투수 계보를 박종훈이 이을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요.두 선배님과 함께 이름이 거론되는 것조차 제겐 큰 영광입니다. 저는 이제 국가대표로 첫발을 떼는 입장이에요. 언젠간 두 선배님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좋은 잠수함 투수로 나라의 명예를 빛내고 싶은 마음입니다.엄밀히 따지면, 김병현, 정대현과는 다른 스타일을 지닌 투수입니다. ‘언더핸드 전설’들과 비교했을 때 박종훈만의 특별함은 무엇일까요?공을 놓는 지점이 가장 낮다? 그게 전부입니다(웃음). 두 선배님은 그야말로 전설이에요. 전성기 두 선배님의 공을 보면, 감탄사만 나옵니다. 저는 아직 많이 모자라요. 하지만, 두 전설을 따라잡지 못할 이유 역시 없다고 생각합니다. 늘 전설을 향한 도전을 이어갈 계획입니다.‘김병현-정대현’을 잇는 한국 대표 언더핸드 투수가 될 날이 머지 않아 보입니다. 아시아경기대회와 리그에서의 건승을 기원합니다.감사합니다. 올해 아시아경기대회와 한국시리즈에서 꼭 우승을 차지하고 싶습니다. 덤으로 ‘박종훈 덕분에 우승했다’란 말을 듣고 싶어요. 올해엔 정말 후회없이 도전할 거예요. '우승을 향한 도전'에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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