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802일만의 승리투수' 키움 오주원, 16년차 내공으로 던진다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벌어진 LG 트윈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
장정석 키움 감독은 0-0으로 맞선 9회 초, 1번 이천웅부터 시작하는 LG 타선을 맞아 좌완 오주원을 마운드에 투입했다.
오주원은 16년 차 베테랑답게 살얼음판 승부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차분하게 주어진 임무를 해냈다.
2사 후 이형종을 몸에 맞혔지만 4번 김현수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내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이후 9회 말 박병호가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터트리면서 오주원은 포스트시즌 승리투수가 됐다.
개인 포스트시즌 통산 3번째 승리로, 2014년 10월 30일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이후 1천802일 만이었다.
키움은 넥센 시절부터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을 보여왔다.
강정호가 미국에 진출했을 때는 김하성을 발굴했고, 유한준이 kt wiz로 떠나자 임병욱으로 그 자리를 곧바로 메웠다.
올해 6월 중순에는 마무리 조상우가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오주원이 든든하게 뒷문을 지켰다.
오주원은 올 시즌 57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18세이브 3홀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3위 키움이 올 시즌 막판까지 두산 베어스, SK 와이번스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인 데에는 오주원의 공이 지대했다.
오주원은 2004년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해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그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팀의 막내이자 선발투수로 현대의 마지막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오주원의 봄날은 짧았다. 2005년 허리 통증을 참아가며 마운드에 오른 오주원은 1승 11패 평균자책점 6.01로 극심한 2년 차 징크스를 겪었다.
2012년 8월에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2015년 강직성 척추염 진단을 받고 1년간 재활을 했다.
2016년 복귀할 때는 기존 '오재영'이라는 이름 대신 '오주원'으로 개명해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힘든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오주원은 2017년 18홀드, 지난해 15홀드를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올해에는 찬란한 불꽃을 태우고 있다.
오주원은 직구 시속은 140㎞에도 못 미치지만 16년간 쌓은 내공으로 리그의 내로라하는 타자들을 이겨내고 있다.
이제는 키움의 최고참이자 마무리투수로 '가을야구' 첫 경기를 치른 오주원이 또 한 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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