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이젠 2파전이 아닌 3파전이다. 강백호와 양창섭의 2파전으로 펼쳐지던 2018 최우수신인 경쟁이 최근 넥센 히어로즈 2루수 김혜성이 급부상하며 더 흥미로워졌다.김혜성은 8월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 전에 선발 2루수 겸 2번타자로 출전해 6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 행진. 8월에 치른 9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후반기 타율이 0.368에 8월 타율 0.419로 최근 상승세가 무섭다.전반기 15개였던 도루도 후반기 벌써 10개나 성공해 25개로 공동 1위 로저 버나디나와 이용규(27개)를 2개 차로 바짝 추격했다. 25개 성공할 동안 실패는 단 5차례. 83.3%로 높은 성공률을 자랑한다.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도 어느새 1.41승으로 넥센 야수 가운데 6위까지 올라섰다.그동안 2018 신인왕 후보로는 주로 KT 강백호, 삼성 양창섭 등 고졸 1년차 선수들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이들과 달리 김혜성은 2017 신인 2차 1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2년차' 선수다. 지난해 입단 동기 이정후와 함께 미국 스프링캠프까지 참가했지만, 시즌 기간엔 주로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넥센 2루엔 서건창이, 유격수엔 김하성이 있어 1군에서 많은 기횔 얻기 힘든 상황. 이에 넥센은 김혜성을 1군 벤치에 두는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경험을 쌓게 하는 쪽을 택했다. 김혜성은 지난해 시즌 후반 1군에 올라와 16경기에서 16타석만을 소화했다. 최우수신인상 요건을 충족한다.올 시즌 드디어 기회가 왔다. 서건창이 정강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김하성까지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해 키스톤 콤비에 빈 자리가 생겼다. 김혜성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2루수와 유격수로 선발 출전을 시작했다. 이정후가 빠진 기간엔 잠시 톱타자 역할도 맡았다. 이제는 공수에서 넥센의 대체불가 2루수이자 2번타자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연일 찬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김혜성은 머리를 긁적이며 "아직 부족한 게 많다. 갈길이 한참 멀다"고 말할 뿐이다. 최근 맹타에 대해서도 "운이 좋은 것 같다. 앞에서 이정후가 워낙 기가막힌 타격을 해주는 덕분에 나까지 덕을 보고 있다"며 친구에게 공을 돌렸다. 반면 이정후는 "뒤에 혜성이가 워낙 잘 쳐서 도움이 많이 된다"며 주거니 받거니 '의좋은 형제' 모드다.김혜성은 아직 도루왕 욕심을 낼 때는 아니라며 신중한 자세다. 김혜성은 10일 한화전에 강견을 자랑하는 포수 최재훈 상대로 세 차례 도루를 성공시켰다. 이에 대해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 버나디나 등 1위권과 아직 격차가 있어서 타이틀을 생각할 때는 아니다. 특별히 도루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했다.2루 수비력에 대해선 의외로 만족스럽지 않다며 미간을 찌뿌렸다. 김혜성은 "요새 수비 때문에 항상 기분이 좋지 않다"며 "더 수비를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데 실수가 나오고, 아쉬운 플레이가 나와서 마음이 불편하다"며 보다 완벽한 수비수가 되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11일 서건창이 다시 1군 엔트리에 복귀했지만, 김혜성은 앞으로도 계속 선발 2루수로 출전할 가능성이 높다. 서건창은 타격은 정상적으로 가능하지만 수비와 주루를 완벽하게 소화할 만큼 컨디션을 회복한 단계는 아니다. 김혜성이 계속 2루수로 출전하고 서건창은 이택근과 지명타자 자리를 나눠갖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김혜성의 급부상으로 강백호-양창섭 2파전으로 전개되던 신인왕 경쟁이 더 흥미롭게 펼쳐질 전망이다. 슈퍼루키 KT 강백호는 시즌 개막부터 KT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홈런(18개)과 장타율(0.499)에서 강점을 보였다. 대체선수대비 기여승수(WAR)는 0.99승으로 1년차 신인치고는 꽤 높은 편이다.삼성 양창섭도 잠시 부상 공백이 있긴 했지만, 삼성 국내 선발진에서 가장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11경기 5승 3패 평균자책 3.95로 '에이스급' 활약이다. WAR은 1.57승으로 신인왕 경쟁 후보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공격력이 강점인 강백호와 달리, 김혜성은 수비와 주루 쪽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는 선수다. 타격 외에도 다양한 부면에서 높은 팀 공헌도를 자랑한다. 넓은 수비범위와 부드러운 몸놀림, 정확한 송구로 넥센 내야 수비를 업그레이드했고 성공률 높은 도루로 넥센의 '발야구'를 되살렸다.여기에 최근엔 타격까지 자신감을 얻으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김혜성의 WAR은 1.41승으로 강백호보다도 더 높은 승리기여도를 기록 중이다. 지금까지 신인왕 경쟁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름은 강백호와 양창섭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넥센 김혜성의 이름도 반드시 함께 언급이 되어야 할 것 같다.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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