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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의 2루수' 정근우 "주루 때만큼은 홈을 밟겠다는 각오로"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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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1 (수) 15:47

                           


'근성의 2루수' 정근우 "주루 때만큼은 홈을 밟겠다는 각오로"

2루수 통산 최다안타·최다 도루 남기고 은퇴…프로 윤리의식도 대단



'근성의 2루수' 정근우 주루 때만큼은 홈을 밟겠다는 각오로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부산고를 졸업하던 해 프로야구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한 정근우(38)는 고려대에 진학해 실력을 키운 후에야 200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호명됐다.

SK 와이번스가 1라운드에서 정근우의 이름을 불렀다. 프로에서 버림받았다는 감정을 단숨에 씻어낸 인생의 쾌거였다.

당시 연습 경기 중 지명 소식을 받고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던 정근우는 16년간 프로야구 2루수로 통산 최다 안타(1천877개), 최다 득점(1천72개), 최다 타점(722개), 최다 홈런(121개), 최다 도루(371개)를 남기고 은퇴했다.

정근우는 빠른 발과 그물 수비,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근성의 2루수' 정근우 주루 때만큼은 홈을 밟겠다는 각오로

SK 와이번스에서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의 축배를 들었고, 국가대표로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5 프리미어12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우승의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현역 생활도 스캔들이나 잡음 없이 마친 모범생에 속한다.

끝없는 노력으로 2루수에게 치명적인 입스(송구를 제대로 못 하는 것)를 세 번이나 이겨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프로로서의 윤리의식도 대단했다.

정근우는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후배들에게 책임감과 노력, 허슬플레이를 강조했다.

장타력을 중시하고, 도루가 사라지는 현재 경향을 두고 정근우는 "선수로 뛰면서 내 부상보다는 팀이 이기는 게 좋았다"고 운을 떼고서 "주루할 때만큼은 홈을 밟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적극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부상은 어떻게든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자신의 플레이를 하다 보면 이겨낼 수 있다고도 했다.

한화 이글스에서 2018∼2019년 2년간 2루를 떠나 외야를 떠돌기도 한 정근우는 올해 LG 트윈스로 옮겨 2루수로서 마지막으로 도전했다.

그러나 시즌 중반 정주현에게 주전을 내주고 후보에 머물렀다.

정근우는 정주현에게 "2루수로서 내 통산 기록을 못 넘을 질지언정, 이제 네가 나와의 경쟁에서 이겼으니 2루는 네 자리라는 책임감을 지니고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라"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근성의 2루수' 정근우 주루 때만큼은 홈을 밟겠다는 각오로

프로 최단신인 김지찬(삼성 라이온즈)에게도 애정을 듬뿍 전했다. KBO 사무국에 등록된 정근우의 키는 172㎝, 김지찬의 신장은 163㎝다.

단신 선수가 프로에서 생존하려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정근우는 잘 안다.

정근우는 "지난해 한 경기도 빠지지 않는 김지찬을 보고 팬이 됐다"며 "최근 식당에서 우연히 김지찬을 만나 너처럼 키가 작아도 야구를 할 수 있고, 다만 좀 더 노력해야 하며 네가 잘하는 도루, 수비 등 연습을 더 많이 하라"고 조언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2루수에 무한한 자부심을 뽐낸 정근우는 "내야수 중 역동작으로 해야 할 일도 많고, 베이스 커버, 병살 플레이 피벗 등 해야 할 게 많은 포지션"이라며 "할 땐 몰랐는데 '어떻게 저렇게 많이 움직였지'라고 생각이 들 정도"라고 2루수의 매력을 설명하기도 했다.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과 더불어 1982년 황금 멤버의 종막을 고한 정근우는 "은퇴한 친구들, 앞으로 은퇴할 친구들도 있는데, 너무 대단하고 내년에도 뛸 친구들에게 감사한다"며 "그 친구들이 있어 선의의 경쟁도 하고 국가대표가 될 수 있었으며 모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동기애를 보였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김강민(SK 와이번스) 등이 우리 나이로 마흔이 되는 내년에도 뛸 1982년생 동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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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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