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2018시즌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어떤 활약을 펼쳤을까? <엠스플뉴스>는 올겨울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 선수의 2018시즌 활약상을 시간순으로 정리하고 내년 시즌을 전망하는 2018 리뷰 시리즈를 연재할 예정이다. 2018 리뷰에서 다룰 네 번째 선수는 2018시즌 중반 탬파베이 레이스 이적 후 눈부신 활약을 통해 빅리그에 정착할 발판을 마련한 최지만이다.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휘둘렀지만...최지만은 2017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6경기에 출전해 4안타 2홈런 5타점 타율 .267 OPS 1.067을 기록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양키스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못한 그는 계약 조건에 따라 마이너리그 FA가 됐다. 그 무렵 최지만의 소속사 GSM는 "최지만이 비록 올 시즌을 트리플 A에서 끝냈지만,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활약과 그의 잠재력 때문에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이 시작되기 전부터 13개 구단으로부터 영입제안을 받았다"고 밝혔다.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최지만은 밀워키 브루어스와 메이저리그 로스터 합류 시 연봉 85만 달러, 타석당 보너스 포함 최대 150만 달러에 스플릿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런 최지만의 선택은 계약 당시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했다. 밀워키에는 주전 좌타 1루수인 에릭 테임즈와 그의 플래툰 팥트너인 우타 1루수 헤수스 아귈라가 버티고 있었다. 게다가 외야 FA인 옐리치와 케인을 영입하면서 기존 외야수였던 라이언 브론이 1루수로 기용될 가능성이 컸다.머지않아 이런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최지만은 시범경기에서 타율 .409 3홈런 10타점 OPS 1.245로 맹타를 휘두르며 밀워키 브루어스의 개막전 25인 로스터에 진입했으나, 첫 출전 경기에서 대타로 나서 결승 득점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경기 만에 마이너행을 통보받았다.전반기: 탬파베이로 이적, 마침내 기회가 찾아오다이후 최지만은 5월 19일 다시 빅리그에 콜업된 경기에서 홈런을 친 것을 포함해 5경기에서 타율 .214 1홈런 1타점 OPS .813을 기록하고 마이너리그로 내려갔고, 6월 3일 또 다시 콜업돼 6경기 타율 .200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이때까지 최지만의 성적은 12경기 2홈런 5타점 타율 .233 OPS .781. 이는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는쿼드러플A급 1루수/지명타자들이 기록하는 전형적인 성적이었다. 6월 11일 그런 최지만에게 결정적인 기회가 찾아왔다.소속팀 밀워키가 중앙 내야 자원을 보강하기 위해 내야수 브래드 밀러와 현금을 받는 대가로 최지만을 탬파베이 레이스로 보낸 것이다. 한편, 탬파베이는 2017시즌 종료 후 마이너리그 FA이던 시절부터 최지만에게 관심을 보였던 팀이기도 했다. 하지만 탬파베이로 이적한 후 최지만에게 곧바로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다. 탬파베이는 새로 영입한 최지만을 우선 산하 트리플A 더램 풀스에 내려보내 실전 경험을 쌓게 했다.최지만이 빅리그에 복귀한 것은 그후로 딱 한 달 뒤인 7월 11일이었다. 그러나 최지만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11타수 2안타 타율 .182에 그쳤고, 많은 전문가는 최지만이 후반기가 되면 다시 마이너리그에 내려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최지만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탬파베이가 그를 마이너리그로 내리지 않은 것이다.후반기: 드디어 폭발한 잠재력
물론 여기에는 몇 가지 행운이 따랐다. 그중에서도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외야수 토미 팸이 이적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 부상으로 DL에 등재된 것이었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가 하나 더 있었다. 바로 최지만의 타구 질이다. 당시 최지만의 평균 타구속도는 91.2마일(146.8km/h)로 MLB 평균보다 5.5km/h가 빨랐다. 발사각도 역시 평균 15.1 °도로 이상적이었다.즉, 당시 최지만의 부진은 지독하게 운이 따르지 않은 결과였단 얘기다. 이에 필자는 지난 8월 13일 [이현우의 MLB+] 처절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최지만이란 글을 통해 "최지만에게 조금만 더 시간이 주어진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세이버메트릭스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구단 가운데 하나인 탬파베이도 이를 모를 리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데뷔 후 처음으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얻은 최지만은 드디어 잠재력을 폭발시키기 시작했다.8월 10일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최지만은 35경기에 출전해 타율 .292 7홈런 20타점 OPS .984를 기록하면서 61경기 타율 .263 10홈런 32타점 OPS .862 WAR 1.1승이란 준수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특히 9월 11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좌완 마무리 브래드 핸드를 상대로 역전 끝내기 홈런을 치는 등 중요한 순간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친 점이 눈에 띈다.시즌 종료 후: 크론의 DFA, 사실상 자리를 보장받다최지만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일정 수준 나이가 찬 쿼드러플A급 선수가 빅리그에 정착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면에서 '운'이 따라줘야 한다. 만약 세인트루이스에서 영입한 팸이 부상을 당하지 않았더라면 아무리 타구 지표가 좋더라도 최지만은 반등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시즌 중반에 마이너로 강등될 수도 있었다. 팸이 아니라 투수 한 명만 더 올렸어도 마찬가지였다. 그 경우 최지만은 내년에도 정말 잘해야 스플릿 계약을 제시받는 게 고작이었을 것이다.또한, 비슷한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한살이라도 어린 유망주에게 우선권을 주기 때문에, 내년에 만 28세가 되는 최지만은 미국에 남아있을 경우 마이너에서 아무리 좋은 성적을 기록하더라도 자칫하면 한 시즌 내내 트리플A에서 시즌을 보낼 수도 있었다. 수많은 쿼드러플A급 선수가 이 과정을 거쳐 빅리그에 정착하지 못하고 트리플A에서 선수 경력을 마감하거나, 해외로 눈길을 돌리게 된다. 메이저리거라는 고지를 눈앞에 두고 단 한 끗 차이로 좌절하는 것이다.하지만 최지만에겐 운이 따랐고,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사실상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기회를 붙잡는 데 성공했다. 시즌 막바지에 거둔 뛰어난 성적 덕분에 최지만은 2015년 이후 처음으로 시즌 후 FA로 풀리지 않은 채 봄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2018시즌 후반기 주전 지명타자 자리를 놓고 경쟁을 펼쳤던 C.J. 크론이 양도지명(DFA)된 것도 한몫했다.내년 시즌 전망: 크론의 DFA가 최지만에게 시사하는 것그러나 크론의 양도지명은 최지만에겐 마냥 즐거운 소식만은 아니다. 최지만은 올 시즌 61경기 가운데 4경기를 제외한 57경기에서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그나마도 좌익수로 출전한 경기에선 1이닝 수비에 그쳤을 뿐이다. 즉, 현시점에서 최지만은 지명타자나 다름없다. 한편, 시즌 전체로 놓고 봤을 땐 최지만의 타격 성적이 크론을 압도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탬파베이가 최지만이 아닌 크론을 양도지명한 것은 5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이 큰 영향을 미쳤다.최지만은 내년에 최저연봉을 받고 뛴다. 하지만 서비스 타임이 쌓이면 결국 최지만도 연봉 조정 자격을 얻을 것이다. 그때도 지금과 다르지 않다면 최지만 역시 크론이 겪은 일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올 시즌 지명타자로서 타율 .330 43홈런 130타점 OPS 1.031을 기록한 J.D. 마르티네스처럼 '압도적인 타격성적'을 내면 된다. 둘째, 1루수와 지명타자로 포지션이 국한되지 않도록 외야 수비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하지만 이 두 가지는 최지만의 나이가 만 27세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쉽지 않은 목표가 될 전망이다. 즉, 지난 시즌의 호성적과 크론의 DFA에도 불구하고 최지만의 메이저리그 생존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최지만은 내년 시즌 롱런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내년 시즌 최지만의 활약을 주목해보자.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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