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라운드까지 절반 소화한 2017/2018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 윈터 스쿠데토 등극 속, 유벤투스와 치열한 2파전, 인테르, 로마, 라치오는 무승부로 발목 잡히며 선두권과 멀어져,
[골닷컴] 박문수 에디터 = 윈터 스쿠데토의 주인공은 나폴리였다. 나폴리가 크로토네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전반기를 1위로 마친 가운데, 유벤투스 역시 엘라스 베로나에 3-1로 승리하며 거센 추격을 이어갔다.
이번 라운드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던 인터 밀란과 라치오의 맞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밀란 역시 피오렌티나와 무승부를 거뒀고, 로마 또한 사수올로와 1-1로 비겼다. 상승세의 우디네세는 볼로냐 원정에서도 2-1로 승리하며 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칼리아리와 삼프도리아 역시 각각 아탈란타와 스팔에 승리했다.
그리고 가장 큰 이목을 끈 매치업은 베네벤토와 키에보 베로나의 맞대결이었다. 1무 17패로 18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한 베네벤토는 키에보와의 홈 경기에서 19경기 만의 리그 첫 승 아니 세리에A 첫 승리를 따냈다.
# 최고의 순간: 후반 9분 마시모 코다(베네벤토) VS 키에보 베로나 1-0승
기적과 같은 순간이었다. 승점 자판기로 불리며 전반기를 승리 없이 마칠 수도 있었던 베네벤토, 그리고 치른 19라운드에서 키에보를 꺾으며 마침내 승점 3점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쉽지 않았다. 전반 40분 비토리고 파리지니가 아웃되면서 마르코 달레산드로가 투입됐고 예상치 못한 순간에서 선수 교체를 단행해야 했다.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달레산드로가 로빙 패스를 띄워줬고 이를 코다가 마무리하며 키에보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막판까지 베네벤토 선수들은 키에보의 공격을 막아냈고 최종 스코어 1-0으로 승리하며 귀중한 승점 3점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 최고의 선수: 파울로 디발라(유벤투스) VS 엘라스 베로나 3-1승
최근 디발라의 입지는 말이 아니었다. 팀의 벤치 신세로 전락하며 파리 생제르맹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는 루머가 쏟아졌다. 그리고 치른 베로나전, 이적설을 의식한 탓인지 알레그리 감독은 디발라를 선발 배치했고 소소한 전술 수정을 통해 디발라 기 살리기에 나섰다. 이날 디발라는 4-3-3 포메이션에서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왔지만, 측면보다는 조금 더 중앙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자신의 장기를 맘껏 발휘했다.
후반 17분에는 문전 혼전 상황에서 리히슈타이너가 내준 패스를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2-1을 만들었고, 5분 뒤에는 키엘리니의 패스를 받은 후 환상적인 돌파에 이은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한 번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저돌적인 돌파 확실한 마무리 그리고 생기 넘치는 세레머니까지, 삼박자가 딱 들어 맞은 장면이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경기였다. 디발라 활용법을 되찾았다. 무리하게 측면에 배치하기보다는 선수의 유기적인 움직임을 활용한 전술이었다. 디발라를 측면에 묶는 것이 아닌 중앙으로 부르는 전술 지시를 통해 디발라 역시 433 포메이션에 안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이날 활약 덕분에 디발라를 둘러싼 이적설 역시 잠잠해질 것으로 보인다.
# 최고의 팀: 나폴리(VS 크로토네 1-0승)
크로토네전 승리로 나폴리가 윈터 스쿠데토(전반기 우승팀) 주인공이 됐다. 시즌 초반부터 상승세를 이어간 나폴리,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 예선까지 반쯤 포기하며 리그 올인 전략을 택한 결과, 반환점을 돈 19라운드까지 승점 48점(15승 3무 1패)로 전반기를 1위로 마감했다. 2위 유벤투스와의 승점 차는 1점이다.
스코어가 보여주듯 쉽지 않았다. 내용도 점유율도 슈팅수도 나폴리가 일방적이었다. 전반 17분 함시크의 선제 득점으로 앞서 간 나폴리지만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23개의 슈팅 그리고 7개의 유효 슈팅을 가동했음에도, 상대의 수비벽을 뚫지 못한 게 화근이었다. 그럼에도 나폴리는 지난 라운드에서 팀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 치운 함시크가 세 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점 3점을 챙겼다. 유벤투스의 거센 추격이 이어진 가운데, 나폴리의 다음 상대는 엘라스 베로나다.
# 최악의 선수: 패트릭 쉬크(AS 로마) VS 사수올로 1-1 무
리버풀의 파라오로 등극한 살라의 활약과 너무나도 대조된다. 로마를 떠나 리버풀에 안착한 살라가 연일 승승장구하고 있는 가운데, 살라를 보내고 로마가 품은 쉬크의 퍼포먼스는 현재까지 분명 2% 부족하다. 하필 살라가 멀티골을 가동하며 레스터전을 이끈 상황이라 쉬크와의 비교는 더더욱 뼈아팠다.
무언가 부족했다. 이날 쉬크는 팀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나섰다. 최근 그는 측면에서 활약하는 비중이 높아졌고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탓인지 이번에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며 고개를 떨궜다. 지난 라운드 유벤투스전에서는 경기 막판 일대일 상황을 놓쳤고, 이번 사수올로전에서도 잠잠했다. 터져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고 로마 역시 상위권과의 승점 차가 벌어지며 험난한 후반기를 치르게 됐다.
# 최악의 팀: 엘라스 베로나 (VS 유벤투스 1-3패)
밀란을 제압하며 혹시나 싶었지만, 베로나의 부진은 여전했다. 그저 밀란이 못해서 이긴 것일 뿐 베로나가 잘 해서 이긴 건 아니었다. 우디네세전에 이어 이번 유벤투스전에서도 허무하게 패한 베로나다. 호시탐탐 밀란전 승리를 발판 삼아 강등권 탈출을 놓였지만 리그 2연패로 제자리 걸음이다. 경기 전 친정팀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득점하더라도 세레머니는 하지 않겠다던 킨의 발언역시 무득점으로 그저 해프닝에 그치게 됐다.
예상대로 무기력했다. 분명 유벤투스와 베로나의 체급 차는 상당했다. 점유율은 물론, 슈팅 수에서도 상대에 압도 당했다. 결정적인 건 패스 성공률이다. 90%에 육박하는 유벤투스와 달리, 베로나 선수들의 패스 성공률은 73%에 불과했다. 패싱 횟수도 적었으며 22개의 파울로 상대의 흐름을 끊는 데 급급했다. 카세레스의 동점골로 이변을 연출하는 듯 싶었지만 거기까지였다. 게다가 카세레스마저 1월 이적시장을 통해 라치오 입성을 앞두고 있어, 다가 올 후반기가 걱정되는 베로나의 행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