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희망→탄식' 두 차례 기회서 실수로 자멸한 LG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류중일 감독과 주장 김현수, 차우찬은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나란히 손가락 세 개를 폈다.
키움 히어로즈와 펼치는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3차전에서 끝내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자신 있었던 그때의 제스처와는 달리 LG는 1차전을 내주며 오히려 벼랑 끝에 몰렸다.
그리고 벼랑 끝으로 LG를 내몬 것은 LG 자신이었다.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LG와 키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은 6회까지 팽팽한 0-0의 균형이 이어졌다.
LG 타선은 키움의 에이스 제이크 브리검의 눈부신 호투에 밀려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고 철저하게 침묵했다.
LG의 타일러 윌슨도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으나 사실상 매 이닝이 고비였다.
반전 카드가 필요했던 류중일 LG 감독은 7회 초 정주현 타석에서 대타 박용택을 내세웠다.
박용택은 브리검을 상대로 1루수 옆을 빠져나가는 팀의 첫 안타를 신고했다. 류 감독은 곧바로 대주자 신민재를 투입했다.
경기 내내 조용했던 3루측 LG 응원단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함성은 오래 가지 않았다.
대주자 신민재가 견제에 걸려 횡사했다. 박종철 1루심의 윈심은 세이프였으나 키움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전광판에 느린 화면이 나왔을 때 결과는 확연하게 드러났다. 1루수 박병호의 태그가 귀루보다 빨랐다.
비디오 판독을 통해 결과가 번복되면서 노히트를 깨고 분위기를 전환한 그 첫 안타가 견제사로 허무하게 사라졌다.
LG는 이후 이형종의 볼넷, 채은성의 안타로 2사 1, 2루 기회를 이어갔으나 카를로스 페게로가 바뀐 투수 조상우에게 삼진을 당해 땅을 쳤다.
8회 초에 다시 찬스가 왔다.
선두타자 김민성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하지만 유강남의 보내기 번트 타구가 높이 떴다.
포수 이지영이 타구가 그라운드에 닿자마자 집어서 포수-유격수-2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로 연결했다.
1루 주자 김민성은 누상에서 우물쭈물하다가 포스아웃됐고, 그 바람에 발이 느린 유강남까지 아웃돼 주자와 타자가 모두 사라졌다.
에이스들의 맞대결에서 선취점은 승패와 직결된다.
브리검의 구위에 눌렸던 LG는 7, 8회 연속으로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아쉬운 주루 플레이와 어설픈 작전 수행으로 그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
다시 흐름을 가져온 키움은 9회 말 박병호의 끝내기 솔로 홈런으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상대 선발 브리검을 공략하지 못한 것이다. 그다음으로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할 상황에서 실수가 나왔다. 신민재의 견제사와 유강남의 번트 실패가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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