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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의 골든크로스] ‘홀드왕 도전’ 오현택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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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4 (화) 08:00

                           
-“생애 첫 타이틀 경쟁, 홀드왕 내심 욕심나죠.”
-“2013년보다 더 성적 좋아서 만족스럽다.”
-“내년 시즌 위해 투심 패스트볼 장착 계획”
-“데려와준 롯데 구단에 감사,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하다.”
-“지난해 같은 대반등으로 가을 야구 진출 노린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홀드왕 도전’ 오현택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엠스플뉴스]
 
단돈 1억 원에 KBO리그 ‘홀드왕’을 영입할 수 있다면 어떨까. 최근 타고·투저 흐름에선 너나 할 것 없이 지갑을 열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개연성이 없을 것 같은 이 얘기는 올 시즌 벌어질 수 있는 ‘팩트’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오현택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오현택은 지난해 11월 22일 열린 KBO리그 2차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롯데의 지명을 받았다.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한 오현택은 10년을 함께 한 친정 팀을 떠나야 했다. 사실 의외의 선택이었다. 오현택은 지난해 3월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은 뒤 단 한 차례의 실전 등판도 없던 상황이었다.
 
롯데는 2013년 맹활약했던 오현택의 공을 떠올리면서 2차 드래프트 마지막 카드를 선택했다. 오현택은 2013시즌 67경기(73.1이닝)에 등판해 5승 3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2.70 65탈삼진으로 특급 셋업맨 활약을 펼쳤다. 롯데의 지명 당시 오현택은 “2013년 가장 좋았던 그 공을 되찾고 싶다. 열심히 노력하면 이른 시일 내에 몸이 기억하는 그 공을 던질 수 있다고 본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 자신감은 현실이 됐다. 오현택은 진명호·구승민·손승락과 함께 탄탄한 필승조의 일원이 됐다. 오현택은 올 시즌 52경기(48.1이닝)에 등판해 2승 2패 18홀드 평균자책 3.56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18 47탈삼진을 기록 중이다. 2013시즌 기록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오현택의 올 시즌 성적이다.
 
이제 오현택의 시선은 생애 첫 개인 타이틀을 향해 있다. 8월 13일 기준으로 올 시즌 18홀드를 기록 중인 오현택은 홀드 부문 선두 넥센 히어로즈 투수 이보근(19홀드)의 뒤를 맹추격 중이다. 팀의 가을 야구와 더불어 홀드왕 타이틀을 거머쥔다면 오현택에게 2018년은 야구 인생에서 최고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오현택은 2013년의 공을 되찾았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홀드왕 도전’ 오현택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생애 첫 홀드왕 기대해도 될까요(웃음).
 
(손사래를 치며) 아직 경기가 너무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부터 당장 홀드 기록은 의식할 필요가 없어요. 우선 팀이 이기는 상황이 만들어져야죠. 팀 승리에 힘을 보태고자 하면 자연스럽게 기록이 따라올 겁니다.
 
말은 그렇게 해도 욕심은 분명히 날 것 같습니다.
 
솔직히 홀드왕 욕심은 나죠(웃음). 타이틀 경쟁은 처음 해보는 거니까요. 그렇다고 욕심을 낸다고 무조건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이기는 상황이 자주 나와야 하는데 시즌이 끝나면 저절로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요. 우선 팀의 가을 야구 진출을 위해 최대한 실점을 막는 게 먼저입니다.
 
올 시즌 전 롯데 이적 첫해가 이렇게 잘 풀릴 줄 예상했나요.
 
(고갤 내저으며) 이 정도까지 결과가 나올진 전혀 예상 못 했죠.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시즌이 잘 풀리고 있습니다. 시즌 전에 제가 팀 필승조에 들어와서 평균자책 3점대를 계속 유지한다고 하면 누가 믿을까요(웃음).
 
2차 드래프트 지명 뒤 엠스플뉴스와의 인터뷰에서 2013년의 공을 되찾겠다고 다짐했습니다. 2013시즌과 비교하면 어떤 느낌인가요.
 
2013년엔 속구 구속이 144km/h까진 나왔어요. 수술 뒤 공백 기간이 길어서 구속이 얼마나 나올까 걱정됐습니다. 그래도 올 시즌 1군 무대에서 2013년과 똑같이 속구 구속이 144km/h 정도 나오더라고요. 어느 정도 그때의 투구 밸런스를 되찾은 것 같아 다행이에요. 게다가 2013년보다 성적은 더 좋으니까 만족스럽습니다.
 
사실 고비가 없는 건 아닙니다. 후반기 들어 11경기 등판 4홀드 평균자책 8.22로 다소 주춤하고 있어요.
 
시즌 중반엔 슬럼프가 당연히 올 수밖에 없죠. 홈런을 맞으면서 주자를 남기고 내려가는 경우도 있었어요. 어떻게 이 고비를 넘길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걱정을 먼저 하면 거기에 빠져서 자신감도 떨어지는 기분이에요.
 
‘필승조’라는 부담감도 문제일까요.
 
(잠시 생각 뒤) 부담감보단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져요. 올 시즌 초반부터 필승조를 맡아서 지금까지 왔죠. 어려운 상황을 막아야 한단 부담감은 어떤 투수에게나 있습니다. 부담감을 최대한 생각 안 하려고 해요. 이 상황에서 최선의 공을 던져야겠단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생존 위한 오현택의 신무기 ‘투심 패스트볼’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홀드왕 도전’ 오현택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정체될 때 변화를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투구 자세나 구종 구사에 변화를 줄 생각도 있나요.
 
투구 자세를 다르게 할 점은 없는 것 같아요. 몸쪽 공략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서 힘든 면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투심 패스트볼을 구사하고 있어요. 올 시즌보단 내년 시즌에 맞춰서 투심 패스트볼 활용 폭을 넓히려고 생각 중입니다.
 
아무래도 사이드암 투수의 숙제인 좌타자 공략과도 연관이 있겠군요.
 
(고갤 끄덕이며) 그렇죠. 타자와의 수 싸움이 유리해질 수 있으니까요.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좌타자를 상대로도 어느 정도 승부를 겨뤄보고 싶죠. 또 우타자도 바깥쪽 공만 노리니까 투심 패스트볼을 적절히 섞을 필요가 있어요. 내년엔 꼭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올 시즌 흐름대로라면 69경기 등판과 64.1이닝 소화가 가능합니다. 부상 복귀 뒤 첫 풀타임 시즌에서 너무 많이 던지는 게 아니냐는 걱정의 시선도 있어요.
 
지금까지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아요. 감독님과 코치님이 조절을 잘해주세요. 부담이 되거나 힘든 느낌은 아직 없습니다. 두산 시절에도 3연투를 해봤고, 올 시즌에도 3연투를 한 번 해봤죠. 사실 시즌 초반보단 후반기에 더 관리를 잘 받는 기분입니다. 오히려 다른 게 문제였어요.
 
어떤 문제인가요.
 
바로 이동 거리입니다. 두산에 있을 때보다 확실히 이동 거리가 더 길게 느껴져요. ‘생각보다 장난이 아니다’는 느낌이 들죠(웃음). 그나마 조금 적응됐지만, 2연전 일정이 또 걱정이네요. 그나마 아시아경기대회 휴식기가 있어서 다행입니다. 휴식이 필요한 시점에 딱 쉬네요.
 
오현택 “롯데는 야구 인생의 두 번째 전환점이다.”
 
[김근한의 골든크로스] ‘홀드왕 도전’ 오현택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긴 부상 공백 뒤 1군에서 공을 던지는 맛은 어떤 맛입니까.
 
그냥 행복한 맛이죠(웃음). 다른 말은 다 필요 없고 그냥 모든 순간이 행복해요. 다시 마운드 위에서 공 던질 수 있다니. 신나게 던지니까 결과도 좋은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하다는 표현밖에 없네요.
 
롯데가 야구 인생의 전환점이 됐군요.
 
팀에 항상 감사할 뿐이죠. 나이가 많고 등판 기록도 없던 수술한 투수를 뽑아주셨잖아요. 제 야구 인생에서 첫 번째 전환점은 상무야구단(2011년~2012년 복무) 제대 후였어요. 롯데 이적이 두 번째 전환점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어린 시절부터 키워주신 두산 구단에도 정말 감사해요.
 
롯데 팬들의 열정은 남다르던가요.
 
팬들의 열정은 정말 대단하세요. 딱 한 명이 떠오르는 것보단 팬들의 전체 응원 자체가 인상에 남아요. 사직구장의 응원 문화와 열기 자체가 남다릅니다. 두산에 있을 때도 롯데 팬들이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가까이서 직접 보니 열기가 더 뜨겁습니다.
 
롯데 팬들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건 ‘가을 야구’입니다. 지난해처럼 후반기 대반등이 가능할까요.
 
우선 경기 차가 그렇게 많이 나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 팀도 분위기를 한 번 타면 지난해처럼 무섭게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가을 야구를 못하겠단 생각은 없어요.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가을 야구에 충분히 갈 거로 믿습니다.
 
홀드왕과 더불어 가을 야구에 꼭 진출해야겠군요.
 
더할 나위 없는 최상의 결과죠(웃음).
 
롯데 팬들에게 더위를 잊게 할 선물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선수단 모두 가을 야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날씨가 더워서 찬 음식을 많이 먹고 에어컨을 강하게 쐬는데 배탈과 냉방병을 조심하세요. 선수들도 몸조심해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해드리겠습니다. 항상 건강을 챙기시고 응원도 많이 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웃음).
 
김근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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