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타이거처럼' 람, 16번홀 칩샷 버디로 '우승+세계 1위'(종합)
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우승으로 생애 첫 세계랭킹 1위 예약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때 8타차 선두를 달리다 3타차로 좁혀진 16번홀(파3).
욘 람(스페인)이 티샷한 볼은 그린은 왼쪽으로 넘어가 러프에 빠졌다.
핀은 그린 뒤쪽이라 볼을 떨굴 여유가 거의 없었다. 10번홀(파4) 보기, 11번홀(파5) 더블보기, 14번홀(파4) 보기에 이어 또 1타를 잃을 판이었다.
람이 살짝 띄워 보낸 볼은 홀 앞에 떨어지더니 컵 속으로 사라졌다. 보기 위기에서 버디를 잡아낸 람은 환호했다.
추격하던 라이언 파머(미국)가 손바닥을 마주치며 축하했다.
2개홀을 남기고 4타차로 달아난 람은 사실상 우승에 쐐기를 단단히 박았다.
람은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뮤어필드 빌리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모리얼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3오버파 75타를 쳐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우승했다.
작년 취리히 클래식 제패 이후 1년여 만에 PGA투어 통산 4번째 우승이다. 그는 4년 연속 우승을 신고했다.
우승 상금 167만4천 달러(약 20억1천470만원)보다 더 큰 수확은 생애 처음으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르게 됐다는 사실이다.
세계랭킹 2위인 그는 이번 주 세계랭킹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제치고 1위에 오른다.
람의 16번홀 칩샷 버디는 2012년 타이거 우즈(미국)가 이 대회 다섯번째 정상에 오를 때 같은 홀에서 연출한 기적 같은 칩샷 버디와 흡사했다.
당시 우즈는 티샷한 볼이 그린을 넘어갔지만, 로브샷으로 버디를 잡아내 구름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이 대회를 주최하는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그때 "이곳에서 내가 본 것 중 가장 멋진 샷"이라고 극찬한 그 샷을 함이 8년 만에 재현한 셈이다.
니클라우스는 이번에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샷"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뒤 반전이 벌어졌다.
람이 칩샷을 하기 전에 클럽으로 잔디를 누르면서 공이 움직인 게 TV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경기위원회는 경기가 끝난 뒤에 람에게 2벌타를 부과해 버디가 아닌 보기로 스코어가 바뀌었다.
16번홀에서 람의 칩샷 버디로 더는 추격할 동력을 잃고 17번홀(파4) 보기로 백기를 들었던 파머한테는 기가 막힌 일이었다.
파머는 3타차 준우승(6언더파 282타)에 만족해야 했다.
미국 교포 케빈 나(한국 이름 나상욱)가 9위(1언더파 287타)에 올랐다.
김시우(25)는 공동 18위(2오버파 290타)에 자리했다.
김시우는 2타를 잃었지만, 순위는 6계단 뛰었다.
강성훈(32)은 8오버파 80타를 친 바람에 73위(16오버파 304타)로 밀렸다.
우즈는 더블보기 1개와 보기 5개, 버디 3개를 묶어 4오버파 76타를 쳤다.
공동 40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친 우즈는 "4라운드를 다 치렀고, 샷 감각도 괜찮다"고 말했다.
우즈는 다음 대회 출전 계획을 묻자 "곧 보자"며 확답은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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