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히트 깬 박용택에게 미소지은 키움 브리검 "항상 날 괴롭혀"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노히트노런이 깨진 뒤 환하게 미소를 지은 선수는 아마도 제이크 브리검(31·키움 히어로즈)이 유일할 것이다.
브리검은 지난 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19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허용하지 않으며 완벽투를 펼쳤다.
하지만 브리검의 노히트 행진은 LG의 베테랑 박용택(40)에 의해 깨지고 말았다.
박용택은 7회 초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브리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쳐냈다. 1루수 박병호가 몸을 날렸지만, 타구는 글러브 아래를 통과해 우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그런데 브리검은 실망하기보다는 박용택을 바라보며 싱긋 미소를 지었다.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브리검에게 미소의 의미를 물었다.
그는 "그 상황이 재미있었다"며 "난 최근 몇 년간 LG 통역을 통해 '이제 날 좀 그만 괴롭히라'고 누차 말해왔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노히트 상황에서) 안타를 맞았으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10년 연속(2009∼2018년)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용택은 2017년부터 한국 무대에서 뛴 브리검을 상대로 통산 32타수 12안타, 타율 0.375로 강했다.
'천적' 박용택으로 인해 노히트노런의 대기록은 무산됐지만 브리검은 전혀 아쉽지 않다는 듯이 반응했다.
그는 "박용택은 정말로 좋은 경쟁자"라며 "우리 둘은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브리검은 박용택의 대주자 신민재를 견제사로 잡아낸 뒤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준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이형종에게 볼넷을 내줘서 정말 실망스러웠다"며 "정말 좋은 공을 던졌는데, 이형종이 잘 골라냈다. 이후 채은성에게 안타를 내줬다"고 돌아봤다.
브리검은 0-0으로 맞선 7회 초 2사 1, 2루에서 교체됐으나 바뀐 투수 조상우가 후속 타자 카를로스 페게로를 삼진으로 잡아내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키움은 9회 말 박병호의 끝내기 솔로 홈런에 힘입어 1-0의 짜릿한 승리를 안았다.
브리검은 "불펜이 잘 막아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교체가 전혀 아쉽지 않았다"며 "나는 우리 불펜을 무척 신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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