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볼=강현지 기자] 농구공이 튕기는 쪽으로 따라가는 학생들의 시선. 역대급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SK 주니어나이츠 강남점에서는 농구에 대한 열기로 여름을 극복하고 있다. 목을 축인 뒤 땀을 흘리면서도 시선의 끝은 농구공에 있다. 열정은 프로 선수급, 실력은 주니어 최강을 꿈꾸는 이들은 SK나이츠의 미래가 되기에 충분해보였다.
교육과 놀이가 병행되는 이곳
“안녕하세요.” 경기장에 들어서자 취재진에게 아이들이 먼저 밝게 인사를 건넨다. SK 주니어나이츠 강남점에서 강조하고 있는 점 중 하나. 아이들에게 농구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교육이라 본 것이다.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해에는 강남점에서 실력을 쌓던 안세환이 단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중학교로 진학하면서 SK의 선수 연고제 첫 등록선수가 됐다. KBL이 선수 지역연고제 활성화와 농구 유망주 양성을 위해 도입한 선수 연고제는 만 14세(중2) 이하 비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각 구단 연고 선수 등록이 가능하다. 안세환의 경우 SK에 등록되었기에 고등학교 졸업 후 KBL 신인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구단과 바로 계약이 가능하다. SK의 진정한 프랜차이즈 선수로 성장할 기회를 얻은 셈. 이는 향후 강남점의 자랑거리 중 하나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강남점을 운영하는 최영철 실장은 “연고 지명 선수가 있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현재 추세도 선진국과 비슷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본 바탕은 취미로 하는 선수 중에서 뜻이 있는 학생들을 엘리트 스포츠로 연결해주는 것이라 교육 프로그램에 큰 변화는 없다”고 말했다.
저학년과 고학년 훈련 방식에 큰 차이는 없다. 고학년이 되면 난이도가 올라가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선수들에게 농구에 대한 ‘재미’를 붙여준다는 기본 방침은 변함이 없다. SK 강남점은 아이들의 학업 성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나치게 운동에만 신경 쓰다 본분인 공부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 때문이다. 최영철 실장은 “성적이 나와야 뛸 수 있다. 강사진들도 가끔 학생들에게 엄포를 놓아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점프볼은 SK 주니어나이츠 강남점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포이초등학교를 찾았다. 강남점에는 해외 거주 경험이 있는 학생들도 많은 것이 특징. 대부분 해외에서 농구를 접하고 귀국해서도 그 재미를 이어가고자 했던 학생들이었는데, 만족도가 무척 높았다. 주말 오전 수업 홍일점인 오태림(왕북초 6)양은 “미국에서 3학년 때 운동에 관심이 있어서 시작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와 5학년 때 시작하게 됐다”며 “여기서 배울 것이 많다. 체력 훈련도 같이 하는데, 오히려 더 재밌다. 남학생들이랑 하다 보니 몸싸움에서 밀릴 때도 있지만, 운동을 계속하다 보니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준(대곡초 6)군 또한 미국 뉴욕에서 농구에 재미를 붙여 주니어나이츠 강남점에 수강신청을 했다. 김준 군은 “미국과는 달리 수비 연습이 많아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경기 때 써먹으면 노력한 것이 나오니 참고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팀워크의 중요성을 알게 되는 것 같다”며 농구의 재미를 설명했다. 지난 7월에 있었던 SK 빅맨 캠프에도 다녀왔다는 그는 “농구 기술을 배웠는데, 덕분에 실력이 조금씩 늘고 있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팀워크로 키워가는 책임감
지난 6월 주니어나이츠 강남점은 SK나이츠 단장배 주니어나이츠 농구대회에 참여해 저학년 부는 준우승, 고학년 부에서는 우승을 일궜다. 어느 대회에 있어서든 팀을 하나로 아우르는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법. 저학년 팀의 주장 고관(서이초 4), 고학년 팀의 주장 임선우(대곡초 6)군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리더’라는 직책 덕분인지 의젓함이 묻어났다.
고관 군은 형을 따라 7살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슛을 성공시키면 환호해주는 것이 좋아 재미를 붙이게 됐다고. 농구 덕분에 내성적이었던 성격도 외향적으로 바뀌었다. “성격이 소심한 편이었는데, 응원 구호를 외치면서 성격이 밝아진 것 같다. 선생님들도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해주시고, 친구들을 잘 이끌어줬다고 말씀해주셔서 기분이 좋다.” 좋아하는 선수로는 테리코 화이트를 꼽았다. “열심히 하고, 또 농구를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 고관 군은 “수비를 잘 뚫고, 슛도 잘 넣는 화이트를 좋아한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임선우 군은 축구를 하다 농구로 종목을 전향했다. “축구는 각자 역할이 정해져있다. 나는 공격수였는데, 농구는 공격과 수비에 모두 가담해야한다. 힘들긴 하지만, 공을 자유롭게 가지고 다니고 또 볼 맛을 느끼게는 농구가 좋다”며 농구의 장점을 설명했다.
임선우 군은 주장을 맡으면서 책임감도 강해졌다고 돌아봤다. “사소한 것이라도 팀에서 잘못한 게 있다면 내가 혼난다. 그래서인지 행동을 좀 더 조심스럽게 하게 되고, 또 모범을 보여야하기 때문에 솔선수범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의 롤모델은 SK 김선형이다. “팀을 잘 이끄는 것이 대단하다. 나 또한 그런 점을 본받고 싶고, 또 경기에서는 중요한 순간에 해결하는 역할도 보이는데, 정말 멋있는 것 같다.”
실력자들 배출하는 대표팀반
2011년에 개점한 SK 주니어나이츠 강남점은 현재 대치동 중심으로 해서 70여개의 팀이 운영되고 있다. 회원은 약 900명. SK 주니어나이츠는 취미반과 대표팀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표팀반 학생들은 강사들이 실력자들을 선별한 뒤 학부모 면담을 통해 선발한다. 이 학생들이 각 종 대회에 SK 주니어나이츠 대표선수로 뛰게 되고, 8월에 열리는 KBL 유소년 대회에도 출전한다. 또 주기적으로 자체 대회를 개최해 경기에 대한 갈증도 해소하고 있다. 이 대회는 매년 봄, 가을에 대회가 개최되며, ‘강남구 농구협회’ 타이틀을 겸해서 운영된다. 대회가 디비전Ⅰ·Ⅱ로 운영될 정도로 규모가 꽤 크다.
한편 단대부중 안세환에 이어 올해도 또 한 명의 유망주가 엘리트 스포츠로 전향을 앞두고 있다. 바로 청담초등학교 6학년 남인 군. 휘문중에서 야구부를 하고 있는 형을 따라 야구공을 먼저 잡았지만, 달리는 것이 좋다며 지난해 농구부로 이적(?)했다. “체력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뛰는 게 좋아 농구를 시작하게 됐다”는 그는 김선형을 특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포지션도 같고, 돌파, 패스, 속공 플레이를 잘해서 좋다. 나도 열심히 해서 SK의 연고지명 선수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목표도 정했다.
# 사진=유용우 기자
# 본 기사는 2018년 점프볼 8월호에 게재되었습니다.
2018-07-27 강현지([email protected])저작권자 ⓒ 점프볼.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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