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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헌의 브러시백] 2년 연속 '한화 암초' 만난 LG, 올해는 다르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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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03 (목)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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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8.05.03 (목) 13:04

                           
| LG 트윈스의 시즌 초반 상위권 질주.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초반에 무서운 기세로 질주했던 LG 트윈스다. 과연 올해의 LG는 지난해 실패를 딛고 새로운 운명을 만들어갈 수 있을까.


 




 


[엠스플뉴스]


 


초반 맹렬한 질주, 그러다 한화 이글스를 만나 제동이 걸렸다. 여기까지만 보면 LG 트윈스의 시즌 초반 행보는 2017년과 판박이다. 2017년엔 한화전 연패를 시작으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올 시즌 다른 운명을 개척하려면,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4월까지 LG는 무서운 기세로 질주했다. 4월 한달간 16승 8패 승률 0.667로 두산(0.696)에 이어 월간승률 2위를 기록했다. 5월 3일 현재 33경기 18승 15패로 두산, SK에 이어 리그 3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개막 3연패로 암울하게 출발한 3월과는 분위기가 다르다.


 


초반 질주와 함께 LG가 달라졌다는 분석이 쏟아져 나온다. 김현수 효과, 류중일 효과 등 보는 관점도 다양하다. 그런데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지난 시즌에도 개막 초반 LG가 엄청나게 잘 나갔었다는 사실이다. 어떤 면에선 올 시즌보다 작년 시즌 초반이 더 잘 나갔다.


 


지난해 33경기를 치른 시점까지 LG는 21승 12패 승률 0.636을 기록했다. 올 시즌 현재 승률(0.546)보다 0.090이나 높은 승률을 올리고 있었다. KIA, NC에 이은 리그 3위. 지난해 5월 11일 시즌 34번째 경기에서 승리하며 잠깐이지만 단독 2위까지도 경험했던 LG다. 1위팀과 간격도 2.5게임차로 현재 두산과 게임차(5경기)보다 훨씬 가까운 거리를 유지했다.


 


철벽 마운드, 2017년과 2018년 LG의 공통점


 




 


지난 시즌 LG의 초반 질주는 투수력의 힘 덕분에 가능했다. 첫 33경기에서 LG가 내준 실점은 단 100점. 경기당 3.03 실점으로 10개 구단 중에 가장 적은 실점만 내준 철벽 마운드를 자랑했다. 33경기 치른 시점까지 팀 평균자책도 2.72로 유일한 2점대였다. 피안타율 0.230에 피OPS 0.637로 투고타저 시절 수준의 성적을 올렸다.


 


당시 LG는 외국인 투수 데이비드 허프가 빠진 상황에서도 헨리 소사(7경기 4승 2패 평균자책 2.23)를 필두로 차우찬(7경기 4승 2패 2.28)과 류제국(7경기 6승 1패 3.05) 트리오가 선발진을 굳건히 지켰다. 불펜에선 김지용이 14경기 평균자책 0.64로 역투했고 마무리 신정락도 15경기 7세이브 평균자책 2.08로 잘 던졌다. LG 마운드는 난공불락 철옹성처럼 보였다. 


 


마운드의 힘은 올 시즌도 여전하다. 3일 현재까지 10개 팀 중 가장 적은 140실점만 내줬다. 평균자책도 3.89로 유일한 3점대 팀이다. 소사가 3승 무패 평균자책 1.10으로 올해도 건재한 가운데, 새 외국인 투수 윌슨도 6경기 3.25로 제몫을 해줬다. 


 


여기에 신예 김대현(7경기 2승 1패 3.66)과 임찬규(6경기 4승 2패 4.02)도 선발진에서 역할을 해주고 있다. 마무리 정찬헌은 9세이브로 세이브 부문 공동 1위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올해는 투수력에 더해 타선의 힘까지 뒷받침한다는 점이다. 올해 LG는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실점이 40점 가까이 늘었지만, 대신 득점도 늘었다. 지난해 LG는 첫 33경기 160득점으로 리그 6위였다. 득점력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워낙 막강한 마운드 덕분에 많은 승리를 챙겼다. 첫 33경기에서 LG의 기대승률은 0.703으로 압도적 1위였다(2위 KIA 0.568).


 


올해는 첫 33경기에서 175득점을 올렸다. SK와 두산, KT에 이은 리그 4위 득점력이다. 팀 홈런은 37개로 단독 3위, 팀 장타율 0.447로 5위를 기록하며 ‘약체 타선’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 유강남과 양석환이 8홈런, 김현수가 6홈런을 쏘아 올렸다. 작년 같은 기간 LG의 팀 홈런은 20개, 팀 장타율은 0.388에 불과했다. 


 


‘타선 강화’ LG, 2017년과는 다르다


 




 


중요한 건 이제부터다.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작년 LG는 첫 34경기에서 22승 12패로 단독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하지만 5월 12일과 13일 한화에 연패를 당했고, 14일 경기 승리 후 다시 KIA와 롯데 상대로 4연패를 당해 동력을 잃었다. 


 


첫 34경기 이후 LG가 나머지 110경기에서 거둔 성적은 47승 3무 60패 승률 0.439로 해당 기간 8위. 고질적인 타선의 침묵에 불펜 붕괴가 맞물려 반등할 계기를 찾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선발투수가 기껏 호투해도 타선 침묵으로 ‘노디시전’에 그칠 때가 많았다. 또 워낙 타선 득점력이 떨어지다보니 불펜이 매경기 한두 점차 접전 상황에서 등판했고, 고스란히 불펜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결국 LG는 69승 3무 72패, 6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화전 연패는 추락의 시작이었다.


 


올 시즌엔 어떨까. LG는 4월 마지막 경기에서 10위 삼성에 7-8 역전패한 뒤 5월 첫 두 경기에서 한화 상대로 연패했다. 3경기 연속 1점차로 아쉽게 경기를 내줬다. 특히 믿었던 마운드가 무너지면서 당한 3연패라 더 뼈아프게 느껴진다.


 


다행인 건 연패 속에서도 타선이 여전한 경쟁력을 발휘했단 점이다. 삼성전과 1일 한화전에서 경기 후반 끈질긴 추격전을 펼쳤고, 2일 경기에서도 양석환이 경기 후반 역전 3점포를 쏘아 올리며 선발 소사를 패전 위기에서 구했다. 


 


중요할 때 장타를 날릴 힘이 생겼다는 게 올 시즌 LG가 지난 시즌과 확실히 달라진 면이다. 투수가 ‘한 점도 주면 안 된다’는 부담을 갖고 던지는 것과 타자들을 믿고 던지는 것의 차이는 크다. 그런 면에서 올 시즌 LG 타선의 화력 강화는 마운드에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일단 LG로선 3일 한화전에서 연패를 끊는 게 급선무다. 시즌 초반 위태위태한 투구 내용에도 좋은 결과를 내온 임찬규가 중책을 지고 선발 등판한다. LG가 2017년의 데자뷰가 아닌, 새로운 운명을 개척할 수 있을지 이제부터 행보를 지켜보자.


 


배지헌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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