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대체 외국인 타자’ 전성시대였다. '대체 요원'으로 KBO리그에 입성한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과 넥센 히어로즈 마이클 초이스,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는 나란히 재계약에 골인했다. 이들은 올 시즌 ‘대체 외국인 타자’에서 ‘대세 외국인 타자’로 날아오를 준비를 모두 마쳤다.
[엠스플뉴스]‘만약 저 타자가 풀타임을 뛰었다면?’야구에 만약은 없다. 하지만, ‘만약’이란 전제는 언제나 팬들의 궁금증을 자극한다. ‘2018 KBO리그’ 이 가정을 현실로 증명하려는 외국인 타자가 셋 있다.지난해 시즌 중반 KBO리그에 합류한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 넥센 히어로즈 마이클 초이스, 그리고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가 그 주인공이다. 세 타자는 시즌 중반 합류한 '대체 외국인 타자'임에도, 화끈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올 시즌 로맥-초이스-로하스의 '첫 풀타임 시즌'이 기대되는 이유다.이들은 KBO리그에 첫발을 디딘 뒤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했다. 세 타자는 준수한 활약을 바탕으로 나란히 재계약에 골인했다. '대체 외국인'이 아닌 '대세 외국인'으로 비상할 준비를 마친 세타자의 각오를 엠스플뉴스가 들어봤다.극강의 파괴력 제이미 로맥, 정확도 보완해 완성형 타자 될까
제이미 로맥은 KBO리그 입성과 동시에 리그를 초토화했다. SK에 합류한 지 27경기 만에 12홈런을 때려낸 로맥의 파워는 야구팬들의 입을 ‘쩍’ 벌어지게 했다. 로맥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홈런 군단’ SK의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대니 워스의 대체 선수로 5월 11일 SK 유니폼을 입은 로맥은 2017시즌 102경기를 소화했다. 타율 0.242/ OPS(출루율+장타율) 0.898/ 31홈런/ 64타점. 지난해 로맥의 성적이다. 로맥이 때려낸 31홈런은 KBO리그 역대 대체 외국인 타자 가운데, 최다 홈런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로맥 이전 대체 외국인 최다 홈런은 2005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뛴 킷 펠로우가 기록한 23홈런이었다.
하지만, 로맥의 약점은 분명했다. 바로 ‘정확도’였다. 8월 중반까지 1할대에 머무른 저조한 타율은 로맥에 ‘공갈포’란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게 했다. 로맥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정확도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비시즌과 스프링캠프에서 로맥의 최우선 과제 역시 정확도였다.로맥은 “장점인 파워에 정확도를 더해 완벽한 타자로 거듭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홈런/안타 비율'이 무려 35.6%였던 로맥은 "정확도를 높여, 팬들이 함성지를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과연 2018 KBO리그 정규시즌에서 로맥은 정확도와 파워를 고루 갖춘 완성형 외국인 타자로 거듭날 수 있을까.넥센 ‘신의 한 수’ 된 복덩이, 초이스
2017년 10월 3일 KBO 레전드 ‘라이온킹’ 이승엽의 은퇴 경기. 무려 3홈런을 휘몰아치며, 야구팬들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은 타자가 있다. 바로 넥센의 마이클 초이스다.넥센은 지난해 7월 19일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의 대체 선수 초이스 영입을 발표했다. 초이스는 넥센이 ‘외국인 타자’에 기대하는 결과를 수확해내며, 넥센 ‘복덩이’로 떠올랐다.초이스의 활약은 대단했다. 초이스는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OPS 1.042/ 17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10경기당 평균 3.69홈런을 때려낸 초이스다.넥센의 초이스 영입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넥센이 처음 대니 돈의 대체 선수로 고려했던 건 초이스가 아니었다. 넥센 고형욱 단장은 “처음 대니 돈의 대체자로 고려한 건 멕시코 국적 타자였다”는 사실을 귀띔했다.
고 단장은 “당시 멕시코 선수가 이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두 번째로 점찍어둔 초이스를 영입했다”며 “초이스 영입이 넥센엔 ‘신의 한 수’가 된 듯하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초이스는 이제 대체 외국인 타자가 아닌 ‘붙박이 중심 타자’로 시즌을 시작한다. 초이스의 올 시즌 목표는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초이스는 “지난해 넥센이 시즌 막판 무너져 너무 아쉬웠다”며 “올 시즌엔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와 함께 넥센 가을야구의 선봉장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박병호 복귀와 함께 부활을 알린 ‘넥벤져스’에서 초이스가 선보일 활약은 야구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메이저 혈통’ 멜 로하스 주니어가 꿈꾸는 동반성장
비시즌 멜 로하스 주니어는 장고를 거듭했다. ‘KBO 잔류’와 ‘메이저리그 재도전’ 사이에서 고민했던 로하스는 결국 kt와 재계약을 선택했다.로하스의 궁극적인 목표는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인 아버지 멜 로하스와 삼촌 모제스 알루의 뒤를 잇는 ‘메이저리거’가 되는 것이다. 로하스는 kt에 잔류했지만, 메이저리그 재도전 꿈을 포기하진 않았다. 로하스는 KBO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타자로 우뚝 선 뒤 당당히 메이저리그에 재도전하는 미래를 꿈꾼다.로하스의 활약은 인상적이었다. 6월 9일 조니 모넬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를 밟은 로하스는 서서히 뜨거워지는 뚝배기처럼 KBO리그 적응도를 끌어 올렸다. 자신의 감을 찾은 로하스는 8월부터 12홈런을 몰아치는 파괴력을 과시했다.지난해 83경기에 출전한 로하스는 타율 0.301/ OPS 0.911/ 18홈런/ 5도루/ 56타점을 기록했다. 준수한 성적에도 로하스는 “올 시즌 더 잘할 것”이라며,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로하스는 “지난해엔 KBO리그에 적응하기 바빴다”며 “올 시즌엔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해보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로하스는 “이젠 심판 스트라이크존, 리그 투수 성향 등 KBO리그의 특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로하스의 가장 큰 목표는 'kt와의 동반성장'이다. 로하스는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며 “kt 승리에 힘이 된 타자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kt와의 동반성장'을 선언한로하스가 ‘마법사 돌풍’의 중심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로맥, 초이스, 로하스는 2017년을 ‘대체 외국인’ 전성시대로 만든 타자들이다. 이들은 지난겨울부터 ‘대체’의 탈을 벗고, ‘대세’로 자리 잡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각기 다른 '개인 목표'를 마음에 품은 세 외국인 타자들이 ‘대세’를 향해 달려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건 ‘2018 KBO리그’의 색다른 즐길거리가 될지 모른다.세 타자 모두 한번도 경험해본 적 없는 ‘KBO리그 개막전’은 3월 24일 오후 2시 전국 5개 야구장에서 일제히 막을 올릴 예정이다.이동섭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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