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상황 내색 안한 염경엽 감독…쓰러지기 전날 회식 자리 마련
"힘든 상황 내색하지 않으신 감독님…똘똘 뭉쳐 경기 임해"
(인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24일 오후 고참 선수 11명을 따로 불렀다.
최근 6연패를 기록해 팀 분위기가 침체했으니, 힘을 내라는 의미로 저녁 식사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염 감독은 인천 시내 한 고깃집에서 선수들에게 소고기를 구워주며 "포기하지 말자"며 힘을 불어넣었다.
해당 자리에 참석했던 선발 투수 문승원은 "감독님이 평상시와 다름없이 선수들을 대해주셨다"고 말했다.
겉으론 내색하지 않았지만, 염경엽 감독은 극한 상황에 몰려있었다.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지 못하고 불면증에 시달릴 정도로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염 감독은 이튿날인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더블헤더 1차전 홈경기 중 더그아웃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날 더블헤더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섰던 문승원은 경기 후 "감독님이 경기 중 쓰러지셔서 매우 놀랐다"며 "그렇게 힘드신 상황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2차전에선 승리를 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마운드에 올랐다"며 "다른 선수들도 한마음 한뜻으로 경기에 임해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밝혔다.
SK 선수들은 더블헤더 1차전에서 6-14로 대패했지만, 2차전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주장 최정은 8회 말 공격에서 몸쪽 공을 피하지 않고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해 출루했다.
베테랑 외야수 김강민은 3-0으로 앞선 6회 초 1사 1, 2루 위기에서 허경민의 타구를 몸을 던져 막았다.
문승원은 7이닝 동안 87개의 공을 이 악물고 던져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SK는 고참 선수들의 활약 속에 7-0 승리를 거두고 8연패 사슬을 끊었다.
문승원은 "감독님이 의식을 찾으셨다는 말을 경기 후에야 전해 들었다"며 "빨리 쾌차하시길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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