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뒤 '혼인신고' 공개한 이수민 "아내에게 트로피 바칩니다"
KPGA 오픈서 시즌 첫 승 "퍼트 때문에 고생…1R 이후 연습으로 감각 돌아와"
(태안=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상금왕 이수민(27)이 2020년 첫 우승을 차지한 뒤 '새신랑'이 된 사실을 깜짝 공개했다.
이수민은 19일 충남 태안의 솔라고 컨트리클럽 라고 코스에서 열린 KPGA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을 차지한 뒤 기자회견에서 "올해 결혼식을 올리려 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하지 못해 혼인신고를 먼저 했다"고 밝혔다.
아내는 3살 연상의 최지연 씨로, 3년 반 교제 끝에 결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내년 초 입대를 생각 중인 이수민은 그 전에 결혼식을 올리려고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날짜를 잡기가 어렵게 되자 "군대에 가기 전에 확신을 주고 싶어서" 혼인신고를 먼저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우승하게 되면 혼인신고 했다고 발표하고 싶었다. 첫 대회(부산경남오픈)에서 기회가 있었는데, 그 생각 때문에 조바심이 나서 경기가 잘되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엔 초반에 선두권과 차이가 커서 우승 생각을 하지 않았더니 이렇게 이뤄졌다"며 미소 지었다.
올해 첫 대회인 이달 초 부산경남오픈에서 공동 17위에 자리하고 지난주 군산CC 오픈에서는 컷 탈락한 그는 이번 대회에도 초반엔 주춤했다.
버디 2점, 이글 5점을 주고 파는 0점,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3점을 부여해 합계 점수가 높은 선수가 상위권에 오르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이수민은 첫날 7점을 얻는 데 그쳐 공동 56위에 머물렀다.
그런데 2라운드 10점, 3라운드 13점으로 점차 점수를 늘려가더니 이날은 20점을 쓸어 담아 김한별(24), 김민규(19)와 공동 선두(50점)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우드 티샷을 벙커에 빠뜨리고, 벙커샷을 그린에 올렸지만 세 명 중 가장 먼 4m 퍼트를 남겼던 그는 극적으로 버디를 잡아내며 김민규와의 승부를 이어갔다.
2차 연장전에서는 3m가량의 버디 퍼트를 넣어 파에 그친 김민규를 따돌렸다.
"앞선 대회에서는 퍼트 때문에 고생했다"고 털어놓은 그는 "이번 주도 첫날까지는 잘되지 않아 3∼4시간 정도 연습을 했더니 이후에 감각을 되찾아 연장전까지 자신 있게 할 수 있었다"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2013년과 2015년, 지난해 1승씩을 거두고 올해 3번째 대회에서 첫 승을 달성한 그는 "다승을 기록한 해가 없어서 올해는 다승이 목표였다"면서 "1승을 했다고 흐트러지지 않고 퍼트와 어프로치샷을 더 보완해 열심히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 주 웨딩촬영을 앞두고 있다는 이수민은 결혼 후 들어 올린 첫 트로피를 가져가 아내와 기념사진을 남길 참이다.
아직 프러포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그는 "아내는 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다. 유럽에서 잘 안 될 때도 잘 다독여줬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준다"면서 "그런 점이 무척 고맙고, 이 트로피는 아내에게 바치겠다"며 애정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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