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우의 MLB+] 2018 메이저리그 개막전 이모저모
[엠스플뉴스]
야구 경기는 투수의 손에서 첫 공이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이와 같은 기준에서 2018 메이저리그 정규시즌은 미국 플로라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말린스 파크에서 우리 시간으로 3월 30일 오전 1시 43분에 마이애미 말린스 선발 호세 우레나(26)의 손에서 공이 떠나며 시작됐다.
하지만 우레나가 던진 2018시즌 첫 투구는 포수의 미트에 닿지 못했다. 시카고 컵스 1번 타자 이안 햅이 우레나의 95.5마일(153.7km/h)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겼기 때문이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총 6,105개의 홈런이 나왔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 수다. 한편, 지지난해에 나온 5,610홈런은 역사상 세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 우레나가 던진 2018시즌 첫 공을 햅이 2018시즌 첫 홈런으로 연결시키는 장면은 이런 홈런 급증 현상이 올해도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암시했다.
이런 예상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2018시즌 개막전에서는 유독 인상적인 홈런이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먼저 언급해야 할 선수는 시카고 화이트삭스 지명타자 맷 데이빗슨이다.
홈런의 홍수
데이빗슨은 30일 열린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개막전에서 홈런 3개를 쏘아올렸다. 개막전 3홈런은 데이빗슨 전까지 3명(1988년 조지 벨, 1994년 터피 로즈, 2005년 드미트리 영)밖에 달성하지 못했던 개막전 최다 홈런 기록이다. 유격수 팀 앤더슨(2개)과 1루수 호세 아브레유(1개)가 친 홈런 3개를 더해 화이트삭스는 캔자스시티를 14-7로 제압했다.
시즌을 앞두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지난해 NL MVP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데뷔전에서 홈런 2개를 쳐냈다. 특히 1회 J.A. 햅을 상대로 쳐낸 첫 번째 홈런은 타구속도 188.7km/h를 기록했는데, 이는 2015년 스탯캐스트 도입 이후 로저스센터에서 나온 타구 가운데 가장 빠른 타구속도였다. 양키스 데뷔전에서 홈런 2개를 때려낸 타자는 로저 매리스와 스탠튼뿐이다.
그밖에도 볼티모어 오리올스 중견수 아담 존스가 연장 11회 2-2 동점 상황에서 통산 3번째 끝내기 홈런을 쳐냈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우익수 닉 마카키스는 9회말 5-5 동점 상황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우익수 조지 스프링어는 두 시즌 연속 선두타자 홈런이라는 이색 기록을 남겼는데, 이 홈런은 자신의 통산 100번째 홈런이기도 했다.
한편, 이런 홈런의 홍수 속에서 보스턴 레드삭스 내야수 에두아르도 누네즈는 독특한 기록을 남겼다. 그는 2018년 첫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쳐냈는데, 보스턴 선수가 개막전에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친 것은 1968년 칼 야스트렘스키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소식
펫코 파크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극적으로 개막 로스터에 합류한 최지만이 1-1 동점이었던 12회 초 대타로 타석에 들어서 결승득점으로 연결되는 결정적인 2루타를 쳐냈다. MLB.com은 "최지만이 결정적인 한방으로 개막전에서 얻은 기회를 100% 살렸다"고 평했다.
추신수는 글로브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추신수는 2회 무사 1, 2루 상황에서 병살타를, 5회 선두타자로 들어서 중견수 뜬공을, 7회 선두타자로 들어서 내야뜬공을 쳤지만,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중견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안타를 쳐냈다.
오승환은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전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5번째 투수로 등판해 내야안타와 실책(포구)이 겹치며 주자 2명을 출루시켰으나,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베이스커버가 늦거나, 포구 실책을 저지르는 등 수비에선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 받았던 슬라이더의 구위가 좋아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밖의 소식들
*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거포 크리스 데이비스가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1번 타자로 기용됐다. 데이비스는 전통적인 1번 타자와는 거리가 있지만, 볼넷을 많이 얻어내고 장타력이 뛰어난데다가 의외로 주력도 꽤나 빠른 편이다. 이런 특징은 최근 1번 타자로 기용되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선수들과 일치한다. 30일 데이비스의 성적은 4타수 무안타 1볼넷이었다.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FA 마무리 투수인 그렉 홀랜드와 1년 1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마무리로 낙점했던 루크 그레거슨이 부상으로 이탈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로 보인다. 지난해 전반기에 보여줬던 활약을 이어갈 수만 있다면 홀랜드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토론토가 지난해 11월 8일 비행기 사고로 세상을 떠난 로이 할러데이의 등번호 32번을 영구결번했다. 토론토는 이와 함께 할러데이를 기리는 의미에서 유니폼에 32번 패치를 부착하고 경기를 치렀다. 1977년생인 할러데이는 통산 416경기(390선발)에 등판해 2749.1이닝을 던져 203승 105패 평균자책 3.38을 기록했다. 2003년 토론토에서, 2010년 필라델피아에서 사이영상을 받은 할러데이는 역대 6명 밖에 없는 양대리그 사이영 수상자이기도 하다.
* 미국 무대 진출 후 시범경기 11경기에서 32타수 4안타 1타점 3볼넷 타율 .125 OPS .347로 고전했던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23, LA 에인절스)가 개막전 8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첫 타석에서 초구를 받아쳐 안타를 기록했다. 데뷔전 최종 성적은 5타수 1안타 1삼진 타율 .200.
*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FA 계약 시점이 늦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시즌 준비를 하지 못했던 제이크 아리에타를 싱글A로 내렸다. 필라델피아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아리에타는 4월 9일에 다시 빅리그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현우 기자 [email protected]
ⓒ <엠스플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1